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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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2004-07-25 03:10:48
+1 877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 동성애 모임에서 활동 중이고
여러 이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감히 생각하는데요.
솔직히 님의 글을 읽고 다소 반감을 느꼈습니다.

전 <친구사이>의 회원도 아니고 거창한 게이운동가도 결코 아니지만,
게이 가운데서 님이 말씀하신 대로 “교양 없고 천박한 밑바닥 여성들의 말과 행동”
을 모방함으로써 불쾌감을 자극한다는 표현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이정석씨의 ‘끼’는 인정하는 반면,
몇몇 게이들의 의도적인 ‘끼’는 전자와 구분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도 그다지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올바른 대안은 각자 자기의 개성대로 당당히 살고
그 다름과 차이가 자연스럽게 인정됨으로 인해
모두 다 평등하고 자유롭게 자기 멋대로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게이가 다수의 이성애 사회문화 속에서 차별받는 것도 줄어들겠죠.

하지만 우리사회에는 남성다움 혹은 여성다움에 대한 ‘상상의’ 강박관념 같은
의식이 매우 강하기에 정형화된 모델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차별과 멸시의 대상이 된다고 봅니다.

남성중심적인 관념에서, 남자가 남자답다고 기대되는 행동을 하지 않은 채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인식되는 여성적인 행동을 함으로 인해
“계집애 같다”는 표현을 듣는 것이고
그 말 속에는 여성비하적이고 마초적인 한계가 투영돼 있다고 봅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이른바 ‘탑’ 혹은 남녀를 번갈아 사귄다는 바이섹슈얼에
비해 이른바 ‘마짜’들은 가장 우스꽝스러운 집단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의식이 게이 집단 내에서도 팽배하기에 이른바 여성스러운(?) 행동과 말을
일삼는 게이에게 편견과 질타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을 봅니다.

또한 게이해방운동의 역사 속에서 가장 용감하게 싸운 사람들은
사회에서 어릴 적부터 ‘여자 같은 남자’라는 천형 같은 놀림을 받으며 살던
사람들이었다고 읽었습니다.

반면, 풍채도 좋고 근육이 잘 발달돼 있으며 우락부락하고
스포츠와 오토바이 운전, 거침없는 행동을 하는 게이들의 경우
선망이 대상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목격합니다.

물론 미소년을 좋아하든 근육질남성을 좋아하든
또 무엇을 좋아하든 그것은 각자의 고유한 취향이기에
우열 혹은 선악을 따질 필요 없이 당연히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취향의 민주주의와 관용이 통하지 않은 채,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 그려놓은 인상을 답습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게이집단에서 굳이 의도적으로 ‘끼스러운’ 행동을 모방할 필요도 없겠지만,
굳이 초기의 게이운동가들처럼 ‘게이는 여성스럽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사회에서 상정한 남성다움을 과장되게 보이는 행동에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말과 행동으로써 권위에 대한 전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또한 보수적이고 위선적인 사회에서 움츠려 있다가
게이집단 내에서나마 더욱 과장되게 ‘끼스러움’을 발현하는 행동에는
부정적으로 볼 것만 아니라,
나름대로 이유와 항의의 뜻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어떤 게 ‘천박하고’ ‘교양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과 인위적으로 나온다는 것 사이의 경계가 과연
명확한지 알 수 없고, 또 상위문화의 여성상(?)을 따라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고
하위계층 여성들(?)의 행동과 말을 흉내 내는 것은 정말 님의 말씀대로
그저 경박하고 볼썽사나운 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힘을 가진 집단에서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사용하는 위선적인 말의 권위를 탈피해서
가뿐하게 경계를 허물며 항해하는 자유로움과 열린 시각이
새롭게 변화하는 게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고민의 과정이 님이 말씀하신 ‘천박한’ 게이의 모습이 아니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담담한.. 2004-07-25 오후 23:05

많은 공감을 느낄수 있는 글입니다.
이쪽 커뮤니티 에서 드믈게 보는 객관성도 상당부분 엿보여 다행스런 마음입니다.
내가 윗글에 코멘트를 달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지...괜히 아무 소용도 없을 댓글을 올렸나... 싶은
공허함을 버리게 해주는군요.

피카소님의 말대로 일반사회에 이쪽존재를 인식 시키기위해서 였거나
혹은 위선적인 권위의 탈피를 위해서
어떤 도전적인 의미를 담은 끼, 라면 그것은 운동수단의 하나로 봐서
나도 애써 가담할 용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커뮤니티 에서 뵈는 전반적인 끼는 그렇지가 않다는게 문제죠.

고의적 끼,의 표출이 커뮤니티 내부의 결속의 수단으로 일부 역활을 할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생활전반에 걸친 습관적 이기보다
일시적 이벤트의 성격을 가질때 에야 소기의 효과가 있을겁니다.

내가 말하는건 자신을 팽게치듯이
저속하게 함부러 행동하는것을 그대로 용인하는 역활을 하는 그런 끼,를 지목한겁니다.
불행하게도 그런 무책임한 끼,가 만연하는 풍조가 이쪽엔 있지요.
그것들을 모두 위선적인 권위를 허무는 자유로움 이라고만 말할수 있겠습니까..?

어느 사회에서나 기본적으로 지켜져야할 예의범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서 존재하죠.
님의 말대로 그런것들을 모두 위선적인 언행의 권위로 단언해서 폄하 할수는 없는겁니다.
그런데 그 가장 기초적인 자세와 메너 조차
이 커뮤니티 에서 말하는 끼,를 내세우면 송두리째 무시되는 현상을 지적 하는거였습니다

자신이 천성적으로 여성성이 강한것을 누가 나무랄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개성으로 존중이 되어야 하죠.
그러나 그개성이 , 왜 일반여성의 하류층만을 답습하는 형태일뿐인가...하는겁니다.

분명히 말하건대
여성성이 강한 남성으로써 의 인격과 품위도 있는겁니다.
내말은 그런점을 백안시 하는 획일적인 끼,의 표출에 대한 아쉬운 지적이었습니다.

어느 일반 여성이 하리수 라는 트랜스 가수를 보면서
왜 저사람은 정작 여성들 스스로가 내버린 말투와 움직임만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눈쌀을 찌푼것을 봤습니다.
일반여성이 저렇게 행동하면,여성사이에서 왕따를 넘어서 골빈여자 취급을 당한다는거죠
결국 자유로움 이라는 이유로, 저속한 여성만을 흉내 낸다는것은
그또한, 모든 여성에 대한 편견과 조롱이 되는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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