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지금 코러스보이님이 대표님하던 2003년에 첨으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라는 걸 참여했어요.
그전에는 수영모임에만 나가고 종로에서 술먹는 정도였거든요.
근데 수영모임에서 단체로 퍼레이드 때 옷 맞춰 입고 라인댄스를 하니 저보고 같이 참여하자고 하더군요.
못한다고 말하기가 그랬어요. 제가 데뷔해서 이것저것 많이 신세진 언니들이 하자는 것이기 때문이었죠.
한달 정도 연습실을 빌리고 본격적으로 연습을 할 때도 과연 내가 길바닥에 나서서 나 게입네 하며 이 춤을 출 수가 있을까, 도리질이 쳐졌죠.
솔직히 마지막에 적절한 핑계로 빠져나갈 생각도 무진 했었구요.
어찌어찌 퍼레이드 날이 되었고 나시와 핫팬츠의 복장(?)을 갖춰입고 준비를 하는 동안 앞이 캄캄했어요.
아 드디어 내가 일을 저지르는 구나.
출발하고 몇 발 뛰면서 동작을 취할 때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온갖 걱정과 기우는 점점 벅차오르는 울컥함으로 바뀌었답니다.^^
종로 길바닥에서 내 존재를 첨으로 드러내고 과감한 동작을 취하면서 드디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느꼈다고나 할까? 왜 영화제목 있잖아요. ‘처음 만나는 자유’
그 날의 감격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나름 즐겁게 살아가게 된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네요.
참여하고 싶은데 망설이시는 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 보시길..
막상 저지르고 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큰 울림으로 남는 것들이 꽤 된답니다.
인생의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수 |
---|---|---|---|---|
11324 | 변태가 무엇이던냐?! +5 | Timm | 2009-07-28 | 586 |
11323 | BT,IBM -성적소수자에 가장 친화적 기업 +1 | queernews | 2009-08-04 | 586 |
11322 | 으...으이이잌!! +4 | 흑막상자 | 2011-06-07 | 586 |
11321 | 꽃미남과 함께 돌아온 스타트랙 | 예고편매니아 | 2008-11-21 | 586 |
11320 | [악! 법이라고? ⑤] 용산 참사 +1 | Timm | 2009-01-25 | 586 |
11319 | 네팔, 관광객유치 박차..성적소수자 '환영' | 기즈베 | 2010-04-22 | 586 |
11318 | 여성문화예술아카데미 9월 개강(연극, 춤, 미술, ... +4 | 여문 | 2004-08-21 | 586 |
11317 | [국제] "동성애자 결혼불허는 위헌" | queernews | 2005-03-16 | 586 |
11316 | 늦었어요, 어서 뛰세요 +2 | 앙드레 대교주 | 2005-04-02 | 586 |
11315 | 다들 주말 잼있게 보내셨는지^^ +3 | 하기나루 | 2005-05-23 | 586 |
11314 | 그래도 번개는 지속된다. +6 | 춤샘 | 2005-06-03 | 586 |
11313 | 아 놔~ +7 | 지식in 知識人 지식人 | 2006-02-05 | 586 |
11312 | 나 홀로 춤을 +4 | 박재경 | 2012-05-29 | 587 |
11311 | 지보이스 4회 정기공연 준비단 모집합니다!! +5 | 기즈베 | 2009-07-20 | 587 |
11310 | 운하 반대 서명합시다 | 가람은가방끈아님 | 2008-01-07 | 587 |
» | 길녀의 추억 +2 | 라이카 | 2010-06-10 | 587 |
11308 | 일상으로 돌아와서.. +4 | 난나야 | 2004-06-22 | 587 |
11307 | 12월1일 HIV/AIDS 감염인, 환자 인권사망 선고 기... | 동인련/ 친구사이 | 2004-11-30 | 587 |
11306 | 친구사이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요! +5 | 민우남편 | 2005-05-14 | 587 |
11305 | 분홍신 천원에 보실분~!!![마감] +19 | 차돌바우 | 2005-06-30 | 587 |
살다보면 하늘이 무너져도 못 할 것 같은 일들, 죽어도 못할 것 같아 미루게 되는 일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저는 그 중 백가지 정도를 저질러 봤는데... 하늘도 안 무너지고 죽지도 않았어요.^^ 혹시 아직도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좀만 더 용기를 내세요. 그냥 묻어가면 된다능~~~^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