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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상담
성소수자이거나 혹은 성별표현이 달라서 혹은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차별은 부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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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게이가 맞습니다. 남자좋아하고,남자한테 흥분하고요ㅠ 여자아무리봐도 전혀 흥분되지 않아요.
예전엔 게이란것에대해 크게 신경쓰지않았던것같아요. 왜냐 학생땐 그저 공부만했으니까요. 게이 이런거 신경쓸여유가없었죠.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가고 20대가 되니 나도 사지 멀쩡한 남자인데 당연히 섹스를 하고싶죠.. 안마방에가든 업소를가든 할순있겠죠.. 근데 여잘보면 전혀 전혀 흥분도안돼고 그냥 지루한 장편소설책보는느낌? 이래요 ㅠ 그렇다고 남자하고 섹스하고싶지도 않아요. 야동도 게이물을 조금 볼때도 있지만 거의 일반물을 보고 흥분을 느껴요..'아 내가 저기 저 남자라면.. 나도 정상적으로 여잘 좋아해서 여자한테 흥분해서 여자하고 섹스하고싶다..' 이런 맘이 간절히 들어요. 여자 나체사진을 보고 '제발 제발! 흥분좀 돼라 제발!!' 이러거든요 영화 킬빌에서 우마서먼이 하반신마비됐을때 정신집중하고 다리야 제발 움직여다오 해달라는것처럼 ㅠ 정말 미치겠어요ㅠ 특히나 맘에 드는 남잘보면 더 미치겠어요. 맘에 드는 남자보면 약간 남자랑 섹스하고싶은 맘도 들지만 그보다 내가 저 남자라면.. 저 남잔 정상이니까 여자친구도 사귀고 흥분도시켜주겠지.. 이런 생각이 정말 절실하게 듭니다. 저도 여자친구 사겨봤어요. 근데 정말 형식적이고 아무 감흥도 없고 정말 이건 내 자신에게도 여친에게도 상처주는일이더군요.ㅠ 사랑하지않는사람을 붙잡고있다는게..
게이로서 지금 제 상태로 산다는건 정말 남자로서 구실을 못하고 산다는것과 같단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생각이나요.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미래에대해 무서워지고 두려워져요ㅠ 과연 내가 가정을 꾸릴수있을까.. 설령 꾸린다하더라도 아낼 사랑하지않는데 게이라서 여자로 않보이는데 ㅠㅠ  정말 점점 삶에대해 의욕이 없어져요 ㅠㅠ 정말 자살생각도 수십번넘게 해봤구요ㅠㅠ 남들은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뭐라고 하겠다고 하는데.. 게이를 벗어난다는건 용기로 되는게아니잖아요 ㅠㅠ 정말 미치겠어요. 정말 인생의 고문아닌 고문이네요ㅠ 남들은 저의 이런사정을 모르고 그저 게이, 더러운놈, 징그러운놈 이런 취급하겠지요. 물론 저말고 아무도 저가 게이인지 몰라요 ㅠㅠ 저도 그냥 남들처럼 여잘 좋아하며 여잘 사랑하며 평범하게 살고싶다구요 ㅠㅠ 예전에 맘에드는 같은 성적소수자와 문자보내고 연락했을땐 지금까지 느껴보지않았던 설렘,흥분,기대 가 들더라구요 ㅠㅠ 하지만 전 딱 자르죠. 남잘 좋아하지만 남잘 좋아할순없서ㅠ 나도 여잘 좋아하고싶단말이야ㅠ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제발 절좀 도와주세요. 정말 어젯밤도 남들 행복하게 사는 연락아닌 연락같은거 보고 가슴이 진짜로 턱턱 막히면서 밤 한숨못잤어요ㅠㅠ 자살생각도 정말많이났고ㅠ 저만 바라보시는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고...부모님은 절 정말 사랑하는데 어떻게 자살하겠어요ㅠ 저만 믿고있는데,, 미치겠어요. 제발 도와주세요ㅠ

박재경 2012-03-04 오전 03:16

안녕 하세요. question님 반갑습니다.
지금의 고민에 대해서 안타까움과 위로를 드립니다.

