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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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반지의 제왕을 보았습니다. 마지막에 배를 타고 떠나는 프로도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떠나기 전 그는 속으로 이처럼 색다른 여행을 하고 나서 일상에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해봅니다.

골룸이 또 잘난 체를 한다고 뭐라 하겠지만, 언젠가 제자 한 명이 소크라테스에게 여행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자 : 여행을 다녀와도 왜 제 자신이 변하지 않는 걸까요?
소크라테스 : 그건 말이지, 자네가 여행을 갈 때 지금의 자네가 가진 모든 것을 그대로 가지고 갔기 때문이라네.

일상의 고민, 정념을 그대로 짐가방에 넣어서 다녀온 여행은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뜻일 겝니다. 구두를 바꿔가며 세상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무척 부럽습니다. 여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질투. 어제 아침에 공간에 관한 미셀 푸코의 어떤 소품을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절로 무릎을 치고 말았습니다. '반지의 제왕' 에필로그를 보는 동안 갑자기 이 구절이 생각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겝니다.

"배를 생각해보자. 그것은 공간의 떠다니는 부분이며 위치가 없는 위치이다. 그것은 스스로 살아가고, 스스로에 갇혀 있으며, 동시에 바다의 무한함에 자신을 내맡긴다. 그리고 그것은 항구에서 항구로, 항로에서 항로로, 창녀촌에서 창녀촌으로, 그들의 정원에서 숨겨진 보다 귀한 것을 찾으며 식민지까지 간다. 이제 왜 16세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배가 우리의 문화에서 유일하고, 확실한 경제적 성장의 커다란 수단(이는 내가 지금 얘기할 것은 아니다.)일 뿐만 아니라 상상력의 거대한 저장고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배는 진정한 헤테로피아인 것이다. 배가 없는 문화에서는 꿈이 고갈되고, 정탐이 모험을 대체하고, 경찰이 해적을 대체한다."


어제 게이닷컴에서 2004년에 가볼만한 열 개의 게이 도시를 추천했네요. 옛날의 그 지겨운 스파르타쿠스 맵을 찢어버리고, 새로운 게이 도시에 가보라는 권장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The 10 hottest gay cities: 2004
http://www.gay.com/travel/article.html?sernum=9109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