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성장과정” 가르친 레즈비언 교사 해고
호주의 한 레즈비언 교사가 초등학생들에게 “동성애는 성장과정에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가르쳤다는 이유로 해고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호주 일간지 디에이지가 최근 보도했다.
호주 빅토리아 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이 교사는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듣는 성교육 강의에서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밝힌 뒤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이같이 설명했다.
교사는 이후 학생들한테서 강의 내용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에게서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학교에서 해고됐다.
교사는 실직 뒤 디에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동성애자 교사들을 대상으로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며 “학교가 ‘모든 사람이 직장에서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사를 해고한 일이 부당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해고당한 교사의 모교인 멜버른사범대학의 학장은 “학교가 교사를 해고한 것이 석연치 않다”며 “학교 측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신타 알렌 빅토리아 주 교육부장관도 “이번 일은 인간의 평등권을 위반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학교가 강의 내용의 일부분을 빌미로 레즈비언 교사를 해고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호주 성·건강·사회연구소의 연구원 앤 미첼은 이와 관련해 “사실상 호주 공립학교들은 아직껏 ‘동성애 공포증’을 드러낸 적이 없다”며 “지금 호주의 거의 모든 학교들이 동성애자 교사 문제를 놓고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호주 학교에는 상당수 동성애자 교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에이지는 “이번 레즈비언 교사의 해고에 대해서 부당성을 제기하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지만 해당 학교는 전혀 교사의 복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용진 호주 통신원
http://news.media.daum.net/foreign/others/200503/17/m_daum/v86126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