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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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눈 2007-08-04 20:32:35
+2 1658
<이것은 펌글임을 밝힙니다>


제목이 너무 도발적인가?

이 글 써놓고 또 충무로와 영화잡지 기자들에게 '도그베이비'라는 소리 들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는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의 글의 매력은 잘 정돈되고 깔끔한 논리적 글이 아닌 감정에 치우친 막가는 글의 재미라는 것을 알기에 앞뒤 안재고 씨바거려 볼 생각이다.

알고보면 자기가 자기 무덤 파는 재미도 여간 쏠쏠한 재미를 제공해 주는 게 아니다.

이것도 중독인가?

여하튼 자칭 여기 '씨네마 까먹는 소리'가 시작될 때부터 대놓고 옹호했던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드디어 개봉했고, 이제 난 복날 도망치던 개가 전봇대를 보고 오줌싸는 기분으로 이 영화를 얘기하려 한다.

물론, 개를 잡으려 달려오는 사람을 욕하는 것은 기본으로 깔아야 극적 재미가 있을 것이다.

혹여나 예전 스크린쿼터나 괴물의 문제된 글을 통해 열이 받은 충무로분들이나 영화잡지 기자분들은 이 글을 보지 말길 바란다.

좋은 소리 없을 건 이미 당신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사설이 길었다.

이제 개봉한 첫날 득달같이 달려가 영화를 접하고 기립박수를 보내며 극장에서 나오자마자 사람들에게 영화를 볼 것을 단체문자로 날리게 만든 내 기분을 풀어보자.





이 영화에 쏟아지는 혹평은 뻔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이상하다.

과연 그렇게 그 부분이 혹평을 받을만한 부분인가?

어디 그들이 쏟아내는 비판의 부분을 나의 시선으로 정면 반박해 보자.



'CG는 훌륭한데, 내러티브가 약하다?!'

이건 좋은데 저건 좀 이상하다~ 식의 말은 괜히 시비걸고 싶은 대화체밖에는 안된다는 것을 글로 먹고 사는 기자나 평론가들은 모르는 것인가?

이 영화는 철저하게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따랐다.

초반 보여지는 이야기의 전개는 헐리웃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뻔한 설정으로 간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그리고, 이야기는 뜬금없다 싶을 정도로 바쁘게 전개된다.

전형적인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전형을 따른다.

난 오히려 그런 평을 한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헐리웃 블록버스터보면서 내러티브 따지는 놈들이 어디있냐고 말이다.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보면서 내러티브 따지는 놈 있는가?

트랜스포머의 화면에는 화면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니 어쩌니 하면서 왜 '디워'에는 내러티브를 들먹거리는지 묻고싶다.

물론 내가 봐도 엉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시간상 먼저 '다이하드 4.0'을 보면서 그 엉성한 내러티브에 잠들어버린 것에 비하면 '디워'는 '다이하드4.0'이 제공하지 못하는 그 이상의 재미를 줬다.

눈깔 확 뒤집고 찾아 볼 생각이다.

'다이하드'와 앞으로 개봉할 '판타스틱4'의 그 어처구니없는 내러티브를 씹는 놈이 과연 누가 있나를 말이다.

단 한가지라도 진일보하는 것이 있다면 그 영화는 무슨 의미로든 칭찬을 받아야 한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로는 가장 완벽한 퀄리티의 CG를 보여줬고, 우리만의 전설인 이무기를 형상화해서 눈앞에 펼쳐줬다.

그 한가지만으로라도 이 영화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배우들 연기가 너무나 엉성하다?!

맞다. 배우들 연기 졸라 어색하고, 그들 말대로 영구와 공룡쭈쭈 시절의 연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이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이슨 베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이무기'다.

주인공이 연기 잘하면 조연이나 엑스트라들 연기 못해도 다들 잘 넘어간다.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는 것은 아주 웃기면서도 역겨운 부분이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보자.

한국영화에서 주인공하는 배우들치고 연기 잘하는 놈 누가, 몇 명이나 있나?

지금 내가 준비하고 있는 시나리오에 단 6명의 배우가 나오지만 알만한 배우중에서는 쓸만한 배우가 하나도 없다는 것으로 실제 내가 겪고 있는 고충을 곁들여 말해본다.

배우들 연기고 나발이고 돈되는 배우들만 데려다 쓰는 게 충무로의 현실 아닌가?

티비 쇼프로나 드라마에서 좀 뜨면 바로 데려와서 장사해 먹는 사람들이 과연 연기력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자신들 스스로에게 되물었으면 좋겠다.

