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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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2004-02-18 04:47:48
+2 1025
예전엔 사실 구승회 교수 같은 분이 왜 동성애 토론에 나서는지 잘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저번에 청소년 토론회 할 때도 나오셔서 기상천외한 논변을 펼쳐놓으시던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청보법 시행령 동성애자 조항 삭제 조치 문제가 불궈지자 버선발로 나오시길래 곰곰이 이 분이 무슨 연유 때문에 이리도 설왕설래하시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토론회도 나오고, 사설도 쓰시고 참 줄타기 하시느라 피곤하시겠어요.

구승회 교수는 소위 아나키즘 이론가의 선구 주자 중 한 분이었습니다. 아나키즘에 관한 이론적 토대가 부실한 상황에서 나름의 기여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물론 예전에 이미 에코 페미니즘 논쟁 때 '삑사리'를 쳐서 그의 생태 아나키즘이 기실 '마초 생태 아나키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버리긴 했습니다.

일견 이 분은 양성 평등에 기초한 생태 공동체의 부활을 말하는 것 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참 허름한 가부장제 농촌 공동체의 부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니 이제는 아나키스트들 사이에서도 구닥다리 학제 논변가로 통하겠지요.

대저 아나키즘의 본령은 무엇입니까? 자유로운 인간의 자유로운 결사체, 각기 주장하는 바의 지류가 흩어져 있긴 하지만 이쯤으로 대충 어림짐작할 수 있습니다. 헌데 구승회 교수는 동성애자는 이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데 결격 사유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체 무슨 결격 사유인가요, 하고 물으면 아마 그 분은 고추 먹고 맴맴 전략으로 이렇게 동어반복하실 겝니다. 동성애자는 왼손잡이와 마찬가지로 태생적으로 불행하고 불편하다, 라고 말입니다.

즉, 그 양반 머릿속엔 아주 대단한 아 프리오리a priori가 하나 자리잡고 있는데, 기존 남성주의적인 시각으로 채색된 자연, 혹은 보편적 질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성은 태생이 불편하고, 왼손잡이는 태생이 불행하며, 동성애자는 어떤 결여의 존재인 셈이죠.

그러니 되도록이면 야들 결격자인 동성애자들을 막 때리고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동성애를 마치 보편적인 삶의 양태나 되는 것처럼 떠들고 다녀서는 안 된다고 준엄히 말씀하시는 겁니다. 해서 이 분 눈엔 청보법 시행령의 동성애 삭제 예고가 달가울 리 없겠지요.

가부장제 일부일처제에 붙박여 있던 여성들이 창 넘고 담 넘어 도망댕기는 것도 골치 아파 죽겠는 마당에, (오!) 보편적 교육을 받아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결여의 존재인 동성애자들의 존재를 정당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시하는 게 못마땅한 게지요.

해서 동성애자를 때리거나 핍박해선 안 된다면서도, 청소년과 관련한 동성애 문제만 터져나오면 저리도 참 촌스러운 가부장제 공동체에서 발급한 손수건을 흔들어대시는 겁니다.

늙다리 아나키즘의 최후의 보루인 '제한적 관용', 요거 샅샅히 분해해야 님의 아나키즘이 발전할 수 있을 겝니다. 우리는 그 관용 바라지 않으니, 님에게 관용하셔요. 그거 아세요? 왜 동성애자가 불편하지. 그거 님 같은 이성애자들의 '애매호모'한 횡설수설 때문에 그런 거예요.  


중앙일보/ 한채윤 씨와 구승회 씨의 on & off 토론 기사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402160000498545012

구승회 교수의 홈페이지
http://homini.tripod.com/archive.htm

damaged..? 2004-02-19 오전 00:08

무슨 말리는 (척하는) 시누이같군요... --;

damaged..? 2004-02-19 오전 00:08

암튼 늘 학삐리가 문제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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