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종에 대한 모독을 중단하라.

보수 교원단체들의 학생인권침해를 위한 불복종 운동에 대한 논평  




  

  최근 몇몇 교원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보수교원노조인 한국교원노동조합, 자유교원조합, 대한민국교원조합은 성명을 내, 체벌 전면금지 조치에 대한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을 밝혔다. 그리고 최근 한국교총 역시 두발자율 및 체벌 전면금지 조치 등의 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불복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안양옥 회장의 신년사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 보수교원단체들의 학생인권보장 정책을 흔들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드러났었다. 언론에서 보도된 적 있듯이 한국교총의 안양옥 회장은 지난 8월, 전국초등교원 연수에서 강의주제(‘한국 체육의 지향과 초등 체육의 역할’)와는 전혀 상관없이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는) 진보교육감의 말을 다 따를 것 없다. 저항하라. 내가 앞장서고 있으니 박수 한 번 쳐 달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었다. 이번 한국교총과 보수교원단체들의 발표는 학생인권보장 정책을 막기 위한 흔들기 시도가 공식화 된 것이다.



  우리는 학생인권보장 정책을 흔들려는 교원단체들의 그 어떠한 시도에 반대함을 밝히는 바이다. 그동안 한국사회의 교육은 잘못된 교권으로 인해 심각하게 얼룩져왔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폭력, 한 인격체에 대한 폭력적인 통제가 하나의 교권으로 인정되어오면서 학생의 기본적 인권이 짓밟히는 것은 물론, 교사와 학생 간 불필요한 갈등이 늘어왔다. 학생의 행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교육은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고통으로 범벅되어왔다. 최근 학생인권조례와 체벌금지, 두발자유 등 몇몇 교육청의 정책추진은 학생의 인권을 박탈해온 비정상적인 교육을 바로잡고, 또한 교권에 대해서도 진정한 교권 즉, 사람을 때리는 권위가 아닌 학생들의 교육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사안들을 요구할 수 있는 교육자의 권리로 재구성되기 위한 역사적인 계기이다. 그런데 학생인권보장정책의 거부를 추진한다는 것은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잘못되어온 교육을 바로잡고 인간의 교육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박차려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학생인권 보장 정책에 훼방을 넣으려는 보수 교원단체들의 행위들이 걱정스러운 것은 일부 교사들의 반인권적인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교사들의 권위자체가 떨어질 뿐 아니라 교육자 전체의 자질에 대해 국민들이 의심하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학생인권의 침해를 다시 허용해달라는 주장은 민주시민의 한 구성원으로서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르쳐야하는 교육자의 기본 책무를 부정하기 때문에 교육자의 기본적 권위를 떨어트릴 것이다. 나아가 그동안 교사의 권위가 ‘막대기’ 하나로,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밖에 지켜지지 못했냐는 물음으로 이어져 무엇보다 교육자 전반의 자질에 대해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보수 교원단체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전체 교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가져오지 않도록, 또한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힘쓰고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평범한 교사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자중하길 바란다.



  물론 학생인권보장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듯이 몇몇 보수 교원단체들의 정치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보장은 교육현장에 안착할 것이다. 이미 많은 교육주체들이 학생인권보장이란 대의를 동의하고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교원단체들은 시대를 거스르려는 비생산적 행동을 고민하고 추진하기 보다는 학생인권이 보장되고 교권 역시 보장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실천적 방안을 마련하기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보수 교원단체에게 충고 하나를 하고자 한다. ‘불복종’이란 단어는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다. 불복종은 억압된, 자신들의 인권을 되찾고자 한 사람들이 기대는 소중한 저항이다.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허락해달라는 반인권적 요구를 위해 불복종을 하겠다는 것은 무엇보다 그동안 인권을 지켜오기 위해 불복종을 택한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불복종에 대한 모독을 중단하라. 인권보장을 위해 무엇에 불복종을 해야 할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길 바란다.







2010년 12월 29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