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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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2004-03-17 04:54:30
+1 1124
*수석 미용사 노무현 손목 절단사건 - 저자 탈인.

한국미용실이라는 상호를 가진 미용실에 어떤 미용사가 있었습니다.

그 미용사는 이제서야 갓 디자이너가 되어서 일이 많이 서툴렀습니다.

세련되지 못한 가위질, 세련되지 못한 언변, 세련되지 못한 판단력, 게다가 얼굴에 주름살이 많아 못생겨보이는데다, 손은 중화독이 심하게 올라 문둥병걸린 사람손마냥 볼품이 없어 어느것 하나도 미용사가 되기에는 적합한것이 없었습니다.

그토록 부족함에도 그는 성실함과 착하다는 이유로 미용사들의 추천과 손님들의 성원으로 당당히 수석디자이너로 뽑혔습니다.

수석디자이너가 된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손님의 헤어를 짝짝이로 자르는가 하면,

잘못된 파마약의 선정으로 손님의 모발을 극도로 손상시키기도 하고,

밝은 색으로 염색해야 될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하기도 하는등,

그는 매사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그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잘 될것이다라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그 신념하나로 우직하게 하루하루를 버텨 나갔습니다.

비록 기술은 대단하지 않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가 수석미용사가 된후부터는 매상도 많이 줄었지만, 그 성실성탓에 나름대로 손님은 유지시키며 나갔습니다.

그는 명색뿐인 원장을 대신하여 미용실의 매사를 챙겨야 했습니다.

그가 직원으로만 있을때 그는 한국미용실에 많은 고칠점이 있다는것을 진작부터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원장몰래 장부를 허위로 기재하여 삥땅을 친다든지, 너무 자기고향의 미용사들끼리만 친하게 지내려고 한다든지, 손님들한테 다른 직원의 험담을 늘어놓는다든지등등 한국미용실에는 개선해야할점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개선하기시작한것은 매상장부의 바른 기재였습니다.

어느누구를 막론하고 삥땅을 치지 못하도록 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부터 있었던 관습인데, 왜 이제와서 고치려고 해,쥐꼬리같은 월급만으로 어떻게 생활하냐, 다른미용실 직원들도 다 삥땅 치고그래, 그리고, 전의 수석미용사들도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다 눈감아 줬단말야"

다음에는 자기고향사람들에게만 손님을 밀어주는것을 못하도록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손이 안으로 굽지 밖으로 굽냐, 될 수 있으면 고향사람들끼리 뭉치고 고향사람한테 맛있는 거 갖다주는게 인지상정이지 안그래?"

다음에는 손님들에게 없는 말 지어내는 것을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불만이 터져나왔고, 오히려 손님들에게 더 심하게 그를 험담하였습니다.

직원들은 '언제까지 지가 견디나 두고보자' 며 더욱 그가 시키는 일에 반기를 들며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도 한고집하는 성격이라 '해볼테면 해보라지, 나도 안물러서'하며 끝끝내 자신의 고집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를 미워하였지만, 소수의 그를 옹호하는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소수의 직원들의 응원만으로는 한국미용실을 개선해나간다는것이 너무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판단한것이 얼마있지 않아 하게 되는 승급 심사였습니다.

승급심사를 계기로 많은 자기편의 직원을 만들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승급심사는 주요손님들과 원장이 직접하는것인데 여기에는 수석미용사의 입김도 꽤나 작용하게 되어 있는 것 이었습니다.

그는 먼저 원장에게 미용실의 폐단들을 낱낱이 알렸습니다.

그리고 어떤직원이 그런 일을 하는 선봉에 서 있다는것까지 소상하게 알렸습니다.

때로는 손님들에게까지도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직원들중에서 경력이 긴 직원일수록 안좋은 타성에 젖어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표적인 직원이 한선생과 민선생과 자선생이었습니다.

