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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6살의 바이섹슈얼을 가진 한 학생입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동생에 관한 고민때문에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요..

제가 2년전에 군대에 있었을 때 바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잭디같은 만남 어플을 깐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거기에서 동생을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저는 동생을 보자마자 저의 정체성을 말하는 동시에 동생도 자신을 터놓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동생과 저는 서로의 성정체성을 알게되고 서로 인정을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성정체성을 인정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남에게 피해주거나 다른 군생활이나 학교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삐뚤어진 길은 가지 않았어요.

번개나 찜방같은 일회성만남을 예전엔 조금 하긴했는데, 그것에 대한 허무함과 안좋은점들을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는 저도 쓰레기가 되고... 쓰레기(그릇된 성의식을 가진 분)한테 당하기도 하고... 그런거죠.. 그걸 깨닫게 된거죠.

지금은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서 제 꿈을 위해서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대외생활도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동생은 저와 다른가 봅니다. 동생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계속 방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동생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를 한적이 있거든요.. 

그때 폭행을 당한것도 있고, 동생이 여자친구들과 BL소설, 만화를 보는 것이 알려진적 있었습니다. 

(아우팅 비슷한걸로 추정이되는데.. 자기가 계속 이 얘기를 하면 숨겨서 저도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자퇴를 하고 동생은 미대진학을 목표로 이학원 저학원을 다녔는데, 동생이 도저히 한군데에 정착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어디가면 어디가 싫다...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1년동안 병원을 다니며 안정을 취하고 1년뒤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대진학엔 실패했어요. 

동생이 미대입시의 스트레스를 못견딘 것도 있고, 집에서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어서 더이상 정착못하는 

동생에게 과도하게 지원을 해줄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결국에 그냥 검정고시로 지방의 어느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 중간에 저는 군대를 가고, 글 처음에 말씀했던 '서로의 인정'도 그 중에 벌어졌고요..


근데...문제는 23살이된 지금까지 동생은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는 것 같고,  어디에 정신팔린 사람처럼 초점도 흐려있어요..

또 얼마 안남은 공익복무신청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노래를 부른다던지, 다른 주제로 돌린다던지.

또 자기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앞가림을 하지 못하는 말을 해요.

나중에 너 계속 그러면 어떻게 살거냐 물어보면

"아니 뭐 기초수급받으면서 아끼면서 살면되지..."

이런 말도 안되는 맥없는 소리를 하고,

공익신청 빨리 해야지! 안그러면 너또 밀려서 내후년에 간다! 제발 부탁이야 좀 니가 알아보고 신청을 하는 독립심을 가져봐! 이런말을 하면,

"아니 그거 1년이 밀리든, 30년이 밀리든 밀리면 어때, 가기만 하면 되지.."

이런 철없는 소리를 합니다. 물론 밀려도 가기만 하면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을 텐데..

저희 집안 사정이 동생이 이번년도에 꼭 공익을 가야하는 상황이랍니다.

아버지가 올해 돌아가셔서 당장 지금은 더이상 가정의 소득이 없는 상태라 저, 동생 학비를 동시에 도저히 감당하지 못합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을 아무리 설명해주고, 때론 혼내고 때론 타일러도 23살인 동생은 아무런 현실감각이 없어요..

제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아무리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보자고 해도, 계속 말을 돌립니다.

저는 그럴때마다 항상 화가나서 처음에는 죽도록 패기도 했는데... 패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며칠전에는 엄마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야동을 보는 미친짓도 했습니다. 

물론 엄마는 충격 받아서 저한테 연락을 했고, 저는 설명을 해주려고 동생의 성정체성에 대해 불가피하게 넌지시 얘기해줬고요..


이 정도면 정신과를 가봐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동생은 정신과 가는 것도 한사코 거부한답니다.

지금 동생은 엄마와 함께 살며 집근처 대학교를 다니고, 저는 서울에 모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옆에서 동생을 계속 바로잡아줄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동생을 보살피고 있는데... 

엄마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힘들뿐더러, 더이상 완력으로 동생을 통제할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동생이 사는 지방에 내려가서 상담사나 정신과선생님에게 억지로라도 끌고 가려고 합니다.


동생이 왜 그럴까에 대해서 근본적인 고찰을 해보니까.. 이것으로 귀결이 되더라고요,


1. 성정체성에 대한 방황

2. 친한 친구가 없는 외로움

3. 고등학교 시절 자퇴의 트라우마

4. 집에 대한 실증


동생을 데리고 정신과에 가야하는게 맞을까요? 강압적으로 입원치료를 해야할까요? 트라우마를 해결해 줘야 할까요?

