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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KBS 등 각 방송국 사이트와 언론사 사이트에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회원 여러분과 우리 모임 지지자들의 성원만이 HIV 양성인의 인권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KBS는 HIV 양성인 K씨를 두 번 죽이지 말라

글 순서

에이즈라는 허구를 팔아먹는 KBS
나의 그녀 이야기 분석
여수 에이즈 사건의 뒷이야기
HIV 양성인을 탄압하는 KKK 명단
HIV 양성인 K씨가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들
HIV 양성인을 대신하여 제작진에게 부탁드립니다


지금 내 왼쪽 눈이 심하게 떨리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아 혈압이 오를 때
나타나는 증상이지요. 담배도 벌써 한 갑째 피우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화가
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요 기사 때문이지요.

'에이즈 괴담' 드라마 속으로
[속보, 연예] 2003년 11월 11일 (화) 11:30

[KBS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제작된다. 오는 12월7일
방송될 예정인 KBS 2TV <드라마시티 KBS 극본공모 우수작-나의 그녀 이야기>(극본
동희·연출 지영수)가 그것이다.
이 드라마는 지난 2000년 8월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에이즈 여인'
파문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당시 에이즈에 걸린 한
여인이 지난 98년부터 전국을 돌며 수천명의 남성들과 성관계를 맺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이 여인의 에이즈마저 사랑한 남편 박모씨의
순애보가 더욱 화제가 됐었다.]


에이즈라는 허구를 팔아먹는 KBS

극본을 쓴 동희라는 사람이 누군지 참 궁금합니다. 에이즈라는 소재를 극화시켜
공모전에서 상금을 받은 그의 의식을 해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도 KBS
극본공모에 참가하려고 했었습니다. 여러 다양한 소재 중에서 에이즈는 그 어떤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또 극본을 통해 에이즈의 진실 및 HIV 양성인의 인권을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고민을 해도 이야기 전개가 어렵다는 걸 깨달아야 했습니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에이즈의 과학적, 사회적 진실을 극본에 담는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극본을 포기한 뒤 누군가 반드시 이 소재로 엉터리
글을 쓸 것이란 불길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현실이 된 것입니다. 지난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몇 명의 영화인과 작가들을 만났기 때문에 극본 소재의
빈곤함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들먹일 거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 까닭은 아무리 너절한 극본이라도 사회적 양심을 대변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환기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특히, 드라마는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부분이기에 과학적 진실은 더욱 심각하게 은폐되고, 사회적 편견은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에이즈라는 허구의 문화상품에
속아서 지금 이 순간도 공포에 벌벌 떠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보다 극단적으로 에이즈를 팔아 먹으려는 자들이
존재한다는 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동희라는 사람은 여수 에이즈 사건을
분석하기 위해 분명히 우리 모임에 방문했을 것이며, 눈이 있다면 '에이즈가
없다'고 구체적으로 분석한 글들을 읽어보았을 텐데 단지 극중 흥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에이즈라는 공포의 드라마 상품을 만들어내다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이
점에서 극이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기사에 주목하십시오.

[<나의 그녀 이야기> 역시 택시운전기사 '재수'가 에이즈에 감염된 지 8년된 낯선
여자 '원우'와 하룻밤을 보내고 에이즈에 감염되지만, 그녀를 원망하지 않고 결국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 드라마는 에이즈에 대해 왜곡되지 않고 구체적이고 사실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홍삼이 에이즈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일부 학설과 같이 에이즈에 걸린 두
남녀 주인공이 홍삼을 먹는가 하면 이들의 대사 또한 사실적이다. 에이즈에
감염된 것을 알고 원우를 찾아간 재수는 "너 때문에 세례도 받았다. 에이즈도
전파하고 복음도 전파하고 대단하다"고 말한다. 이에 원우는 "그날 이후 매일
꿈을 꿨다. 결국 살인자가 됐다"고 답한다.]