한.민.자는 경력도 오래된데다 나름대로 한국미용실에 기여한 바도 많고 직원들에게 입김도 세서 원장도 함부로 터치할수가 없을정도로 힘이 막강했습니다.

하여튼 승급심사날이 다가올수록 그는 더욱더 자신과 친한 직원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반면에 자신을 반대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의 편애는 더욱 노골화 되었습니다.

그의 돌출적이고 노골화된 행동은 점점 한,민,자의 미움을 사게 되었습니다.

한,민,자는 당장 원장에게 달려가 그에게 경고해줄것을 부탁했습니다.

원장이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가 과하긴 과하다고 판단되어 그런 행동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고만 할뿐, 이번에는 손님들에게까지 자기와 친한 직원들이 기술이 훨씬 좋으니 그네들에게 될 수 있으면 머리를 맡기라고 하였습니다.

한,민,자는 곧있을 승급심사에 대한 불안감에다가 그의 지나친 행동에 분노가 겹쳤습니다.

어느날 민선생이 그에게 다가가 은근히 충고한마디를 던졌습니다.

"너 자꾸 그럴것이냐잉, 너 수석디자이너 될 때 누가 추천해주디야, 나가 추천해주지 않었냐, 근디 원장한테 가가꼬 내 좋은말은 안해줄망정 나쁜말만 하고 요새는 손님들한테까정 나를 험담헌담서? 나가 사람좋아가꼬 너한테 안좋은꼴 보면서도 견디고 있는디, 앞으로 자꼬 이러먼 니 손목댕이를 분질러버릴것이여, 알었어?"

"......"

그는 한참동안 말이 없더니 돌아가는 민선생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말을 듣자 민선생은 돌아가려다 말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뭐여? 잘못이 없다고? 어이! 한선생, 자선생 이리와보더라고, 야가 잘못이 없다네 글씨, 자네들은 워떻게 생각허는가?"

한선생과 자선생은 민선생이 부르기도 전에 이미 하던일을 멈추고 놀라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당여히 수석미용사 자네가 잘못한거이지, 자네가 우리보다 경력이 기나, 손님이 많나,
매상이 많나, 나이가 많나, 한나도 잘하는기 없는데에 뭐 잘한기 있따꼬 날마동 원장한티 가 우리 험담만 늘어놔싼노 어잉? 수석미용사가 그리 대단한기고?대답해봐라, 그라고 이참에 말나온김에 너 민선생한테 사과하고 우리한테도 사과해라, 그동안 너그편만 감싸고 돈거 다 사과해라"

"사과 못하면 우짤끼고...내는 잘못한거 없다, 잘못한거 없는거같은데 괜한 사과 안한다,
나 그렇게 굴욕적으로 세상 안산다"

그는 겉으로는 태연해보였지만, 감정이 격하여졌는지 평소에는 쓰지 않던 고향말까지 나오는것이었습니다.

"뭐라꼬 사과 몬한다꼬?"

"그래 몬해, 죽어도 몬해"

둘은 서로 눈싸움을 하며 부라렸습니다.

이번에는 민선생이 끼어들었습니다.

"좋아 오늘 사과허기싫으먼 기한을 줄탱게 그때까지 꼭 사과허드라고,모레까지 꼭 사과해, 그란디 만약에 모레까지 사과 못헌다 그러먼 너 두고봐, 손목댕이를 분질러버릴것이여"

드디어 사과하기로 한 날이 왔습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그는 사과 할 생각은 않고,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퇴근무렵이었습니다.

한,민,자는 그에게 옥상으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그는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안가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민,자는 다짜고짜 그를 끌고 올라갔습니다.

강제로 끌어온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한,민,자는 그에게 심문하듯 다그쳤습니다.

"사과헐것이여, 말것이여, 빨리 말해, 내가분명히 말했어, 사과안허면 손목댕이를 분질러버린다고...."

민선생이 엄포를 놓듯 말하였습니다.

셋이서 이렇듯 강압적으로 하니 그는 약간 겁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사과못해"

만 그는 끝내 사과할 생각이 없었던것이었습니다.