질문이 이거지만 저도 대체 뭐를 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저하고 같은 상황이거나, 제 동생하고 같은 처지에 놓였던 분들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 동생이 정신이 차리게 할 방법이 있다면 정말 뭐든 해볼테니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박재경 2015-12-12 오전 02:22 추천: 1 비추천: 0

안녕하세요. 카르페디엠님 반갑습니다.
저는 친구사이 프로젝트 마음연결 상담원 박재경이라고 합니다.
가족의 일을 누군가에게 터놓고 고백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문의를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님 삶을 헤쳐 나가기도 힘겨운데,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바람에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의 경제사정, 힘겨워하시는 어머님, 동생의 생활문제 등 이 모든 상황을 혼자서 짊어져야 하니 외롭고 정말 힘드시겠어요.
특히 동생이 이렇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런 저런 노력을 다 해 보았지만, 동생이 따라와 주지 않아서 얼마나 답답할까요.
동생문제를 상의할 다른 가족이 있다면 부담감이 덜 할 텐데 화가 나기도 하고, 동생이 많이 원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동생의 생활문제를 깊게 숙고하여 네 가지로 요약해 나갈 때, 님의 고통스러운 마음이 느껴져서 저 또한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 같습니다.

님 생각에는 동생의 현재 생활문제는 정신과나 심리상담 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나봅니다.
더불어 이곳에 질문을 올리게 된 계기에는 동생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을까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저는 조금 다른 지점에서 동생문제를 보고 싶은데 이렇게도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타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더라도, 그 의도의 시작과 끝이 사랑의 마음, 사랑의 얼굴이 아니라면 문제의 당사자는 타인들의 도움과 선의를 어떻게 느낄까요.
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 물론 님을 비난할 의도는 없습니다. 이해를 해 주세요) 동생의 모든 것이 다 문제라고 보는 님 생각이 사랑의 얼굴을 가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가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동생의 입장에서 형으로서 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상상해 보면 어떨까요?

“ 나에게는 몇 살 터울의 형이 있다. 우연히 잭디를 통해서 서로 성소수자라고 알게 되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특별대우를 받으며 자라왔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고 잘해서 부모님들은 기대가 컸다.
나는 언제나 그를 앞서려고 노력했지만, 부모님들은 나를 제대로 보아주지 않아서 너무 너무 화가 났다.
나는 결코 그를 이길 수 없어서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느끼고 있다.
요즈음 그는 나를 이런 저런 식으로 비난하고 모욕을 한다. 옛날처럼... 똑 같이
심지어 저번에는 욕하고 때리고 나는 견딜 수 없이 화가 났지만 참고 또 참았다.
아무도 나를 이렇게 대할 권리가 없는데

이렇게 나를 대해놓고도 나에게 사과하지 않는다.

나는 쓸모없는 존재이다.
언제나 그렇게 살아왔고,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으니까
내가 그렇게 당하고 있는데 어머니는 모른 척 했다
어릴 때처럼 무능하고 쓸모없는 나를 버린거야
난 그녀에게 복수하고 말거야“

제가 상상한 이 이야기들이 진실일지 혹은 헛튼 공상일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동생이 필요한 것은 어머니와 당신의 진실한 사랑이 아닐까요.
전문가를 찾아 가는 것이 동생문제 때문이라고 한다면, 너무나 표면적인 문제해결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생과 당신 그리고 어머니가 사랑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가 사실 주된 고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동생을 그리고 어머님과 관계를 생각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일방적으로 동생이 문제이니 동생이 진료를 받으면 돼 이런 전제는 치료행위 자체가 동생을 비난하는 행동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가족모두가 함께 상담을 받으려는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누군가의 삶을 설령 부모이고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대신 선택해 줄 수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편할 수 있겠지만 누군가가 삶을 대신 선택을 해 주면 그 사람 영혼은 피폐해
지기 시작합니다.
최대한 당사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행동하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소중한 사람인지
손 잡아주는 기다림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힘들게 느껴지겠지요.
그러나 과거처럼 지금도 행동한다면 과거가 여전히 미래로 이어질 뿐입니다.
동생이 변해야 한다면, 님과 어머님도 변해야 합니다.

주제넘게 혹시라도 상처 주는 충고를 드렸을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언제라도 다시 오셔서 문의를 해 주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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