나의 그녀 이야기 분석

분석 1)
단 한 번의 성관계만으로도 HIV가 감염된다는 설정은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쟁이
에이즈 과학자들도 HIV 양성인과 콘돔 없이 성관계를 가질 경우 HIV 감염이 될
확률은 1/500이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미국 CDC에서 실시한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
콘돔 없이 성관계를 가져도 단 한 명의 혈청 전환(HIV 감염)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HIV에 대해 최근 연구자료는 오히려 HIV라고 불리는 리트로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합니다. 또한 HIV와 에이즈의 상관관계는 단 한 번도 입증된
바 없으며, 에이즈라는 증후군도 의학적 기준 없이 면역저하 질병군을 묶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단 일회성 성관계만으로도 감염이 된다는 비과학적 상황을 전개하는
극본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알고 싶어하지 않을 다수의 대중에게
섹스 = 감염이라는 공식을 주입시키게 될 것이며, 이것은 수천명의 남성과 매춘을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단 한 명의 HIV 양성인도 나타나지 않은 여수 K씨 사례가
반대로 입증하듯 전혀 있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분석 2)
에이즈 예방 단체에서는 HIV 양성인이 에이즈 환자로 전환되는 시점이 10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주장의 허구성은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지 10년이 된 사람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지독한 독성을 가진 항HIV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건강하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통계적 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 근거없이 "너 때문에 세례도 받았다. 에이즈도 전파하고 복음도
전파하고 대단하다"고 말하는 재수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에이즈 = 죽음이라는
형이상학적 공식을 전파합니다. 또한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통해 에이즈 =
죄악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의존하여 시청자의 감성을 자아내려고 합니다.

분석 3)

이 드라마에서는 HIV 양성인이 거리낌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는 가정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관계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콘돔조차 사용하지 않는다는
마초적인 발상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여성이 성관계를 가질 때 남성의 콘돔
사용을 거부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의문은 에이즈라는 사회적
공포에 묻혀 잊혀집니다. 남자 주인공 재수는 문자 그대로 재수 없게 원우를 만나
섹스를 한 것이지요.

따라서 이 드라마에서 원우는 '죽일 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날 이후 매일
꿈을 꿨다. 결국 살인자가 됐다"는 원우의 고백처럼. 시청자들은 원우를 HIV
양성인의 전형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줄거리의 흐름을 쫓아가면 다음과
같은 끔찍한 결론을 맞게 될 것입니다.

1. HIV 양성인은 성적으로 문란함으로 격리시켜야 한다.
2. HIV 양성인의 성관계는 살인행위와 마찬가지이므로 섹스를 못하게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이 드라마가 남긴 결론은 다음과 같은 야만적 사회풍토를 만들게 됩니다.

1. 재수의 직업이 택시기사라는 이미지가 넓게 퍼져 택시기사를 멸시하는 암묵적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
2. 채팅 등으로 쉽게 만나 성관계를 갖는 사회적 풍토와 맞물려 상대방을 'HIV
양성인'으로 의심하는 불안이 증폭되어 에이즈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다.
3. 이에 따라 자살이나 살인 등 각종 사회적 일탈 행위가 급증할 것이다.

분석 4)
[나의 그녀 이야기]는 HIV 양성인의 삶을 왜곡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동희라는 사람은 HIV 양성인의 삶을 마치 운명극의 주인공인양 착각하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적 마녀 사냥이 중단되고, 항HIV 치료제만 복용하지
않는다면 HIV 양성인들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자 각자 훌륭한 삶을 보낼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 모임의 회원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만족스러운
삶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또 실제로 만족스러운 인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희라는 사람은 극의 주인공들이 사회로부터 버림 받아 비극적인 고난의
생활을 거듭하다가 파멸한다는 운명의 가혹함과 두려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간의 사랑은 극의 본질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과학적 왜곡에 근거한 양념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나의 그녀 이야기]는 HIV 양성인 전체의 인권을
침해하여, 이들이 흘린 눈물을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드라마 소재에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수 에이즈 사건의 뒷이야기