"잡어"

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선생과 자선생이 그의 양팔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몸을 바닥에 엎었습니다.

'퍽,퍽,퍽,퍽,퍽'

퍽소리가 몇번나고 그의 오른손목이 날라갔습니다.

"으아앗"

그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비명소리에 놀라 뛰어올라온 직원들과 몇몇 마지막 손님들은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한,민,자는 스스로들 그를 응급처치한후, 그와 그의 잘린손목을 챙겨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왔습니다.

응급실은 간호사와 레지던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침대에 놓인 그는 반 혼수상태였습니다.

어떻게 안것인지 미용실원장이 놀란표정으로 응급실로 급히 들어왔습니다.

"무슨일이야 민선생 이거 어떻게 된거에요, 빨리 설명좀 해봐요"

"원장님, 아무래도 노선생손이 문둥병이나 파상풍에 걸린것같어서 우리가 미리 손써부렀어요, 이것좀 봐보시요, 손이 완전히 썩어들어가고 있더랑께요"

하면서 중화독이 만성된 탓에 몹시 쪼글쪼글해진 잘린 그의 오른손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 어쩌요, 파상풍이 분명 허겄지요잉, 파상풍 그거 가만 놔두먼, 몸이 썩어들어가쟎어요, 이친구가 혹시나 몸이 썩어들어갈까봐 더 썩어들어가기전에 우리가 미리 짤라낸것입니다.이런경우 비록 우리가 의사는 아니제만,더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헌일잉께 불법적인것은 아니겄지요잉? 합법이겄지요잉?"


"글쎄 제가 봐서는 파상풍같지는 않은데 더 정확한것은 담당의사선생님이 직접보셔봐야 알겠네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의사도 아닌사람들이 이런일을...."

레지던트는 어이가 없다는듯이 말하였습니다.

"아따 파상풍이 맞당께 그러네, 이거보씨요, 손이 썩을락 말락헌거..파상풍이 아니면 적어도 문둥병이 틀림없을것이요"

민선생은 자신이 한일에 대해서 매우 잘한일을 한것처럼 당당하게 말하는것이었습니다.

"레지던트선생님, 이거 꼭 파상풍인지 아닌지 판명되어야 접합수술을 할 수 있는겁니까?"


"네 그렇지요, 진짜 파상풍이라면, 파상풍이 맞다면 절대로 다시 접합수술을 해서는 안됩니다.그런데 제 견해로는 이건 결코 파상풍이 아닙니다.어찌되었든 최종적인 판단은 전문 외과의사선생님이 하실것입니다. "

"그렇다면 빨리빨리좀 연락을 취해서 빨리 판단을 내리도록 해 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선생님"

원장은 이게 어찌된일인지, 도무지 상황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미용실을 경영하면서 이토록 머리속이 혼미해져본적이 있었던듯싶었습니다.

안그래도 경기는 좋지않은데다, 경쟁미용실은 우후죽순 난립하여 손님 다 뺏어가는데,

이런 불상사까지 겹치니, 앞으로의 일들이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비록 서투나마 그래도 믿을건 노무현수석미용사뿐이었는데, 손목이 절단났으니 답답하긴 하지만,어찌 되었건 일이 이렇게 된이상 제발 그손이 파상풍걸린손이 아닌것으로 판명되어 접합수술에 성공하여, 그가 다시돌아오기만을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랠뿐이었습니다....

........ 절묘한 빗댐이죠~ ^^;

damaged..? 2004-03-17 오전 08:34

나중에 이 소설을 다시 보면서 '맞아, 그런 때가 있었지~'하고 웃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랍니다. 지금으로선 황당하고 부끄럽고 걱정될 뿐이네요... 참 고루한 얘기지만 민심은 천심이라고, 지지리 복도 없이 질기게 버텨온 우리 국민만 믿어보렵니다. 게이 동지 여러분도 많이 힘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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