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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영상물등급위원회는 청소년 보호를 빌미로 동성애혐오를 조장하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시정하라!


지난 11월 9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 <친구사이?>가 "영상의 표현에 있어 선정적인 부분은 성적 행위 등의 묘사가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표현이 있기에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영화.(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라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


우리는 영등위의 판정이 동성애혐오에서 비롯한 동성애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영등위는 <친구사이?>의 주제 표현의 유해 정도를 ‘다소 높음’으로, 선정성과 모방위험의 표현정도를 ‘높음’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친구사이?>의 성행위 표현 수위는 다른 15세이상관람가 영화에 비해 절대 높지 않다. 무엇보다 영등위가 이 영화의 모방위험 정도가 높다고 규정한 것은 동성애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드러낸다.


선정성에 대한 판단에서 영등위는 명백히 이성애를 표현한 영화와 <친구사이?>를 차별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나아가 영등위의 판결은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고 있다. '청소년 보호'를 자신의 주요한 존재 이유로 내세우는 영등위는 과거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똑같은 논리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편견은 오래 전부터 국가가 조장해 왔다. 1999년 제정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은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서 동성애를 변태성행위로 규정했었다.


그러나 동성애는 모방이나 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인간 역사는 인간의 섹슈얼리티가 다양함을 보여준다. 동성애는 변태성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적인 삶이며 애정의 형태다. 동성애를 그린 영화가 모방위험이 있고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말은 동성애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며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것이다. 진정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은 이번 영등위 판정 같은 동성애 차별과 편견이다.


동성애 차별과 편견 때문에 수많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혼란과 자괴감으로 고통 받을 뿐 아니라 동성애혐오에 의한 폭력에 시달린다. 이로 인해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흔히 사회적․정서적 고립을 경험하며 이성애자 청소년보다 낮은 자아존중감을 갖게 된다. 청소년 동성애자들의 우울정도와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은 동성애 차별이 낳는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보호법의 동성애 차별조항을 삭제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 그 결과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서 '동성애'를 삭제하도록 권고했고 2004년 삭제됐다.


그러나 이번 영등위 판정이 보여주듯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편견은 계속돼 왔다. 아직도 많은 포털사이트가 ‘동성애’, ‘이반’ 등의 단어를 성인검색어로 지정하고 있는 것도 그런 편견에 기초한 것이다. 청소년 동성애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동성애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규제와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친구사이?> 제작사와 감독이 영등위의 불공정한 심의 결과에 불복하고 항의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은 정당하며 지지받아 마땅하다. 동성애자 인권과 평등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영등위의 동성애 차별 판정에 항의하는 행동에 지지를 보내 줄 것을 호소한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모든 형태의 동성애혐오와 차별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


영등위는 동성애를 차별하고 동성애혐오를 조장하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시정하라!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혐오를 조장하는 사회야 말로 모든 청소년에게 유해하다!


2009년 11월 11일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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