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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체성을 보호받지 못하는 레즈비언 청소녀들

[프로메테우스 2005-05-25 10:30]    




△ 이반검열 ⓒ 인권영화제

인권영화제 사전지원작 <이반검열>

[프로메테우스 정유민 기자] “어디서 자꾸 개가 짖어댄다. 학교 선생들이 잔소리하는 것 같애”

해질녘, 주택가 옥상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던 주인공 ‘천재’의 내레이션에 객석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진다. 이 순간 관객들이 연상했을 선생님과 개 짖는 소리에 대한 이미지는 대개 엇비슷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이반검열’의 주인공 천재에게 선생님의 잔소리는 단순히 ‘공부해라,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식의 닦달(?)과는 좀 다르다.

제9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이반검열 Lesbian censorship in school>은 동성애자인 것이 노출되어 학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는 10대 ‘청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이반’은 동성애자를 칭하는 신조어. 이성애자를 보편적인 ‘일반’으로 봤을 때 동성애자는 ‘이반’이 된다. 기성세대에게는 낯선 용어지만 어린 동성애자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이반이라 칭하고, 타인에게 그렇게 불린다.

‘어린이ㆍ청소년의 인권’을 주제로 한 이번 인권영화제의 사전제작지원작이기도 한 <이반검열>은 현재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천재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는 씨네-다이어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격리되어 버린 청소녀의 이야기

천재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학교 선생님에 의해 또래사회로부터 격리된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도록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선생님들 때문에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은 친척들과 함께 천재의 전학문제를 상의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특별 감시 대상이 된 또래의 이반들은 격리된 친구들과 만났다는 이유로 벌을 받는다.

동성애자로 낙인찍힌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님. 또래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도록 막고 있는 선생님. 그래서 결국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는 천재는 자신의 상처와 분노를 영상에 그대로 담아낸다.

성정체성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고 가족들에게조차 외면당한 작고 여린 자아의 분노는 자신을 향해 있다. 양팔에 가득한 칼자국에는 출구를 찾지 못한 소녀의 슬픔이 고여 있다.

카메라에는 답답할 때마다 찾곤 한다는 옥상의 저녁풍경이 담기기도 하고, 발걸음이 무거운 등굣길에는 기운 없이 걷는 자신의 발끝이 아슬아슬하게 담기기도 한다. 가끔은 한숨소리가 가득한 까만 화면이 몇 초간 지속되기도 하고 자신의 유일한 화풀이 대상인 돼지인형이 화면 가득 들어차기도 한다.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자체가 거부당한 아이들은 세상으로부터 모든 것들이 닫혀 있다.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폭력의 주체는 선생님이자 기성세대이다. 선생님으로부터 낙인찍힌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고 고립된다. 이 아이들의 소외를 촉발시키는 주체는 학교 선생님이고, 그들은 ‘동성애는 나쁜 것’이라는 편견 섞인 교육을 하는 것이다.

관객은 <이반검열>을 통해 제도권 안에서 상처받는 레즈비언 청소녀들의 인권 침해 현실을 보게 된다.


정유민 기자 (elaland@promethe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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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들


taazaan  (222.234.xxx.201) 05-25 20:41:45    
이사회가 레즈비언, 게이까정 보호해줘야하나? 그냥 느그들 삶 느그들이 알아서 해라..평범한 사람도 보호받지못하고 사는 이세상이다..팍!!!!!



dreamstory  (218.158.xxx.179) 05-25 13:45:21    
풋 그래서 레즈비언을 육성 양육하자는 말이냐? 레즈비언을 왜 보호해야하는지 모르겠구나. 잘못된 성의식을 가졌으면 그것을 바른길로 인도할생각은 안하고 레즈비언을 만들자는 저따위 사고방식 이해하기 힘들다. 동성애는 일종의 정신병으로 분류된다. 정신병 치료를 해주면 해줬지 레즈비언을 인정할수는 없다.



mir9879  (59.150.xxx.106) 05-25 13:38:19    
우리나라 성의식이 너무 막혀있다는게 문제죠. 군대에는 호모들이 생겨나죠. 호모는 아니라도 남자들끼리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하는 고참들이 생겨나던지요. 남여공학많이 만드세요. 그럼 조금은 줄지 않을까요?



yunhee6010  (211.59.xxx.102) 05-25 13:03:59    
여학생의 엄마인데 레즈비언 집주위에 학교가많아 이러한 광경을 많이 보는데 정말 아니더라구요 자식가진 입장에서 너무 않좋게보일뿐더러 아이들도 이런 관계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했음



전체 의견 보기 (4개)

민우남편 2005-05-26 오전 11:57

이런 것 보고 있으면 참 안타깝네요.
전 고등학교 때 커밍아웃했는데, 선생님들도 다 아시면서도 잘 대해주셨어요.
수업시간에 장난도 치고...ㅋ
그래서 그런지 전 동성애자로서의 괴로움 같은 것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어요.
아직 모르죠. 사회에 나가면 또 어떻게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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