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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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2009-08-02 10:52:51
+4 829

안녕하세요~ 가브리엘입니다.

더운 여름, 친구사이 회원 여러분들은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이번 주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이 터져서 정신없이 지나간 거 같아요..

 

저희 집엔 '동숙'이란 이름의 강아지(아니 5살이니까 그냥 개인가요;;)가 살고 있습니다.

왜 애완동물 키우는 분들은 느끼실 거에요. 동물이 사람을 따르고 충성을 바치는 만큼

사람도 동물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는 걸요.

밖에 있다 집에 딱 들어왔을 때, 쫓아와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박카스가 필요없답니다..

이제는 불여시;가 다됐지만 강아지의 애교 한 방에 우리 가족은 여전히 무장해제 당해버리죠.

그런데 며칠 전 밤에 강아지가 갑자기 하혈을 했습니다.

잘놀다가 갑자기 큭큭 거리더니 밑에서 피가 주루룩 나오는 거예요.

어머니랑 전 거의 패닉 상태로 114에 물어 24시간 동물병원엘 찾아갔더니

자궁에 염증이 생겨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소형견에다 상태가 안좋아서

다음 날 아침까지는 기다려야 된다네요..당장 할 수 있는 건 다했으니 일단 집에 돌아가

기다리시라고 하면서 혹시나 새벽에 갑자기 전화가 오면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는 말에

정말 눈물이 핑 도는데,,여튼 멍한 상태로 집에 와서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다음 날까지 기다렸죠.

그리고 다음 날 얘가 살려고 그랬는지 다행히 잘버텨주었고, 수술도 잘돼서 지금 회복중에 있어요.

수술시키려고 병원에 갔는데 그 아픈 와중에서도 주인왔다고 꼬리치는 모습에 또 눈물이 주루룩(ㅠㅠ)

 

지금이야 이렇게 글도 쓰고 하지만 정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까 그 때 병원에서 강아지에게 느꼈던 감정이

자식이 병에 걸리거나 잘못됐을때, 부모님들이 느끼는 감정 비슷한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애완견과 친자식간에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간접적인 경험 차원에서 말이지요.

몸에 그런 병이 자라고 있다는 걸 제때 알아차리지 못한 죄책감,

평소 때 좀더 잘 돌봐주지 못한 부분에 대한 후회,

한편으로 그 작고 연약한 몸이 받는 고통을 대신 받고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무엇보다 얘는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흠흠

 

한국에서 게이로 태어난 이상, 자식을 얻기는 힘드니까

그런 아픈 일은 겪지 않을테니 오히려 잘된 거란 자조적인 생각도 들었어요. 

한때 날 왜 게이로 태어나게 해서 세상 살기 힘들게 만들었는지,

괜시리 부모님께 원망의 화살을 돌려본 적도 있었지만

제가 잘못될까봐 항상 걱정해주시고 또 그리 되었을 때 가장 아파해 하실 분들은

부모님밖에 없을거라는 걸 이 일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그런 분들께 속을 온전히 내놓지 못하고 대할 수 밖에 없기에 오늘도 괜히 가슴 한켠이 아려오네요...

 

생각없이 쓰다보니 점점 두서가 없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원래 글솜씨가 이렇지만,,,뭐 괜찮아요~~ 전 이공계니까요~

여튼 미천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항상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박재현 2009-08-02 오후 14:24

저도 나중에 마당있는 집으로 이사가게 되면 멋진 진돗개를 여러 키울 생각인데
아무리 개라도 정들었는데 아프면 힘들듯~~ 잘 키우세요^^

박재경 2009-08-02 오후 23:46

빨리 회복되기를 바랄게.....

Sander 2009-08-03 오전 08:36

일기는 일기장에...
라고 한 때 유행하던 덧글이 생각나네요...ㅋㅋㅋ

농담이구요.
우리집 강아지도 한 때 아파서 고생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개들도 영악해서 아팠을 때 사람들이 잘해준다는 경험이 학습이 되나봐요.
며칠전에 귀를 하도 긁어대서 엄청 걱정하고 병원 데려갔더니 꾀병이래요.
정말 그럴 수도 있나봐요. TV프로그램에서 꾀병부리는 강아지가 나왔었는데,
우리집 강아지가 생각나 피식피식 웃음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다 관심을 끌고 싶어서였다고 하니, 너무 무심했나싶어 미안하기도 하구요.
여튼 수술 잘되어 다행입니다.ㅎㅎ
더 예뻐해주세요.

damaged..? 2009-08-03 오후 19:49

멍멍이 +_+ ♥ 얘기든 딴 얘기든 일기 마구마구 올려주세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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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6 ㅋㅋ 들어가보시면 다들 좋아하실듯!!!!!!! +2 성훈 2009-07-29 563
7045 맞다!!!!!!! 저 그 가입서 안썼어요!! +1 성훈 2009-07-29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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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