[나의 그녀 이야기]가 방송될 경우 가장 크게 정신적 타격을 받을 사람은 2002년
당시 언론과 사법기관으로부터 마녀사냥을 받은 K씨입니다. 너무나도 순진무구한
그녀에게 경찰과 언론, 사법기관들은 에이즈에 대해 조금도 알아보려 하지 않은
채 "수천명과 매춘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단 한 번이라도
섹스를 하면 에이즈에 걸린다."는 희한한 주장 끝에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을
K씨에게 전가시켰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재판장도 K씨에게 유죄를 내린 이유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선언했던 것입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온갖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들을 조작해냈습니다. 그 중 하나가
"K씨의 에이즈마저 사랑한 남편"이라는 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과 마산을
오가면서 K씨와 관련된 모든 주장을 분석했던 단체는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밖에 없었습니다.

기자들은 경찰서에 문의하여 K씨가 살았던 집에 방문하여 남편 B씨에게
유도질문을 하였고, K씨에 못지하게 순진무구한 남편 역시 이에 순순히 대답했던
것이고, 기자들은 상상력으로 기사를 써냈던 게 전부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물의를 저질렀기에 유죄를 받아야 할 자들은 기자들입니다.

K씨 사건을 진상조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B씨가 에이즈에 대해 아는 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설명해줘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멍청한 농촌 무지렁이'라는 K씨 어머니의 힐난이 남편 B씨를 가장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K씨의 에이즈마저 사랑한 것이 아니라
'K씨를 사랑했던 사람'인 것입니다.

지금 현재 K씨는 석방되어 집에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함께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이혼했기 때문입니다. 대대로 남의 땅을 소작하며 살아왔던
남편 B씨의 집이 몰염치한 기자들에 의해 대외적으로 공개되면서 마을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했으며, 이에 따라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K씨는 부모님의
종용으로 이혼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K씨와 남편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이 두 사람의 사연을 알지
못하는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남편 B씨의 전재산은 고작 3백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아내의 에이즈마저 사랑한 남편'이라는 기사가 아내와 남편을
갈라놓았다는 걸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일까요?

K씨의 부모님은 우리 모임의 후원도 모두 거절한 채 "앞으로 전화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사회적으로 매장된 딸과 한층 강화된 국가기관의 감시로 인해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경성 노이로제가
겹쳐 지병이 악화된 K씨의 어머니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버지, 남매 사이를 의절한 남동생 그리고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며 집에서 제2의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K씨에게
지옥같은 시간은 죽는 그 날까지 정지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엽기적으로 각색한 드라마 [나의 그녀 이야기]가
방송된다니 K씨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동희라는 이름의 극작가나 연출을 맡은 프로듀스 또 심사위원들은
여수 에이즈 사건의 진짜 결말을 알고 있을까요.

1년 뒤 다시 이 사건을 후속 취재한 각 언론사 기자들은 여수 에이즈 사건이
'에피소드'에 불과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K씨와 관계한 또는 여수를
비롯해 그녀가 살았던 도시에 살았던 남성들 중 단 한 명도 혈청이 전환된 사례가
없었다는 기사가 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여전히 감춰져 있습니다.
K씨가 담당 공무원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경찰이 "섹스에 미친 여자"라는
편견으로 그녀를 조사했으며, 재판부는 인신매매를 당하여 강제적으로 매춘을
하게 된 K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것 등등.


HIV 양성인을 탄압하는 KKK 명단

내 입에서는 욕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나의 영혼을 짓누르게 될
부정적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감정적 분노가 앞서기 때문입니다. 곧 이성을
되찾아서 컴퓨터 앞에 앉아도 이번에는 눈이 파르르 떨립니다.

동희라는 사람을 포함해서 이 드라마 제작에 관여한 사람들에게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생각하고 이야기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건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단지 눈요기감으로 전락한 HIV 양성인의 인권 침해는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또 K씨와 B씨의 인권을 철저하게 파괴한 KKK 무리들은 자신들이 도저히
씻기 어려운 큰 죄를 짓고 있음을 각성해야 합니다. 바로 이들!


