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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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 2004-06-26 02:52:41
+3 572
우리는 날씨가 좋을 때면 산책을 즐기지만,

춥거나 흐릴 때면 집 안에서 서로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낸다."다른 부부들도 이럴까요?"

그가 밝고 경쾌한 노래를 부르면 나는 그의 주위를 뱅뱅

돌면서 사뿐사뿐 춤을 춘다. 이렇게 노래를 하고 춤을 추다

지쳐 잠자리에 들 때마다 꼭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 감사해요, 고마워요."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며 손을 마주잡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메일을 확인했고....

누군가가 보낸 이메일중 하나의 내용이었다.

누굴까...란 궁금증보다는....

그저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알게되고...사랑을 느끼고...

함께 밥을 먹고...잠을 자고...여행을가고....싸우고...

담배피우다가 문득....

밥먹다가 문득....

커피마시다가 문득....

늦잠을 자고난 아침....정신차리려 담배한대 피워물다가 문득,...

아직도 그 사람의 목소리와,..냄새가....

내게 올때면.....난 그저 피식웃어버리곤한다.

아직은...적응이 안되나보다....

아직은.....그 사람이 금새...저문을 열고 들어와....

나직이 내 이름을 부를것만같아....멍하니...문을 쳐다보곤한다.

내 나이...스물살땐.....내 나이 서른즈음되면...

정말...모든걸 다 알아버릴것만같았다.

내 나이 스물에도...세상 모든이치는 대략 내 머릿속에 있다

오만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서릉즈음되어...그땐...세상의 이치를 다 알게되고나면...

무슨재미로 세상을 살게될까.....참 재미없겠다..싶었었다.

하지만...서른 가까운 나이가 되면서....

다시...스물의 그 푸릇한 동경이 그리워진다.

나이 서른에 대한 동경....

언젠가는 우리서로...떠날때를 알고는 있었다.

다만...그때가 지금이 아니길 바랬던것같다.

그리고..난....아직도...그것을 인정하려 하지않는다.

하지만....시간이...지나고나면.....좀더지나고나면....

그냥.....한번웃고 넘어갈수있지않을까....

언젠가...예전에...누굴사랑하고난뒤에도...

그랬던것처럼....

그사람은...아직 나보다 나이가어린 그사람은....

아직은...모르는것같다.

지금은...우리 몸이 떨어져있어...그저 서로를 그리워할뿐이라..

그리 생각하고있는것같다.

나 역시도 그리 믿고싶지만.....

시간이...우리 두사람을 다른길로 밀어넣어버린다면....

그러면 우리 서로의 마음속에...머릿속에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아닌...

또다른 사람이 되고말것이란것을...이미경험으로 난 알고있다.

하지만...부정할 필요도...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다.

부정한다고해서...호들갑스럽게...슬퍼한다고해서...

달라질것은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이미...너무도 잘 알고있기때문이다.

  

SbyM 2004-06-26 오전 06:12

너무 가슴에 와닫는다. 흑흑.

피터팬 2004-06-26 오전 09:50

나도...
슬프다...
가슴아프다...
연우야 힘내.

참사랑 2004-06-26 오후 17:08

가슴시린 사랑도 해봐야 참사랑의 의미도 깨닫게 되지요..그래도 행복한 모습으로 와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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