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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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쉴 것이다. 누가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

09년 퀴어 축제가 끝나버린지도 어느덧 2주가 자나 버렸습니다.  6월 총회라니..^^ 벌써 때는 장마 시즌에 돌입했고 밖에는 비도 부스부슬 내리고 또, 시간은 지나가며

저를 기다려 주지는 않네요. 퀴어 축제때 산 CD에 Christina Aguilera의 Beautiful  노래 가사가 듣다보니 너무 와 닿는것 같아서 그리고 축제에 참여한 나에 대한 의미도

다시 정립해 볼겸 글을 올립니다.

참!  첫번째 쓴 글의 문장은 제가 좋아하는 글귀중에 하나인데 저에겐 정치적인 성향을 표현하는 말보다는  그냥 제 자신에게 다짐을 하는 말

로 다가오는 구절입니다.
# 여기서 부터 후기->

 언제나 처럼 나는 오늘도 사람들 눈을 의식한다. 아니 의식할 수밖에없는 삶이라고 내 스스로 나를  얽매게 만드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그날도 그랬다. queer parade라고 이름 붙여져 있는 행사.  나는 이게 어떤 행사인지 구체적으로 누가 얼마의 규모로 참석하는 지 잘 알 수 없었다.

행여나 아는사람의 눈에 띄여 아웃팅이나 당하지는 않을까 생각하며 나는 parade 당일날 종로의 베를린 광장이라는 곳으로 갔다.

09년 퀴어 축제가 마련된곳은 종로 2가의 청계천이 흐르는 사거리의 한 구역. 북으로 보면 낙원상가가 보이고 남으로 보면 남산이 보이는 그곳에서

나는 타인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퀴어 축제의 클라이막스인 퍼레이드에 참석하기로 했다. 사실 전날은 마치 어렸을적 소풍가기 전날처럼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기대와 두려움이 상호 교차하면서 이 나이에도 내가 이럴 수 있다는 생각도 하기도 하면서 나는 잠을 청했다. 그리고 6월 13일 당일 아침, 난 사실 예정시간보다 일찍 퀴어 축제가 기획된 장소로 갔었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어보이고 'Press'라고 적힌 목걸이는 한, 기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여 난 그냥 청계천을 순환하는 버스를 잡아타고 종로와 을지로를 왔다갔다 하면서 "참석할까? 말까?"하는 고민에 빠졌었다. 그리고 해가 중천에 떠서 오후가 되자 "에라이.모르겠다.그냥 해치워 버리자"라는 말도 안되는 발상으로 친구사이 부스에 갔다. 이미 준비단 사람들과 회원분들이 만반의 준비를 다 해 좋은 상태여서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다. (수고해 주셔서 감사해용..^^ )

그리고 공연은 시작되고 끼많은 10대 아이들의 공연과 G.voice를 비롯한 여러 공연 단체들의 공연을 지켜보며 참 잘한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멋지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공연을 한참 즐기고 있는 찰나, 차돌형이 전화로 빨리 퍼레이드 준비하러 부스로 오라고 한다. '이년아, 시간 다됐어.' 한달전만해도 부담스럽던 이말이 왜 이렇게 고향에서 서스럼 없이친구들과 사투리를쓰는 말처럼 다가오던지..^^ 동대문에서 샀다고 하는 주황색 나시티를 입고 마린보이사람들과 친구사이 회원분들과 함께 거리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규모가 커서 그런지 그렇게 누구의 눈을 의식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나 혼자 1인시위처럼 퍼레이드를 한다면 더 힘들었겠지? 이걸 군중의 힘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퍼레이드 코스를 다 돌고 나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홍석천씨랑 사진찍고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이반시티 배우랑 사진 찍은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것 같다.      

나는 이번 09년 퀴어 축제를 통해 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게 얼마나 값지고 힘든일인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성인식을 치루고 성인의 반열에 끼여 들었다고 생각하는 20대 초의 풋풋했던 내 모습처럼 지금도 나는 하나의 통과 의례를 무사히 마치고 앞을 향해 다시 나아

가는 꿈많던 소년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또하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나두 40이 되기전에 커밍 아웃을 해야 겠다는생각. 그때까지 차근차근 제 일을 준비 해야겠지요?