. 순박한 공장 노동자이자 아이의 엄마인 K씨를 술집에 보낸 거지같은 첫 번째
남편
. 그녀를 인신매매하고 성폭행했던 부산의 깡패
. 인천의 매춘가로 그녀를 팔아넘기려고 하다가 실패하자 K씨와 그녀를 보호하던
선량한 사람들을 엿먹이기 위해 보건소에 고발한 두 번째 인신매매범 그 자
. K씨를 억류한 채 손님을 받게 하고 임금을 갈취했던 포주 놈
. K씨를 폭행하고 수갑까지 채운 공무원 일당 (폭행죄, 경찰관 사칭죄 등)
. 이 공무원들에 의해 수갑이 채인 상태에서 끌려 온 그녀를 긴급체포한 경찰
(직무유기)
. K씨와 남편을 헤어지게 만든 문제의 기사 [아내의 에이즈마저 사랑한 남편]을
쓴 잡지사 기자 놈 (K씨 부부가 살던 마을 사진을 대문짝하게 실음.)
. K씨를 마녀사냥의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섹스에 미친 여자"라고 열심히 칼질한
언론사들
. 에이즈의 과학적 진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
. K씨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을 때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기는 커녕 오히려
이 사건  을 기점으로 더욱 기세등등해진 에이즈 예방단체들
. 매춘 여성과 콘돔 없이 섹스를 한 뒤 켕기는 게 있어서 K씨를 사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철 없는 남성들.
. K씨의 사회적 무덤에 날카로운 십자가를 꽂는 [나의 그녀 이야기] 제작진들.


앞으로 몇 명이 더 자살해야 이 죽음의 신화가 종말을 보게 될련지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미 언론과 사법부에 의해 두 번 죽임을 당한 K씨는
아마도 속죄양의 운명을 타고 태어났나 봅니다. 내가 알고 있기로 그녀는 30세도
채 되기 전에 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자살했어야 할 상황을 수 없이 견뎌왔던
것입니다. 연약하고 마음 여린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죽고 또 죽고,
죽어서도 죽는 악순환을 거듭하며 살아왔기에.

생각해보니 그녀가 바보같이 마음 여린 영혼의 소유자이기에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신을 때린 공무원을 용서하고, 몇 년 동안 가둔 채 매춘을
강요한 포주도 용서하고, 그녀를 인신매매했던 인신매매범 역시 용서하고, 또
지난해 그녀를 인신매매하려다가 K씨가 구속되는 바람에 실패했던 그 나쁜 놈마저
용서하는 등등 그녀의 영혼을 찢고 자궁을 탐내고 육체의 곳곳에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을 남긴 자들을 모두 용서했습니다.

심지어 그녀를 술집에 보내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빼앗은 첫 번째 부랑자
남편조차도. 그런데도 이 사회는 K씨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혈안 되어 있습니다.
HIV=섹스=사랑이라는 이상한 공식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도대체 언제까지 K씨가
이들을 용서해야 할까요?


