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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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저 '남자'/'여자'라는 게 과연 그렇게 분명하고 확실하게 정의되고 나뉘는 건지,
'남성'/'여성'이라는 신체적/생물학적 성별(sex) 구분,
그리고 '남성성'/'여성성'이라는 사회적/심리적 성별(gender) 구분을
누가, 어떻게, 왜 하는 건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자는 뜻이었죠."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 건~ 그걸 왜 제게 짚고 넘어가는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어떤 이론과 방법으로 규정되어졌건 간에
그건 제가 나눈 구별방법은 아니고
또한 여하튼, 인류는 보편적으로 그런 분류방법에 의해 남자와 여자를 구분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보편적 기준이나 조건 중에서 예외적인 경우가 발생했을 때
과연 한 인격체를 남자로 볼 것이냐 여자로 볼 것이냐 아니면, 다른 무엇으로 규정할 것이냐 하는
것은 [난 남자다]라는 제 글의 요지와는 무관한 것입니다.

혹.. 헤드라인만 보고서 기사의 내용을 파악하는 분이 아니라면
별 어렵지도 않은 제 글을 다시 한번 읽어 봐 주시기 바랍니다.

남자인 게이를 형이 아닌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이죠?
또한 그런 몸부림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강변할 때 일정 부분 공감을 이끌어 낸다 칩시다.
그러나, 게이들의 실상은 자신을 형이라 불러줄 것을 바라면서 타인에 대해선
언니라 부르려 한다는 것입니다.
전략이든 뭐든, 언니라 부르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포장은 하지만
(정말로 그런 이유로 그렇게 부르는 게이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보여지는 그런 게이들의 속내는 저를 당혹스럽게 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 "우리모두 형이란 호칭 대신 "언니"란 호칭을 사용하자"라고 하고
그것이 게이 커뮤니티 내에서 토론과 수렴을 통해 얻어진 전략적 행동 지침이라면
이중적인 잣대를 스스로에게 적용시키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

눈을 크게 뜨고 실상을 바라보자구요.
여성스럽게(?) 혹은 여성스러운(?) 게이들을 언니라고 하는 경우가 우리의 실상입니다.
잠자리 포지션이나, 정서적인 포지션이 바텀인 사람들을 향해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앞서 강변했던 전략이나, 고정관념 타파의 거창한 목적은 애초에 "언니"라 부르는 사람들의
가치관엔 자리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오히려, 게이들이 누군가에 대해 "언니"라고 부르는 상황을 냉철하게 본다면
이성애자들이 편견을 조장한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이란 사상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을
데미지님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이성애자들, 혹은 남성 우월주의자들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규정하고 편견을 조장합니다.
2.그리고 보편적으로 여자들 사이의 호칭은 "언니"입니다.
이 두가지를 상기하고 게이들이 "언니"라 부르는 대상을 한번 살펴 봅시다.
게이들이 "언니"라 부르는 대상은 "여성스러운(?)"사람이라는 생각에 지배된 결과가 아닐까요?

결국, 어떤 게이에 대해 "언니"라 부를 때, 우리는 고정관념을 타파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확대와 재생산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단비 2006-12-14 오전 02:39

노파심에 댓글 남깁니다.
damaged..?님과 의견 나눔이 싸움으로 보여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하진 않고 있으며,
damaged..?님도 싸움이라 생각하진 않을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니, 다소 격한 논쟁처럼 보여지더라도 마음 불편해 하는 분들은 안계셨으면 합니다.

글 속에서 damaged..?님이 저를 무시한 적이 없다고 생각되고,
저 또한 damaged..?님의 요지를 이해하려 하고 있으니, 행여 싸움났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






소낙비 2006-12-14 오후 14:37

"여성스럽게(?) 혹은 여성스러운(?) 게이들을 언니라고 하는 경우가 우리의 실상입니다.
잠자리 포지션이나, 정서적인 포지션이 바텀인 사람들을 향해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 게시판에서만 있지 말고 좀 더 돌아다녀봐요. 밖에 바람도 쐬고, 종로에 나가서 게이들이랑 술도 마시고 그래요. 여성스러운 게이들을 언니라고 부르거나 정서적 포지션이 바텀인 사람들을 향해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섣부른 일반화는 단비님 혼자만의 일반화이시겠죠.

어떤 논쟁을 할 경우 일반화를 도모할 때는 자신과 타인의 생각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추상적 능력을 전제하기 마련이지요. 한줌 개인적 경험과 주관을 일반화된 도식으로 귀납하려드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래요.

여기 한반도에서는 20세기 중반 이전에, '언니'라는 호칭은 동성의 동생이 동성의 손윗형제를 부르는 일반화된 표현이었죠. 지금은 '언니주의'라고 해서 오빠, 형, 누나 등으로 젠더 구획된 호칭들을 모두 통괄하여 '언니' 하나로 부르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 사람 모두 이성애주의를 재탕삼탕 우려낸 사람들인가요? 혹은 쌍팔년도 대학 운동권 내에서는 여성 후배들이 남성 선배들을 부를 때 '오빠'라고 부르지 않고 모두 '형'이라고 불렀어요. 이럴 때 레즈비언 언니들은 '난 여자다!'라고 외쳐야 하나요?