 

 

 

#  Beautiful --- Christina Aguilera   (난 아름다워요)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하고 하든, 난 아름답고 소중하답니다. 그런 말들로 인해 나의 가치가 떨어지는건 아니에요. 난, 당신은, 우린 그 자체가 아름다운 존재랍니다
Everyday is so wonderful 매일 매일이 너무 아름다워요
Then suddenly It's hard to breathe 갑자기 숨이 막혀오네요
Now and then I get insecure 가끔 난 불안해요
From all the pain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들 때문에
I'm so ashamed 난 너무 창피해요

I am beautiful 난 아름다워요
No matter what they say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Words can't bring me down 그런 말들 때문에 쓰러지지 않아요
I am beautiful In every single way 난 모든 면에서 아름다워요
Yes words can't bring me down 그런 말들 때문에 쓰러지지 않죠
So don't you bring me down today 오늘 날 무너뜨리지 마세요

To all your friends you're delirious 친구들에게 정신없을 정도로 즐거운 척하죠
You're so consumed In all your doom 자신의 운명에 정신이 팔려
Trying hard to fill the emptiness 공허함을 채우려 무진 애쓰며
The piece is gone 퍼즐 조각은 사라지고
Left the puzzle undone 퍼즐은 미완성인 채로 남죠
That's the way it is 그런 식이죠

No matter what we do 우리가 뭘 하든
No matter what we say 우리가 뭐라고 하든
When the sun is shining through 햇살이 비치면
Then the clouds won't stay 구름은 사라지는 법

Everywhere we go 우리가 가는 곳마다
The sun will always shine 언제나 햇살이 비추는 것은 아니겠지만
But tomorrow's We'll find a way 내일은 길을 찾을 거에요
All inside 우리들 마음속에서
p.s: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내가 그랬듯이 가끔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이글을 읽고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절이 주절이 말이 길어 버렸네요. 원래 글쓰기를 좋아라 하는 편인데 (특히, 후기) 후기가 너무 늦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두 이쁘게 봐 주실꺼죠?

그리고 준비팀은 매일 참석해야만 하는 것인줄 알고 신청을 하지 못했네요. 저 같은 소시민도 참석 할 수 있다고 하니깐 담에 저의 끼를 함 발산해 보죵..^^ 학교 다닐때도

초,중,고,대학까지 학생회를 해서 축제 준비에 이골이 났다는 ㅋㅋ..

2009-06-30 오후 22:48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그 솔직함으로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건 아름다운일이지.
재원이도 내년 퍼레이드때는 트럭위에 올라가겠는걸 ㅎ
아무튼 많이 떨리고 무서웠을텐데 수고 많았다. 별거아닌것 같지만 함께 걷는 너의 발걸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힘이 된다는걸 잊지 말길...

기즈베 2009-06-30 오후 22:57

아후 우리가 몰라줘서 미안해.. 꼭 내년 축제부터 하려고 하지말고, 노래하며 즐거운 지보이스도 함께 하면 어떨까? 너도 노래 좋아하는 것 같은데..^^
글고 좋은 후기 잘 읽었어. 내년에도 부탁해..^^

가람 2009-07-01 오전 03:55

우왕 멋진 후기. ㅎㅎ 내년에는 준비단도 같이 하자~~ ^^

가브리엘 2009-07-01 오전 04:53

후기 잘봤습니다.^^ 제18번 클쓰의 "Beautiful"~ 정말 명곡이죠.
http://www.youtube.com/watch?v=NdYQX8J-FFo (2분13초 캐감동ㅠ)

Sander 2009-07-01 오전 09:39

멋져요. 늦었지만 수고하셨어요ㅎㅎㅎ
아아.. 클쓰 몇 년 전만에도 좋다고 난리 부르스를 췄었는데...ㅋㅋ

재원 2009-07-01 오전 10:38

좋은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