그런 날림 배우들과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무기'의 연기를 비교해 보라.

이만큼 시원스럽고 매력있게 연기하는 주인공 있으면 나오라고 그랫!

관객들은 위에서 거론한 내러티브의 문제 신경 안 쓰고, 배우들 연기 잘 안본다.

연기를 보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다면 아마 우리나라 배우들 대부분 그 직업 때려치우고 호스트바에나 취직해야 할 것이다.

잣대를 들이댈라면 모두 공평하게 들이대라.

간만에 나온 제대로 된 배우 '이무기'를 그렇게 무시해서야 되겠는가?

그게 아니면 최소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알고나 씹었으면 싶다.





한국인의 애국심에 호소를 한다?!

마지막에 아리랑과 심형래 감독의 에필로그를 걸고 시비를 거는 모양이다.

그거야 뭐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니 뭐라고 할 부분은 못된다.

난 개인적으로 외국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아리랑이라는 음악이 좋았고, 에필로그는 한국에서만 보여주는 심감독(그의 태생을 고려했을 때)의 팬서비스 차원이란 점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만 얘기할 수는 있다.

하. 지. 만.... 이 부분을 내가 문제삼는 것은 다른 이유.

그들이 그런 반론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가? 다.

스크린쿼터 문제 때 그들이 하소연을 하던 곳은 어디였는가?

이 부분을 길게 걸고 넘어지면 내 스스로 내 무덤을 두번이나 파는 것이니 간단하게 넘어가면 이렇다.

여의도에서 피켓들고 생쑈하던 그들의 애국심보다는 차라리 이 영화의 애국심이 더 없다는 것!

그들이 그때의 그 애국심을(정말?) 가지고 있다면 '디워'를 이렇게 씹을 수는 없다.

지들이 먼저 나서서 감싸고 도와줬어야지.

영화만 가지고 얘기하자고?

굳이 또 여기서 '괴물'을 꺼내야 되는가?

그건 내 스스로 내 무덤을 세번이나 파는 짓인데 그럴 정도로 난 영구가 아니다.

눈치 슬슬보면서 만든 '화려한 휴가'나 '그때 그사람들' 가지고 새롭게 한판 맞짱 뜨는게 더 낫지.

이 영화는 상업적인, 철저하게 상업적인 영화다.

거기에 무슨 애국심 따위가 필요한가?

이 영화 한편을 가지고 어줍잖은 애국심을 논하기엔 이미 해외의 비디오점에는 한국영화가 너무 많이 꽂혀 있다.





6년, 300억이라는 제작비가 한국영화산업을 위태롭게 한다?!

30억짜리 내러티브 빠방한 영화 10편을 만드는 게 낫다는 말과도 비슷하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는 평론가나 기자들도 있다.



아예 3억짜리 영화 100편 만든다고 하지?

한국영화산업이 위태로운 것은 300억짜리 영화를 만들어서가 아니잖아?

영화편수가 줄어서도 더욱 아니고.

문제는 해외에 팔릴만한 영화가 아니고 국내의 얼라들 코묻은 돈 빼먹는 영화만 만들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 말이다.

국내에서 제작비를 빼고 이익을 내려면 천만 관객이 동원되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게 그들이 생각하는 한계다.

한국 관객들 돈 빼먹을 생각만 하지 대체 밖에다 팔 생각이 없는 것들만 만들어내다 보니 의식까지 그렇게 되버린 것이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흥행하던 말던 세계시장에 팔아먹을라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다.

그런 영화에 왜 국내에서 수지맞출 생각을 하고 그걸 영화산업의 위기까지 이어가는지 그들의 상상력이 부러울 뿐이다.

니들이 감독해라~~!(무릎팍 도사 버젼)

기자들이 '괴물'의 CG에 박수를 보내며 외국 기술 칭찬할 때 영구아트무비는 묵묵히 자신들의 기술을 쌓아갔고,

한류라는 신기루에 당신들이 돈만 챙길 때 심형래는 여기저기서 돈 꿔다가 영화 만들었다.

신기루가 걷히고 당신들이 한국영화 죽네 사네할 때 심형래와 영구아트무비 사람들은 세계와 맞짱뜨고 있었고,

당신들이 지긋지긋한 코미디, 조폭 영화 만들 때 그들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었다.

한국영화의 위기는 누차 얘기하지만 영화인들(기분이다. 기자들까지 포함시켜준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지 심형래가 만든 것이 아니다.

언젠 그를 영화인 취급이나 해줬나?

