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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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베 2005-05-17 18:30:29
+18 832
요새 자주 친구사이 사이트에 접속한 것이 화근이었는지..
엠티 마지막날 아침 형한테 받은 전화가 왠지 찜찜했는데..
어제 집에 들어가니 이야기를 하더군요.

대학교2년때 한번 들킨적(애인과의 편지)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한번의 장난이라고 -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대충 땜질하듯이 넘겼는데.
어제는 어쩔 수 없겠더라고요.

제가 자립하고 당당해져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았을텐데.
형은 공부하는 중에 '친구사이'라는 단체 활동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제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도 아직은 힘들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제 생각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정신병원에 상담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정도의 아직은 미약한 인식이지만..
그리고 내가 여자이고 싶냐고 물어보는 정도이지만..
언제나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나를 괴롭히는 형이지만

내 꿈을 위해, 내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라는 충고로 들렸습니다.

오늘 아침 형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겠더라고요.
어제 형은 앞으로 어떻게 대해줬으면 하겠냐고 물었는데..
그냥 평상시처럼 다름없게 대해 달라고 했는데..
제가 오히려 거북스럽더군요..
조심스럽고...

난감한 아침인데..
조용하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조용한 시작이라고 부를까요?..^^



피터팬 2005-05-17 오후 18:36

힘내!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잖니.
용기를 갖고 차근차근 풀어 보렴.
요즘은 나도 고민 많은데 만나서 술한잔 할까?

차돌바우 2005-05-17 오후 19:58

힘내 ^^
사실 나도 아직 커밍아웃 못헀는데.
그래도 형의 반응을 보면 나쁜 상황은 아닌듯 하군.
잘 될거야 ^^

가람 2005-05-17 오후 20:34

아아.. 형. 다 잘 되길 빌게요. 흠.

춤샘 2005-05-17 오후 20:49

마음 고생이 많겠구나. 그래도 우리 기즈베는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거야. 그래, 첨엔 얼굴 보기가 민망하겠지만 자연스럽게 씩씩하게 사는 모습,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주면 형도 든든한 편이 되어주실 거야. 지원군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이 언뉘들이 언제라도 머리에 필 꽂고 나서줄께. 화이링!!!

핑크로봇 2005-05-17 오후 21:35

지금 용인집에 내려온 이후로, 잠잠했던 저의 커밍아웃 일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는 중입니다.
문득, 가족회의를 하는 도중 누나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준문이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시기는 이미 지나버렸다고.
이제는 그것을 받아 들이고, 이해하고, 솔직히 말하면 포기해야하는 단계라고요.
어느 날, 옷장을 보니 저의 친구사이 티셔츠가 사라졌더라구요.
누나가 알고서 아마도 버린 것 같아요.
말과 행동의 이율배반적인 상황들.
그건 누군의 몫도 아닌 본인 자신의 몫이겠죠.

2005-05-17 오후 22:35

처음에는 마주하기가 낯설고 어색하겠지만 차츰 괜찮아질거야. 난 처음 커밍아웃을 했을때 형한테 한대 맞았었는데... 그래도 넌 나보다 출발이 낫구나.
아마 형도 너한테 궁금한게 많을테니 피하려고 하지 말고 니 생각들을 잘 얘기하면서 전과 같이 대하면 될꺼야. 기즈베야 화이팅이다.

모던보이 2005-05-18 오전 00:21

포비아는 '낯섦'이 첫 번째 요인. 그 낯섦은 니 탓도 형 탓도 아니잖니.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서 낯섦이 산화되면 점차 괜찮아질 거야. 천 형 말대로 외려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출발이네.

오히려 피하지 않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니가 자꾸 고개 숙이면, 형도 널 멀리할 테니까. 당분간 침묵이 이어지겠지만, 조금만 있으면 일상사 이야기가 오가고, 그리고 너가 예전처럼 형을 대하면, 형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겠지. 누군가는 커밍아웃 후 자신의 형에게 아주 두꺼운 동성애 이론서를 갖다주어, 병원에 가라는 소리를 입막음했다는 이야기도 있더구나.

힘 내렴. 현명한 기즈베 군은 잘 헤쳐나갈 거야. 그리고 축하한다.



Israe Kamakawiwo | Somewhere Over The Rainbow

갈라 2005-05-18 오전 04:06

이번 엠티때 가서 기즈베의 진 면목을 본것 같아서 가슴한켠이 뭉클하고, 더없이 나에게는 행복했단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곱고 이뻤단다...동생!!! 잘될거야! 니 뒤에 우리가 있잖아! 끝없이
절망일거 같지만...어느새 보란듯이 일어나 있을거야! 잘될거야!!
술고프면 전화해라! 이언니가 그것 정도야 못해주겠니?
우리 기즈베 ...화이팅!!! 화이팅!!!!!!

동자승 2005-05-18 오전 04:27

좋은 이야기들은 위에 많고 ,동자도 아직 어설픈 상황이라 ...
뭐. 그냥 힘 내요.(기즈베님 힘 내셔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자아자 홧티~~~ㅇ!!

기즈베 2005-05-18 오전 04:52

친구사이 회원분들땜에 제가 힘낼수 있어요..^^
감사드립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되겠죠..^^
언니 동생들 고마워요..^^

하기나루 2005-05-18 오전 05:23

그래여.. 커밍아웃은.. 정말 우리 게이들이.. 넘고 넘어야 하는 정말..
먼길 인거 같아여.. 전 했지만.. 아직도,.. 그산을 그먼길을.. 넘고 있으니까..
언젠가.. 이길이 끝이 날까... 기즈베 형!! 화이팅이예여!!

데이 2005-05-18 오전 06:24

기즈베형 힘내요!!^^

작은오두막 2005-05-18 오전 06:43

힘내!!! 모든게 잘될꺼야.. 다른말은..못해주겠다.아는게 없어서..
화이팅

어글리 2005-05-18 오전 06:47

비 온뒤의 맑은 하늘을 기대하며... 기즈베 화이팅!

도토리 2005-05-18 오전 07:07

언제나처럼 자신을 가져! 기즈베얌~~~

min 2005-05-18 오전 07:23

기즈베형님~화이팅입니다.~~...하기나루님말씀에..공감..ㅠㅠ
저는 이제 희미하게..그 넘어야할 산이 보이네요...ㅠㅠ

2005-05-18 오후 22:52

시간이 지나면 껄끄러움이 좀 가시기도 하고,,아예 생각을 안하게 되기도 하고...커밍이 불편함을 더 주기도 하지만,,알게됬다면..평소처럼 잘 생활하면 되죠. 그리고..커밍됬다고 이반이란 상황 그리 들출일 별로 없게 되기도하고.. ^^영 횡설수설이네요.. 암튼 행복추구를 위해 애쓰세요.

춤샘 2005-05-19 오전 09:07

흠... '행복추구'란 단어에 올인.ㅋㅋ (즈베야 덕분에 오늘 지각했단다. ㅇㅎㅎ 그래도 나 큰소리 탕탕 치며 일하고 왔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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