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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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문 2005-04-02 23:16:58
+0 562

03.11.19  여의도에서








한평생 피땀으로 매었던 논고랑 밭고랑보다 더 깊은 골이



어찌, 이마에 그대로 얹혀있나요 농부님



우리 아버님 어머님...



이걸 '세월이 그랬다.' 고만 말하는 거짓말쟁이 있다면



전 그 사람 뺨을 후려치고 말테에요.




'wto 반대'   '민족농업 사수!'



이마에 질끈 동여 맨 새하얀 머리띠보다 더 하얗게 세어버린 백발



목표점 없는 눈동자로 허공을 서글프게 바라보시는



저 칠순 아버님 더러 '왜 찬바닥에 이러고 계시냐' 고



참 바보같은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이 땅 사람이 아닌 거예요.




평생을 허리 휘도록 땅 뒤집어 먹여 놓았더니



이젠 이렇게 말하네요. 그들은.



'농사는 돈이 안돼'   '국가경쟁력이 중요해'



아, 그들은 이제 쌀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가 봐요.



양놈들의 밀가루에 맛이 들어 그런가요?




농민더러는 '농사짓지 말아라'



노동자더러는 '이젠 나가라'



이땅 대다수인 농민 노동자 다 죽이고서



누구를 위한, 대체 무엇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저들은 지금도 '정치'  니  '개혁' 이니 개나발을 불고 있는가요?



청와대 국회의사당은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인가요?




밀려드는 외제 농산물에



밀려서 밀려서,



이젠 발가락 끝만 간신히 백척간두에 올려놓고 있는



저 성난 농부님들의 함성을 애써 외면하는 자들이여!




'민심은 천심이다' 했는데,



'노동자 농민' 을 빼놓고서 무슨 민심이 따로 있는가요?



아 그렇군요... 제가 미처 몰랐나 봐요.



당신들은 아마, 미국민 일본민을 포함해서,



아니, 먼저 셈하고 있나 봐요. 그쵸?




미국민 일본민 우선으로 셈하는,



매국과 폭정과 비리로... 나름대로 바쁘신 나랏님들아...



새파랗게 젊은 전경 시켜서



백발성성한 아버님 어머님 방패로 내리찍어 울게 하는



아, 배은망덕한 배신의 땅의 지배자들이여!  아메리카여!



'열심히(?) 일한 당신들이 먼저 떠나세요'



그럴 차례예요 이젠.







*  05.04.01.



FTA 한칠레무역협정이 발효된지 1년이 되는 오늘,



온갖 국제투기자본에 빗장을 활짝 열어젖히는 요즘,



내 고향을, 우리 농민을,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모는


이런 정신나간 일이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똑똑히 지켜보리라



두눈 부릅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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