당신들이 그를 영화인으로 인정하고 충무로가 조금만이라도 도움을 줬다면 6년이 아니라 2, 3년만에 나올 영화였고, 그렇다면 한국영화는 한단계 진일보했을 것이며, 한류라는 신기루도 조금은 더 오래 갔을 것이다.

그를 영화인으로 대해준 것은 관객들뿐이다.

장담컨데 이 영화와 심형래 감독, 영구아트무비는 성공한다.

그들에게는 관객이라는 불사조같은 아군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위기의 해결책을 찾고 싶다면 심형래 감독을 보고 배우길 바란다.

스크린쿼터의 축소때문이 아니라 관객이 등을 돌렸다는 사실을 아직도 그렇게 모르겠는가?



난 심형래 감독이 부럽고, 또 고맙다.

지금 한국영화 시장은 분명 힘들고 어렵다.

거기에 심감독님처럼 연줄 하나없고, 정식코스(?)를 밟지 않은 나로서는 죽을 맛이다.

지금 제작사에서 연출로 준비중인 작품도 난항중이고...

충무로가 힘들다보니 모두들 케이블에, 저예산 영화로 몰리고 있다.

영진위 예술영화 지원작 신청에 국내의 내노라하는 제작사들이 다 덤비는 꼴을 보면 가관이다.

문제는 그런 아주 조그만 영화들에조차 충무로의 그 뭣같지도 않은 공식을 그대로 차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서야 하는데 충무로에서 할 일 없는 인간들이 내려와서 일하다보니 이거 이상하게 분위기가 흘러간다.

B급은 B급다워야 하고, 저예산은 저예산다워야 하는데 피부로 느끼는 내 생각은 이건 아니다일 뿐이다.

그런 와중에 만난 심감독님의 '디워'는 분명 희자하는 바가 크다.

'그래, 아직 한국영화에 희망은 있어!'라고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운동화끈 동여매고 주먹에 힘을 쥐게 된다.

충무로에서 내 시나리오들을 버리건 말건 내 이야기들은 새롭다는 것을 내 스스로가 인정하는 이상(죄송합니다. 자뻑클럽 회장입니다.) 희망을 버리기엔 나는 아직 젊고, 이 영화와 심형래 감독과 영구아트무비를 통해 힘을 얻었다.

그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시길 부탁하고 싶다.

욕을 하더라도 보시고 하시고, 속았다 싶으면 나에게 욕을 하시면 된다.

위에 한 얘기들 다 떠나서 마지막 이무기가 용이 되서 승천하는 모습은 근래 한국영화에서 본 최고의 엔딩이었고, 향후 10년간 이런 임펙트를 주는 엔딩을 만나지 못할 것이란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한국적인 소재인 '이무기'가 용이 되서 승천하는 그 모습, 자체만을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건 철저하게 상업성을 띈 상업영화고, 괴수영화다.

'괴물'에서의 괴수의 모습이 새롭다고 하지만 내겐 그저그런 외국의 여타 괴수들과 차이점을 못느꼈다면, 여기서 나오는 '이무기'의 모습은 여타 괴수영화들의 괴수와 그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친밀한, 밀접한 괴수'라는 한국만의 특징을 고집스럽게 끌고가는 심감독님의 뚝심에 국내언론이나 충무로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세상은 분명 놀라워할 것이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본 '고질라'를 보신 분이 계시는가?

그 하염없는 유치함에도 일본인들은 무한한 애정을 보내면서 헐리웃의 고질라를 욕한다.

이제 우리도 세상에 '가장 매력적인 괴수, 이무기'를 가지고 똥폼 한번 잡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이건 애국심의 발로가 아니다.

한국문화의 자존심을 한번 세워보잔 얘기지.

충무로인들과 영화잡지 기자들이여. 한국문화 살리자매?

펌은제대로 2007-08-07 오전 05:29

"그래도 나의 글의 매력은 잘 정돈되고 깔끔한 논리적 글이 아닌 감정에 치우친 막가는 글의 재미라는 것을 알기에"

vs.

냉철-하다
[ 냉ː---]「형」 생각이나 판단 따위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침착하며 사리에 밝다. ¶냉철한 머리/냉철한 지성/냉철하게 생각하다/사물을 보는 눈이 냉철하다./그림에 대한 그녀의 반응은 냉담하고 무관심하지만, 그 때문에 정확하고 냉철한 데가 있다.≪이제하, 유자약전≫§

... 2007-10-15 오전 08:22

위엣분, 트집 잡을게 없어서 별걸 다 트집잡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