HIV 양성인 K씨가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들

다음은 2002년 9월 7일 K씨가 내게 보낸 편지에서 여러분께 읽어드리고 싶은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맞춤법이 엉망이지만 일부러 교정하지 않고 원안 그대로
싣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발췌되는 것을 K씨가 용서하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편지 잘 받아습니다.
오래만에 바라씨에 편지을받아 반갑고 기쁘니다.
고맙습니다.
저을 생각하고 또 편지을 적어 보내어주시니 고맙습니다.
...
저는 마음이면 몸이면 만이 지치때로 지처 말을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 꿈이 이루어지수이슬까요?  
(그 전 편지에서 K씨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
저는 구지 생각하고 싶지은 안아요!
지금은 안이 두달이든 석달이든 기다리게요!
항소에서 두달이 깍기고 또 기다리은대
한달한이 두달이 걸여요!
구지 기다리다고 하여 세상이변하지지은 안하요!
지금 이시간부터 마음을 비우고 살례요.
우리은 이제가지 저이 남편이난 저난 똑가치 살고 똑갓튼 행동은 안이지만
항상 기다리게다고 생각하고 이은
우리 남편에게 보림을 주고 행복을 주고 싶은 생각이지 아무 이유없서요.
(우리 모임에서는 항소를 준비 중이었다.)
...
지금은 다 용서해주고 싶어요!
그런이 바라씨도 저에 말에 동감하여 주십시오.
꼭 부탁입니다. 그것스로 끝을 내고 싶어요!
저도 여기서 그만두고 싶어요.
(우리 모임은 K씨를 폭행한 공무원과 그녀의 집 위치를 대중에게 공개한 언론사
및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고,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탄원서를
넣었는데 이것을 중지해달라는 요구였다. 그리고 K씨는 창세기 제5장이라면서
글을 인용하여 보내주었다.)
...
아담이 자손의 계보가 이러하니라.
하나님이 이 사람을 창조 창조하실때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 하셨고 그들이 창조되던 날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보을 주시고
그들의 이름을 사람이라 일컬으셨더라.


HIV 양성인을 대신하여 제작진에게 부탁드립니다


드라마 제작을 당장 중지하십시오. 그리고 K씨 사건의 진상을 다시 검토하시길
강력히 요구합니다. 이제는 영혼마저 말라죽어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는
비극적인 여성을 뭘 어쩌겠다고 거듭 매장하고자 합니까? 이것은 죽은 사람의
시체에 매질을 하고 불태워 없애는 형벌보다 더 끔찍한 사회적 폭력입니다.

KKK도 자신들이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사랑과 자유의
전도사라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자유는 흑인을 노예로 삼을 자유,
백인의 권리만을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이처럼 가뜩이나 에이즈에 대해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K씨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는 HIV 양성인에 대한 인권을 쓰레기통에 처박는 수습하기 힘든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땅의 헌법에서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유는 인간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권리를 훼손할 수 있는 또한 제작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반드시
짓밟히게 될 K씨를 포함한 HIV 양성인의 권리는 누구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KBS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입니다. 그렇다면, 드라마 제작 및
심의절차, 규정은 보다 국민적이어야 하며, 크게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헌법의 기초 아래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제작자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사람답게 살기'를 진심으로 바랬건만, 뜻대로 되지 않고 지난 28년 동안
오로지 탐욕과 거짓으로 점철된 오욕의 질곡에서 희생당한 비련한 여성이 가진
유일한 재산인 인권은 그냥 역사 속에 온전히 보존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비록 지금은 에이즈 가설 및 이에 대한 왜곡된 사회관념이 팽배하여 K씨가
고통받고 있지만, 멀지 않아 과학적 진상이 완벽히 규명될 때 제일 먼저
명예회복을 받아야 할 주인공이 바로 K씨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까지 HIV 양성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정당한 과학적 논쟁이 진행될 때 우리는 [나의 그녀 이야기]를 포함해서
K씨를 마녀사냥했던 모든 인물과 단체를 반인륜혐의로 고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도 나중에 역사적 증거가 되며, 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기소장으로
영구히 남을 것입니다.

제발, 중지하십시오. 그리고 우리 모임에서 출간한 책 [에이즈는 없다]를
읽어보십시오. 또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인 에이즈 정보를 더 많이 찾아
검토해보기를 다시 또 한 번 기대하는 바입니다. 또한 만일, 앞서 글이
불쾌했다면 너그러히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형제, 자매가 부관참시를
당하게 된 마당에 여유있게 글을 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악마도 사랑을 이야기하듯이 당신들도 K씨의 비극을 분홍빛 드라마로
창작하더라도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음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http://noaids.co.kr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
bompt@jinbo.net (인권모임 대표 메일 주소)
에이즈는 없다/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 펴냄/휘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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