먼저 우리 상담게시판은 전문적인 상담가가 조언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드리는 공간입니다.
반복적인 자살사고와 우울과 같은 전문적인 진료와 상담은 정신과에 가셔서 의사와 상의를 하거나 지역정신보건센터에 상담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담게시판 공지글 클릭하시면 하단에 지역정신보건센터에 대한 안내가 나옵니다.
님이 고민하는 것들을 같이 이야기 해 보기로 합시다.
질문의 요지는 생물학적 성이 남성이고 성적지향이 생물학적 성이 같은 사람에게 정신적, 감정적, 성적, 영적으로 매혹과 이끌림을 느끼지만,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사람들의 성정체성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결정하지 못한 사람, 이성애자 등 다양하고 그 모든 성정체성은 타인들로부터 존중받고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몇 가지 지점을 성찰해 보면 어떨까요?
첫째, 이성애자로서 살아가는 생활방식만이 ‘정상’으로 여기는 것이 합당한 것일까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생물학적 성별에 맞게 가족, 친구, 이웃, 교사, 종교지도자, 대중매체 등으로부터 끈임 없이 이성애만이 정상이고 옳다. 라는 교육과 학습을 부지불식간에 받습니다.
개인의 감정과 자유의사에 상관없이 이렇게 강력하게 이성애만을 강요하고 다른 감정에 대해서는 억압하는 기저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요.

우리는 주변의 사람들과 다르다고 인식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님과 같이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경험 합니다.
님이 부족하거나 열등해서 그런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겪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 구조상 이성애 중심의 억압이 강력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부모님, 선생님, 종교 지도자, 친한 친구, 친척으로부터 들어온 말은 익숙하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정치 단체, 신문, 잡지, 영화에서 보고 들은 것들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적응하며 살게 된다.
이처럼 일률적인 프로그램에 맞추어 이루어진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자연을 거슬러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래서 심리적인 부담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신경도 예민해지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죄책감에 휩싸여 살게 되는 것이다. 게이는 의식적으로 관습적인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도입시키려는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노력 없이는 아무리 주위에서 돕더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 틀리다거나 나쁘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입력할 수 없다.

- Coming Out From The Closet(가족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 김준자 지음) 중에서

둘째, 우리는 자신의 성정체성이 무엇이든지 간에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간직한 진실과 겉에 드러나는 것이 하나기 되어야만 뚜렷한 자신을 확립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뿐 아니라 무심하게 묻는 택시기사의 평상적인 질문에 솔직할 수 없다면, 자신의 존재를 확신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성공을 하고, 남들이 알아주는 지위에 오른다 해도 속마음을 감추고 사는 사람은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으로 여기기 쉽다. 게이가 아닌 것처럼 행세를 해도 자신만은 속일 수 없다. 진실을 감추고 다른 사람으로 행동하다 보면 자신을 나쁘고 잘못된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본인이 느끼는 사랑과 신뢰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셋째, 성정체성을 관찰하고 발견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시간과 용기를 허락해야 합니다.
자신의 내면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진실을 외면하거나 부정하거나 합리화 시키는 방식들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자신의 성정체성을 시험하기 위해서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하려는 것은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 혹은 감정을 관찰하고 살피고 성찰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님처럼 “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좋다/나쁘다. 정상이다/비정상이다. 잘못 되었다.” 와 같이 우리 사회가 심어놓은 편견의 잣대로 자신을 대한다면 절대로 님이 무엇을 찾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답니다.

넷째, 성정체성은 개인의 일부분이지 전체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를 해야 합니다.
성정체성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님 자신이고 또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성정체성 고민 때문에 자신만이 가지는 개성을 잊어버린 채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한다면
이런 태도는 합리적인 삶의 자세가 아닙니다.
지금의 님에게 닥친 고민과 도전에 대해서 “ 강해지고 단단해져야 합니다.”
언제까지 주저앉아서 고달프다고 울수만은 없습니다.
성정체성에 고민이든 인생의 다른 고민이든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에 대해서 “강하고 단단해져야” 합니다.

다섯째,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보와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 님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해석하는 방식들은 편견에 기초한 것들입니다.
님의 감정에 대해서 보다 더 잘 성찰하는 것이 혼자서 어렵다면 우리 단체와 같이 공식적인 모임을 통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책들도 권해드립니다.

게이컬쳐홀릭(친절한 게이문화 안내서: 친구사이 지음) : 서점, 온라인에서 판매 중
우리 단체의 홈페이지 ‘사업’ 클릭 후 ‘무지개도서보내기’ 소제목을 다시 클릭하시면 단체가 추천하는 도서들이 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