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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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2005-06-08 10:50:03
+5 877
예전에 '교육심리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선생님이 그러더라구요.  아주 어렸을 적 욕구충족이 잘 된 사람과, 어려서부터 욕구충족이 잘 안 된 사람이 있을 때, 누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 버틸 것 같냐고.  그냥 생각하면 잘 안 된 사람이 익숙해서 잘 견뎌낼 듯하지만, 실제로는 욕구충족이 잘 되었던 아이가 나중에 커서도 힘든 일도 잘 참아낼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욕구충족의 경험이 계속해서 남아 있어서, '언젠간 잘 될 거야, 이 문제는 언젠간 해결될 거야.'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래요.  언제나 꼭 잘 되라는 법만은 없지만, 그런 마음의 상태가 도움이 되는 면이 분명 있겠지요.

얼마 전, 한 친한 친구는 그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일을 겪었지요.  그때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자신이 이제까지 별 어려움이 없이 자라서, 별로 상처를 입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이렇게 힘든 것 같다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처를 많이 입은 사람들이 꼭 상처에 둔감하고 별로 안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닐 것 같았어요.  아무리 익숙해지고 싶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어떤 상처들이 있겠지요.

오늘은 괜히 퍼레이드 관련 기사를 찾아보다가 또다시, 뻔한데도, 리플들을 주욱 읽었다지요.  사람들이 뱉어내는 말들이야 항상 똑같죠.  두세 페이지만 읽어봐도 다신 쳐다보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소리들.

익숙해질만 하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말들, 상황들, 상처들도 있겠죠.  그런 것들을 지나서, 우리도 다 잘 될 거라고 믿어요.  언젠간 다 잘 될 거야.  

결론은 매우 애매오묘하게 '심리적'이군.


아아 요즘엔 밤마다 두통이 괴롭히네요.  이거 왜 이러는 건가.  그래서 누나가 사다 놓은 저 비빔면 다섯개들이 봉지를 힐끔힐끔 쳐다보다, 다가가서 쓰다듬어 보다, 뜯으려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하다가, 오밤중에 결국은 끓어먹었다지요.  먹으면 왠지 머리가 안 아플 것 같아서.  역시 두통은 씻은 듯이 났대요.  거참.  나는 '휘파람과' 인가. ㅎㅎ (주: 휘파람의 아홉번째 커밍아웃 인터뷰 참조)  소화가 거의 되었더니 다시 아프기는 하네.  쩝.

어찌되었건, 모두들, 나도, 아프지 말고, 다 잘 되어야 할 텐데.

간호사 2005-06-08 오전 10:58

가람 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자, 자 병원에 가서 얼른 약 먹어야죠.

시골할매 2005-06-08 오후 12:01

일루와. 내 손으로 한번 쓰다듬어 주면 팍 나을 것이다.

차돌바우 2005-06-08 오후 18:30

내가 턱으로 한번 쓰다듬어 주면 두통이 씻은듯이 없어질게야~~~~

나 가람 아니다 2005-06-08 오후 21:06

포털 사이트에 매달린 저 수많은 id들의 웅성임은 민족 영웅에 대한 기사가 나올 경우를 제외하고 통일된 의견을 낳지 못하는 그저 그런 그림자 놀이. 지껄이라 내비두고, 가람의 편두통이나 얼른 고쳐보세요.

편두통에 좋은 건 이렇습니다. 아류와 함께 소 앞에 서세요. 소 혓바닥으로 싹싹 머리를 문지르면, 아류는 머리가 날 것이고, 가람은 편두통이 사라질 겁니다.

거름 2005-06-08 오후 22:50

그럼 도토리 언니도 소 혓바닥으로 싹싹 머리를 문지르면 머리가 다시 내려오는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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