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생각보다 말들이 많다.
궁금해서일 수도, 정말 어이없는 취향이니 그럴 수도 있고.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면 재미있는 농담거리도 되니.
그래서 좀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과연 정말 그런 유형의 남자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유형은 정말 무엇인지.
나이 27에 너무 어이없는 선택을 하여
괜히 좋은 남자 버리고 가는 것은 아닌지도.

그래서 몇 가지 목록을 정해 보았다.
이런 남자 좋더라. 또는 이런 남자 싫더라하는.

1.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 쉽게 하는 남자 싫다.
적어도 내가 아는 ‘싸가지 없는 남자’는 ‘미안하다’는 말을 못한다.
정작 미안하다 할지라도 ‘미안해’라는 말 대신
대충 ‘쏘리’로 얼버무린다.
덜 미안해서가 아니라 자신으로서는 그 정도면 최선이고,
그 이상을 표현하다는 것은 자신의 잘못된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솔직히 ‘쪽’팔리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로 마무리한다면 더욱 작위적이다.
진실로 그게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말을 함부로 내뱉는 이는
밖에서도 그런 말 잘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다.
조심해야한다.

2.
잘난 사람이 좋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재수 없는 사람처럼 통한다.
잘 나지 못한 사람이 그렇다면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정말 잘 난 사람은 대우를 해줘야한다.
될 성싶은 나무 떡잎만 알아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키워줘야 할 거 아니냔 말이다.
저마다 자기가 갖은 키가 다른 데
하염없이 키 차이를 가지고 핑계 대는 것은 비겁하다.

3.
고집이 센 사람이 좋다.
똥고집은 어디를 가나 튄다.
회의를 할 때나, 토론을 할 때나.
논리정연하면서도 억지도 조금 섞여있다.
감정이 없을 수 없으니 말이다.
맞상대가 나타나면 핏줄이 솟기도 한다.
더욱 노련한 이는 무턱대고 달려드는 사자를 살살 달래며
똥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섹시하지 않을 수 없는 성격이다.

4.
고생을 겪어본 사람이 좋다.
특별한 아픔이나 상처가 있는 사람들.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구석이 있어 정이 간다.
고생 겪어보지 못한 나 같은 아이의 철없는 생각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언젠가 겪을지 모를 내 아픔까지 같이 나누고,
그 아픔을 다스릴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상대라면
‘철없는 나’라는 존재가 귀엽지 않겠나?..^^

몇 가지 적어보았다.
더 이상 생각도 안 난다.
찬찬히 살펴보니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싸가지가 없는 남자’다.
다들 동의하는가?
내 보기엔 그렇다.

그런데 이런 남자 정말 좋은가?
나보다 남자 경험 많은 이들에게 묻는다.
정말 이런 남자에게 평생을 바쳐도 좋은가?
아니 이 못난 몸뚱이 바쳐 그를 사랑해도 좋으냐 말이다.
대답해다오..호호...

p.s - 팔리지도 않는 주제에 집에 오는 길에 어쩡쩡한 반달을 보며
        나는 또 빌었다.
        world peace~~~

'grown up christmas list ' / Natalie Cole....




라이카 2004-12-03 오후 21:11

음, 자기가 좋아하는 타입이야 천차만별이고 각양각색이기에 누가 뭐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듯 싶네. 다만 니가 말한 성격의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들을 즐길수(?) 있는냐는 거겠지. 암튼 올해도 몇 일 안 남았다. 화이링~~^^

너무 이뻐 슬픈 애 2004-12-03 오후 21:27



긍게 자칭 싸가지 없는 남자덜은 언능 리플을, 기즈베 동상헌티. 호홍,~

먼산 2004-12-03 오후 23:04

다 읽고보니 네가 원하는 타입은,
잘 되면 무지 괜찮은 남자, 잘못되면 문제가 엄청 많은 남자일듯 싶네.

잘 고르고 잘 사귀도록.
맞다 싶으면 꽉 잡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헤어지기를.

먼산 2004-12-03 오후 23:12

그러고보니, 언젠가 너한테 말했던 내가 좋아하는 그 남자가 딱 이 범주에 든다.
그 남자 좋아하느라고 나는 고생 엄청 했고, 지금 정리 중이다.
너는 제발, 부디, 반드시, 아무쪼록, 잘 되기를...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13724 권양순 여사가 게이를 만났을 때 +2 모던보이 2008-01-15 2776
13723 게이들을 위한 특별한 유언장 행사, <변호사가 알... 낙타 2015-03-03 2772
13722 11월 2일 영화 <라잇 온 미> 친구사이 번개!!! +2 기즈베 2012-11-01 2772
13721 횡설수설...대표님 꼭! 보시길..^^; +1 은색쥐(유은지) 2003-10-10 2772
13720 소대장과의 하룻밤 +3 모던보이 2005-05-21 2770
13719 1월 31일 "세 이반의 인도 방랑기"를 확인하세요. +1 동인련 2004-01-27 2770
» 내가 생각하는 '싸가지없는 남자'란... +4 기즈베 2004-12-03 2763
13717 퍼왔어요 ~ 마음을 노래하는 빅이슈 합창단 '더 ... +3 2014-12-19 2758
13716 커밍아웃-케이블방송시작 드디어 2008-04-16 2757
13715 우리햄 .... 하동... 섬진강... 호홍~~..^^ +7 기즈베 2004-06-14 2756
13714 강남 선릉에 COOL 스포츠 마사지가 오픈했습니다. +1 COOL 마사지 2004-12-25 2754
13713 감사 : 어제 벙개에 오신 분들 +3 모던보이 2004-02-26 2750
13712 영향력 있는 캠페인 기획을 위한, <캠페인 기획에... 진서기 2013-01-31 2746
13711 저에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링크 있음) +5 킹카남 2008-03-18 2738
13710 챠밍스쿨 원장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관리자 2003-10-19 2736
13709 운둔형 외톨이들은 왜 세상과 벽을 쌓나 queernews 2005-06-13 2729
13708 #01_친구사이 퀴퍼 기획단에서 알려드립니다!!! +5 기로 2015-05-22 2724
13707 이자와, 니 팬티 걸어놨다 +1 장금이 2003-10-18 2719
13706 홈페이지 season3 리뉴얼 업데이트 안내 Designer 2012-07-21 2717
13705 [소식지 팀과 함께] 월간 <작은책> 발행인 안건모... +11 소식지 2013-03-21 2716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