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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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2005-03-01 06:04:58
+8 2351



Le Fate ignorant, 페르잔 오즈페텍, (2001)


요즘 다소 부황기가 있는 듯 보이는 난티 모레티 말고 이태리 영화를 떠올릴 때 페르잔 오즈페텍 감독을 주목하시라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그의 영화적 완성도의 진화 과정을 목도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지요.

단 네 편의 퀴어 영화로 이태리를 비롯 전세계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페르잔 오즈페텍. 그는 소프 오페라soap opera의 지리함을 걸러내고 거기에다 고급의 신파라는 멋진 양념을 칠 줄 아는 재능가입니다. 터키 목욕탕The Turkish Baths, 할렘 슈어Harem Suare, Le  Fate ignoranti(영어 제목은 His Secret Life 혹은 Ignorant Fairies), 그리고 창문을 마주보며La Finestra Di Fronte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에서 단연 돋보이는 영화는 '창문을 마주보며'지요. (전 두 번째 작품인 할렘 슈어를 보지 못했습니다. '창문을 마주보며'는 지난 메가 필름 페스티발에서 상영)

이스탄불 출신의 페르잔 오즈페텍은 이태리에서 조연출을 오래동안 하며 영화 경력을 쌓았더랬습니다. 이후 그는 터키, 이태리, 프랑스 등 다국적 자본을 끌어들여 퀴어 영화를 네 편 찍었습니다. 물론 그의 모든 영화들이 좋은 건 아닙니다. '터키 목욕탕'은 영화적 흠들이 다소 많은 편이며, '터키 목욕탕'의 업그레이판인 '그의 비밀 인생'은 최근작 '창문을 마주보며'에 비해 드라마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태리 대배우인 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와 함께(결국 그의 유작이 되고 말았지요) 찍어낸 '창문을 마주보며'는 놀랄만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어요. 시나리오도 튼튼하고, 컷을 구사하는 방식도 기존의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진일보했지요. 건너편 집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른 삶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욕망에 대한 묘사와 더불어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태 게이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넣는 매력적인 솜씨의 과시.

오늘 '그의 비밀 인생(혹은 무식한 요정들. 요정을 뜻하는 Fairy의 속어는 '호모 새끼들' 정도)'을 봤어요.

아내가 남편의 동성 애인과 화해하는 영화의 중간 부분부터 해서 긴장감이 다소 흩어진다는 게 이 영화의 흠이긴 하네요. 이후 무식하고 못된 요정들(퀴어들)의 공동체와 함께 삶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다른 이야기들의 곁가지들이 산만하게 끼어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은 남편이 쓰리섬을 비롯 난잡한 성 생활을 했다는 반전이나 엔딩 타이틀이 뜰 때 게이 감독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점 등은 꽤 근사했습니다.

마지막 엔딩 타이틀이 뜰 때는 괜히 뿌듯하고 감정이 일더군요. 이태리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배우들이 직접 축제를 즐기는 장면과 메이킹 필름을 뒤섞은 영상들을 크레딧 위에 올려놓았는데, 아주 근사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배우들과 함께 즐기면서 찍는 듯한 유쾌함. 거기다 눈부시게 이쁜 이태리 꽃미남들의 향연까지.

그러고 보니 2004년 제 사적인 베스트 리스트에 '창문을 마주보며'를 넣지 않았군요. 아직 못 보신 분이라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페르잔 오즈페텍 감독이 4편이나 내리 퀴어영화를 찍으면서 쌓아 올린 농익은 신파의 감정이 이 영화에 반짝거리며 응결되어 있습니다.




페르잔 오즈페텍 감독 인터뷰
http://seattlepi.nwsource.com/movies/179567_moment26.html

이 인터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의 대답.
"Facing Windows" is very layered and full of every human element and condition. Does it bother you to be pigeonholed as a "gay director"?

I don't care what people say. I'm not influenced by it. I do what I want to do. Only one journalist, after watching "Facing Windows," asked, "So why another gay character in your movie?" I said, "So that you would ask me." I mentioned a straight director who makes movies and I said, "Why don't you ask why he has straight characters?" I don't see things in terms of gay or straight. Life is mixed.


2005-01-10

모던보이광팬 2005-03-01 오전 06:09


Taxi driver | Myrra

밀리언달러게이 2005-03-01 오전 11:39

참 나... 영화 보라고 해놓구서... 우리 같은 평민이 그런 영활 어딜 가야 볼 수 있남요...

모던보이매니저 2005-03-01 오후 12:12

밀리언달러게이 님에겐 특별히 귀뜸해드리겠습니다.
물론 나중에 술 사면.

추신 :
요즘 평민 게이들의 신분상승의 속도는 눈부시군요. 엊그제만 해도 '5달러짜리게이'가 어느새 '밀리언달러게이'가 되다니요. 이런 걸 두고 전문용어로는 '착각', 학술용어로는 '말도 안 돼'라고 하지요. 호홍,~

(흠... 영특한 골룸이 좋은 아이디 꿰찼군. 뿡 =3)

아이언 2005-03-02 오후 12:49

호~홍~^^
보라! 저 ~휘양 찬란한 놀라운 언어 표현력....
감탄! 감탄!~

모던보이매니저 2005-03-02 오후 19:17

아이언, 호홍,~

bukvvcalvy 2012-05-23 오후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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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teefsbvq 2012-05-25 오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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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hymwdlofu 2012-05-29 오전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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