이 질문들은 드리는 팁이에요. 고민 좀 더 해보시라고요. 지나가다 하도 갑갑해서 몇 마디 글 남겨요. ^^

영진 딴소리 시작 2006-12-14 오후 21:24

언니라고 부르면 끊임없이 오빠라고 교정하는 차돌언니 생각이 자꾸 나. ㅋㅋㅋ

단비 2006-12-15 오전 03:40

제게 주신 질문 팁과 관련하여 답합니다.
언니주의나 혹은 형이라 불렀던 것에 대해 분명 그들에게도 전략적 목적이 있었으리라 봅니다.
또한 그 시대 그런 호칭 사용에 동참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목적의식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게이들이 "언니"의 호칭을 사용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분명히 여기에도 전략적 목적이 존재하겠지만(저는 그 관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한 게이가 다른 게이를 "언니"라고 부를 때는
여성스럽게(?) 혹은 여성스러운(?) 게이들을 언니라고 하는 경우가 우리의 실상이고,
잠자리 포지션이나, 정서적인 포지션이 바텀인 사람들을 향해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생각입니다.

소낙비님께서 그런 전략적 목적으로 "언니"란 호칭을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수 많은 게이들도 그런 전략적 목적으로 "언니"란 호칭을 사용할 것이라는
확신이야 말로 성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소낙비님이 그런 확신을 보인다고 해서
소낙비님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분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소낙비님의 삶의 시간 소비에 관해서 제가 조언하지는 않겠습니다.
논점을 나누는 이 게시판에서 지성을 갖춘 사람으로서
어울리는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초면에 그것은 실례이니 말입니다.

아.. 저는 밖에 나가 바람도 쐬고, 종로에 나가 게이들과 술도 마십니다.
소낙비님이 가진 추상적 능력과 개인적 경험과 주관으로는
제가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으로 비춰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런 일방적 오해로 충고를 하는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저도 마음이 갑갑하긴하네요.

소낙비 2006-12-15 오전 04:00

단비 언니, 저는 남성스럽게 혹은 남성스러운 게이들을 언니라고 하는 경우가 '우리의 실상'이라고 생각해요. 됐나요? ^^

혼자 방바닥에 앉아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우리의 실상이네, 우리의 현실이네 어쩌고 일반화하지 말라는 겁니다. 댁처럼 너무도 터프하고 남성 호르몬이 철철 흐르는 게이들에게도 '언니'라고 부르는 게이들, 종로 바닥 천지에 널려 있답니다. 오픈 유어 아이스. 안 그래요, 언니?

damaged..? 2006-12-15 오전 10:25

괜히 게시판 어지럽히는 것같아 민망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드네요...(귀찮아서 이하 반말로 통일~! ^^;)

- 원래 '언니'는 '여자가 자기보다 (약간) 나이 많은 (친족) 여자를 부를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요새는 '언니, 여기 김치 한 접시만 더~!'같은 예이서 보이듯이 가게 점원, 식당 종업원, 미용사 등 (비교적 젊은) 여성 서비스직 종사자에 대한 호칭으로서 '아줌마'/'아주머니'하고 경쟁 관계에 있는 것같다. 원래는 둘다 친족 용어인데도 불구하고 '아줌마'/'아주머니'보다 '언니'가 더 친밀감이 느껴지는--또는 적어도 친밀하다는 환상을 주는--데다가 (실제 나이하고는 크게 상관 없이) 상대방을 '젊게 봐주는' 호칭이니까. 만약 그렇다면 자기보다 나이 어린 여자 점원/종업원을 '언니'라고 부르는 남자(일반 또는 땍땍한 때짜) 고객 역시 자기를 여자, 그것도 상대방보다 어린 여자로 보는 건지?

- 위의 경우/질문하고도 연결되는데, 상대방을 '언니'라고 부르는 게이가 반드시 끼순이나 마짜인 건 아니다(물론 본인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 않는 한, 개인의 선호 체위는 같이 자봐야만 알 수 있는 거지만~ *^^*)

- 마찬가지로 '언니'라고 불리는 게이가 반드시 끼순이나 마짜인 건 아니다. 게다가 동일 인물이 상황이나 화자의 기분에 따라서는 '언니'로도 '형'으로도 불릴 수 있다(호칭이란 그 대상이 대놓고 거부하거나 '교정'하지 않는 이상, 결국 화자 맘대로니까~ ^^)

- 물론 호칭 대상이 연상이냐 또는 동갑/연하냐는 차이점은 있지만, '이년아', '개년아'처럼 '~년'자 붙이는 (일부) 게이들 사이의 호칭 역시 '언니'하고 비슷하게 (비교적) 흉허물 없는 관계라는 표시인 측면이 있다. 더구나 이 말은 본래 욕설이기 때문에 처음 만난 동갑/연하 게이한테 다짜고짜 '반갑다, 쌍년아!' 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 물론 (원래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모욕하기 위해 만들어낸) 욕설을 (그 대상인 집단의 구성원들이) 동질감 + 친밀감의 표시로 쓰는 건 일반들 사이의 '썩을 년'이랑 '문디 가시나', 그리고 흑인들 사이의 'nigga (brotha/sistah)'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고.

코러스보이 2006-12-16 오전 03:49

이 논쟁은 어제 술자리에서 종결한 것으로 알겠슴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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