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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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시작되고 얼추 10년이다. 많은 성과들을 이루어냈다.

언론에 비일비재해 있던 동성애자들에 대한 오도들을 많은 부분 교정하고 팽배해 있던 ‘호모포비아’을 많은 부분 해소하고 있다. 동성애자들 또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쟁취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 속에 성소수자위원회라는 정치조직을 발족시킨 결과물은 더더욱 인상적이다.

이제, 막연한 호모포비아적 주장들은 이성과 담론에 가로막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황색저널리즘 가득했던 매스미디어들은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저들은 이제 ‘동성애’라는 말로 동성애자들을 “마녀사냥”하기에는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사회는 또 다른 방법으로 동성애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동성애자를 마녀사냥하기 시작했다. 청소년의 가출, 성행위, 그리고 성매매를 떠들썩하게 보도하며 더 이상 실효성을 잃어버린 동성애에 대한 공격을 다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단순히 청소년동성애자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어딘가 찜찜하다.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공격은 다시 말해 동성애자 전체에 대한 공격이며,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방식과 담론을 구성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심각한 정치적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동성애라는 성정체성 전체를 방어하기 위해서도 ‘청소년의 동성애’는 충분히 고민되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친구사이등, 단체들 모두가 꾸준히 청소년 동성애자들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며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논의의 주체와 대상의 혼란 속에서 확고한 입장과 담론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더 이상 ‘청소년 동성애자’의 문제를 방기할 수 없는 때가 왔음을 인식해야한다.

우리는 감히, 청소년에게 이래야한다. 이래야 옳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요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성인 동성애자들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성인동성애자들 조차도 대안적 모델에 실패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성인동성애자들은 청소년동성애자들을 방어하고, 청소년들이 스스로 호모포비아적 가치관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삶을 일구어 갈 수 있는 담론과 대안을 생산해내야 하는 것은 자신들의 몫임을 분명히 인식해야한다.

나는 이번 토론회가 11주년 기념 토론회라는 단발성, 연례성, 기념행사 형태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앞서 말한 정치적 배경 위에서 심각하게 고민되어진 결과물로서, 그리고 그 시작의 하나로서 준비되었기를 기대한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청소년동성애자의 사회적 위상, 커뮤니티에서 위상, 커뮤니티가 청소년동성애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실질적인 전략 전술적 결과물을 생산해내기 위한 예비작업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끼리끼리가 진행해온 ‘반성폭력네트워크’나 ‘아웃팅 방지 캠페인’라는 프로그램을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하고, 절실한 문제들을 중심으로 좋은 커밍아웃을 위한  ’안전한 커밍아웃 캠페인‘, 적응할 수 없는 주변환경(가족,친구, 학교등)과 그것에 대응하는 기준을 제시해줄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해보는 프로그램, 가출방지를 위한 프로그램, 성에 대해 접근하는 진지성과 자기존엄을 고취시키는 프로그램.....등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운동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성인동성애자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청소년동성애자들을 방어할 수 있는 이론을 논리적으로 만들어 정리하고, 청소년 동성애자 스스로 성을 말할 수 있는 담론을 생산해내며,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모델들을 생산/제시해야한다. 나는 이것이 성인동성애자들과 동성애자 커뮤니티 전체가 청소년동성애자들을 위해 해야할 ‘의무’이며‘책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성인동성애자들은 더 이상  “간섭과 충고”라는 위험한 줄타기 위에서 망설이거나 방기하지 않고, ‘해야할 일’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토론회와 포럼들이 단순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운동으로 결과를 생산해내길 기대해본다.

모던보이 2005-04-04 오전 06:30

바쁜 시간에도 어제 토론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동성애자 커뮤니티에 내부에서 느껴지는 외부 위협에 대한 '주관적인 트리밍'과 현재 청소년 성담론을 둘러싼 제반 사회권력의 양태에 대한 '분석'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을 듯 싶습니다. 청소년 동성애자 마녀사냥이란 개념 규정은 현재의 한국 사회구성체의 '생권력'이 재조정, 재구성하려는 청소년 성담론에 대한 전체적인 조감도를 단순화할 수 있는 위험, 자칫 권력의 양태를 도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최근의 국가권력과 언론의 관심과 끊임없는 감시는 한국사회의 청소년 성을 전체적으로 재규율하려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발제문에도 그렇게 적시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대항 담론 또는 대안 논리 계발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십분 공감하는 바입니다. 본글에서 말씀하셨다시피 저 역시 요런 토론회나 포럼들이 지속적으로 쌓아올려지고, 훨씬 더 능동적인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기를 바래봅니다. 친구사이에서도 서서히 그런 맵들이 그려지고 있는 것 같더군요. 많이 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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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