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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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로 2003-11-30 16:24:05
+2 1197
집에는 잘들 들어가셨는지요.
HIV행사에 월례회의에 에이즈 예방 캠페인까지 모두 훌륭히 치뤄내시고 도리어 저에게 힘들지 않냐고 걱정해주시던 회장님께 다시금 수고하셨단 말씀을 드립니다.

인간의 기분이란 이리도 쉽게 변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었을까요.
사카모토 류이치의 rain을 들으며 밤을 새고 약간은 졸린 눈을 비비며 종로로 나서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고, 평소와 같이 신아산 빌딩의 계단들은 올라가는 발걸음은 즐거웠고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흘러나오는 공기는 여느때와 같았습니다.
약간은 당혹스러웠던 일이 있었던 HIV행사도 힘든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인사동에서 먹었던 저녁은 긴 밤 지새우며 쓰린속을 달래주었답니다.
하나 둘씩 빈자리가 사라져가는 월례회의시간은 금새 흘러갔고 에이즈 예방 캠페인도 여느때처럼 순조로히 흘러갔습니다.
즐거웠던 뒷풀이가 끝나고 집에 가기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던 시간...갑자기 문득 술이 더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어느시간부터였을까요...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씩 무너지던 모래성이 한번에 무너지듯 제 마지막 평정심도 그리 무너졌습니다.
울고싶었습니다.
울다 지쳐 길바닥에 쓰러져도 좋을만큼 울고싶었습니다.
눈물샘이 말라 비틀어져 붉은 피만을 뱉어내도 좋을만큼 실컷 울고싶었습니다.
깜밖이는 파란불을 무시하고 술을 더 청하기 위해 자주 가던 그곳에 갔습니다.
애써 지은 웃음은 어색하기만 했고 걱정하시는듯한 말씀에 회답할수 있었던 건 애써 짜낸 서글픈 미소뿐...
평소에는 시키지도 않던 소주를 시키고, 오늘은 이렇게 취해가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 틀렸었나 봅니다.
저는 울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울고싶지 않았습니다.
언제나의 변덕이었을까요.
토끼인형을 사러간 장난감 가게에서 강아지 인형을 들고 나오는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금방이라도 흘러넘쳐 터질것만 같았던 제 마음도 한없이 즐거워졌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너무나도 좋은 이들이 곁에 있기에 나는 울지 않을것입니다.
그들에게 안내해준 운명에게 나는 다시금 감사할것입니다.

뱀발. 언제나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그냥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적었습니다.
뱀발2. 아까 계셨던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이런사람들을 앞에 두고 어찌 울고싶어진다 하겠습니까. 저는 좀 더 커야되겠어요

내의녀 시연 2003-12-01 오전 00:32

야!!! 이쁜영로야 힘내~~~

MC 몸 2003-12-01 오전 00:46

음..저 역시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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