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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상담
성소수자이거나 혹은 성별표현이 달라서 혹은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차별은 부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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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2011-03-30 09:02:26
+1 636
현재 22살이고 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중3때 아웃팅을 당하고 고2 초반까지 아웃팅을 당했습니다.
결국 자퇴를 하게 됐는데 그 때 정신적으로 너무 약해져서 신경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고
아직까지도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타지에 와서 일을 다니면서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항상 웃으며 지냅니다.
근데 그때의 학교에서 당했던 아웃팅의 기억때문에 너무 힘이듭니다.
항상 제가 일하는 이 곳에 제 소문이 퍼지면 어떡하나
항상 사람들을 의심합니다.
그래서 너무 힘이 들구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의심을 하니 정말 미칠것같습니다.
학교 전교생 수백명을 언젠가는 사회생활하며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 다가올 미래도 너무 두렵습니다.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을 못했었는데 지금 대학을 가더라도 혹시 제 소문을 아는 사람을 만나진 않을까
장래에 취업을 해서도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항상 이 걱정 뿐입니다.
정신과를 다니고는 있지만 차마 말 할 수도 없습니다ㅠ
초기에는 우울증과 피해망상이 너무 심해서 통원치료를 했고 지금은 주로 강박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정신상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ㅠㅠ
이 아웃팅 경험 하나때문에 제 인생에 걸림돌이 되고 또 인생이 망가져가는거 같아 너무 답답하고
길이 안보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경기남부(군포 수원 안양 산본 안산 시흥) 나 서울쪽에 맘 편히 얘기할 수 있는
이쪽 신경정신과 의사분은 안계실까요ㅠ

박재경 2011-04-01 오전 05:13

안녕 하세요 시작님 반갑습니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와 함께 안타까움과 위로를 보내고 싶습니다.
또한 힘든 중에도 직장을 다닌다고 하니, 삶을 열심히 사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청소년 시기에 아웃팅을 당했고, 학교를 자퇴할 수밖에 없었던 부정적 경험이 계속해서 임을 불안과 걱정을 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글 내용으로 보면 진료가 성 정체성을 포함하여 본인에게 안전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임이 가지는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해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현재 받고 있는 진료라고 판단되기에 먼저 진료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해요. 의사에게는 ‘진료 중에 취득한 환자의 개인 정보에 대해 발설하지 않고, 비밀 보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답니다. 동성애자인 의사를 만나면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해줄 것 같고, 편할 것 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일정 정도 그런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진료와 성 정체성이라는 것은 별개의 것이며, 성 정체성이 같다고 임에게 더 안전하거나 존중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진료 시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임의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하지만, 만약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면, 선생님과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의무기록이 남아서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면, 차트에 기록하지 말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답니다. 또 과거에 임을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선생님이 사용했던 질문에 대해서도 이런 용어는 나에게 안전하지 않으니,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라고 요구할 수도 있답니다.
일반적으로 진료가 임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대화를 나누고 본인을 더 잘 진료해줄 수 있는 다른 의사를 소개 시켜 달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임을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기로 해요. 과거에 겪은 불행한 경험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임을 괴롭히는 스트레스인 점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입니다. 먼저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는지?” 살펴보기로 합시다. 임은 과거의 피해경험이 이유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즉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얼마나 긍정할 수 있는가? 긍정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컽에 드러난 모습과 내면의 진실이 일치할 때, 뚜렷이 자신의 존재를 확립할 수 있습니다. 임의 내면의 진실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인척 혹은 사소한 것들도 거짓으로 꾸미고 산다면, 절대 자신을 긍정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어렵게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동성애자 , 양성애자, 트랜스 젠더, 무성애자인 사람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진실한 관계를 맺고 우정을 키워나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힐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웃팅의 불행한 경험이 있는 임의 입장에서, 제 말이 원망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임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성 정체성을 포함하여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할 수 있는 힘과 그리고 본인이 먼저 커밍아웃을 할 수 있을 정도 용기와 노력이 있다면, 지금의 걱정과 혼란은 줄어들 것이다. 라고 생각 합니다.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 어렵게 느껴 질 것입니다.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식과 정보를 갖는 것도 큰 힘이 될 수 있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 단체와 같은 공식적인 단체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우정을 쌓는 것이 임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정기모임’ 에 참석해 보시면 어떨까요?
또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Coming Out The From The Closet, 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김준자 지음)
: 성 정체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 도움이 될 것입니다.
Gay Culture Holic, 친절한 게이 문화 안내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지음)
: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보를 다양한 문화적 장르를 통해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부록으로 다양한 성 소수자 관련 도서가 추천되어 있습니다.
참조해서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