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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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이 줄이어 통과시키고 있는 동성결혼법의 핵심은 바로 애비와 이디스 같은 동반자 관계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서로 돌보고 의지하는 동거 파트너 관계가 기존의 가족 관계와 다를 바 없음을 인정하고 안정성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상속과 건강보험 수급권, 배우자 입원 때 병원 면회권 등이 주를 이룬다. 이 법은 또한 동성 커플의 양육권을 보장하고 있다. 입안을 주도한 토비라 법무장관은 “이성 부부가 동성 부부보다 아이 성장에 더 나은 조건을 보장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며 아이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성인 커플의 소망을 성적 지향성을 이유로 묵살할 근거가 없음을 명기했다. 이 법안과 관련해 정자은행을 통하거나 다른 여성의 자궁을 빌려 시험관 아이를 낳는 출산의 윤리도 논란이 되었다는데 사실상 이 문제는 동성결혼 이전에 이성애 불임부부들의 문제였다. 


(...)


유럽의 동성결혼 합법화 소식을 들으며 성소수자의 시민권 문제가 얼마나 긴밀히 우리 모두의 생존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남성 부양자와 전업주부 아내, 자녀 둘로 구성된 이성애적 핵가족 제도는 급속히 붕괴하고 있고, 그 와중에 재혼·비혼·동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출현하고 있다. 이러한 삶의 방식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질서를 만드는 것이 격변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내야 할 일이다. 압축적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더욱 ‘핏줄’에 매달리게 된 한국의 주민들은 관용적이어야 할 시점에 오히려 더 강박적이고 획일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봄과 환대의 지수를 높일 때다. 밥을 나누고 서로를 돌보는 내 동반자(들)는 누구인가?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745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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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동성결혼 관련 기사 중에 가장 공명되는 바가 있어 여기에 올려봅니다. 


동성결혼의 문제가 "동반자 관계"의 보장에 있고 그것이 동성애자 이외에 

이성애 불임부부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라는 부분이 특히 와닿습니다. 

동성애 문제가 비단 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이렇게 "모두"의 문제에 매여있다는 점을

설득력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좀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게시판에 처음 올리는 글이 되었군요.

모두들 반갑습니다. ^^

루치오풀치 2013-03-06 오전 04:49

안녕하십니까. 흥미로운 기사를 잘 읽었습니다. 오늘 날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동성결혼의 합법화 움직임은 어쩌면 소위 "68세대"로 불리는 진보적 자유와 인권 운동의 정점을 이루었던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성에 대한 관점과 가족 관계의 변화가 이제 법적 근거 기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래 걸렸죠?

가족의 의미를 "남-녀-아이(들)"로 한정하려는 보수적 정치세력은 엄연히 차별금지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들의 결혼을 은연중 차별하는 법안들을 통과시켜 왔습니다. 항상 하는 소리가 "남-녀-결혼"의 소중함을 보호하겠다는 주장이었죠 (뭐가 그렇게 소중해서 보호까지 하겠다고…). 그런데 그런 차별 법안들이 전통적 "남-녀-결혼" 이외의 가족 관계 까지 통체로 차별하게 되는 부작용이 적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불임부부 뿐만 아니라, 미혼모, 이혼한 부부, 사별한 부부까지 말그대로 대다수에게 까지 불리하게 적용됨으로 인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짐으로서 보수적 정치세력조차 그냥 그대로 놔둘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래도 성소수자들이 가야할 길은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스도 시민연대협약에서 결혼 합법화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고, 독일은 등록 평생 동반자에서 여전히 안주하는 상태입니다. 아직 "정식" 결혼은 아니죠. 결혼 합법화까지는 독일도 또 한참 시간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였던 나라가 스페인이였죠. 천주교 국가인 스페인은 중도 단계인 연대협약이나 동반자 관계를 건너뛰고 바로 성소수자 결혼을 허용했습니다. 천주교 측에서 엄청 반대하고 나섰지만 좌파 정권이 준비해 뒀던 법안을 정권이 보수파로 바뀐 이후에 그냥 통과시켰습니다. 역시 화끈한 사람들입니다. 이태리는 몇년전에 스페인 처럼 바로 성소수자 결혼 법안을 준비하다가 중도하차 하였죠? 바티칸 뿐만 아니라 조용히 입닥치고 살던 무솔리니 시절 파시스트들까지 결사반대하고 나선 바람에 법안을 취소했습니다. 별로 화끈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원래 하려던 말의 핵심은 해외서 지금 이루어 지고 있는 성소수자 결혼의 합법화 움직임은 60년대 부터 뿌려진 사회적 변화의 움직임 씨앗이 오늘에서야 그 열매를 맺는 것이라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우리도 힘내서 사회적 변화에 가속을 붙이면 언젠가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희망해 보는 바입니다. 모두들 힘내시길!

언급하신 영화 "더 월 (원제는 "if these walls could talk"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의 첫번째 에피소드가 1961년에 시작되는 것은 1968년 데모(마틴 루터 킹이 사망하던 해였죠?)의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 가던 60년대 초에도 여전히 성소수자들의 존재 의미를 암묵적으로 무시하던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던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볼만은 했는데 김이 좀 빠지는 편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는 샤론 스톤과 엘렌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군요).

박재경 2013-03-06 오전 05:04

좋은 기사 잘 읽었어 ㅎㅎ
다른 사람이 쓴 글이나 기사를 인용할 때 "지적재산권 문제" 가 있어서
글 내용은 요점만 정리 요약해주고 링클 걸어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터울

잘 지내고 다음 정기모임에서 봐

터울 2013-03-06 오후 21:21

앗 수정했습니다. :) 다음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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