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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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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mad_in_v2/images/in_ok.gif전 올해 22살인 남자입니다.
사실 제가 동성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중3때부터였습니다. 전 어려서부터 독실한 카톨릭이여서 처음에는 그냥 '악마가 유혹한다' 정도로만 생각하여서 가볍게 여겼고, 그리고 그 때에는 짝사랑하던 여자아이도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고1때 들어와서 그 여자애에게 고백을 하였지만, 그 여자애는 제가 돈이 없다는 둥, 센스가 없다는 둥 이유를 대면서 절 망신주면서 차 버렸고, 그때서부터 전 한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성 친구는 믿을게 못돼는구나. 어차피 사귄다 한들 내가 힘들어지면 당장에 날 버릴게 틀림없어.'
그리고 전 그때부터 서서히 동성애에 빠져들게 됀 것 같습니다. 그것도 어렸을때부터 친한 친구에게요.

고 1때부터 대학교까지 오직 그 친구 하나만 바라봤습니다. 꿈에서도 나올만큼 정말 간절히 사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멍청한 짓이지만요. 그리고 당연하게도 대학교까지도 그 친구는 절 정말 좋은 친구로만 바라볼 뿐이였습니다. 그리고 한 목사가 길거리에서 설교하는것을 들었습니다.

'동성애자는 지옥간다'

그때부터 전 자괴감과 허무함에 빠졌습니다.

쟤는 날 그저 하나의 친구로만 보는데 난 이상한 감정만 품고 어차피 애인이 돼지 못할바에는 차라리 잊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연락을 전부 끊고, 학교도 생계때문에 휴학하고서는 일에만 집중하였습니다. 그 친구를 잊기 위해서 친햇던 나머지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고, 그 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잊으려고 담배를 수도없이 피우고 불면증에 걸릴 정도로 밤새우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났고 전 그 동안 많이 변해버렸습니다.

어떤 여자를 봐도, 심지어 예쁜 여자 연애인을 봐도 아무런 감정도 없고, 또 어떤 멋진 혹은 예쁜 남자를 봐도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심지어 성인 동영상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없어졋습니다. 그리고 1년전부터 항상 가슴이 뻥 뚫려있는 기분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아 내가 드디어 모든 것을 잊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게 돼었구나'라고 생각하였지만, 이건 자유가 아니라 허무같습니다. 전 이 감정을 잊으려고 수도 없이 많은 방법을 써봤습니다.

점도 보고, 게임에도 몰두해봤지만 점점 더 감정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비록 제가 교회는 안다니지만 영성 치유라도 다녀야 할지 고민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박재경 2011-01-28 오후 20:01

안녕 하세요. 전자회로님 반갑습니다.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위로를 보냅니다.
또한 질문에 조언을 드리는 것이 복합적인 것이 얽혀 있다고 생각되어 어렵게 느껴집니다.

글을 통해서 님의 고민의 시작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고, 현재 상황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님이 갈등과 고민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취한 조치와 해결이 합리적이고 적절했는지?
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본인이 취하려는 조치가 적절한 것인가? 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근원적인 것에 대해서 님과 이야기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글에서 밝혀주셨듯이, 님은 자신의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에 대해서 어렴풋하게 인지를 시작했고, 자신의 게이적 감정을 성찰하고 관찰해서 긍정적이고 솔직하게 인정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저역시도 마찬가지지만) 게이적 감정과 그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서 죄책감과 수치감의 감정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기의 내면을 타인들의 시선과 자기로부터 동시에 방어하기 위해서, 부정하거나, 회피하거나, 합리화의 방법을 선택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님처럼 그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그러나 님이 갈등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취한 방법들이 최선이었을까? 여러 가지 면을 따져 본다면, 합리성과 객관성 면에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취하려는 방법도 과거의 사례들과 비교하여 구체적 방법은 다르지만, 여전히 부정, 회피, 합리화의 방법들 중에 한 가지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정 종교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의 영성치료에 대해서 과학적 평가와 증명, 합리성과 객관성면을 따진다면, 그것은 치유가 아니라 상징과 암시를 통한 인지 치료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들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위로할 수는 있어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명백하게 없다는 것이 사회적 합의이고 또한 학문적으로 과학적 신뢰도면에서 증명되지 않았기에 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종교는 단지 종교일 뿐입니다. 제 개인적 판단으로 님이 종교 쪽과 접촉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에 님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선택했던 방식들과 전혀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단기적인 효과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반복되는 ‘자기혐오 와 죄책감’ 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이 마지막 조언을 드리고 싶어서 앞글이 장황해졌습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님에게 성 정체성 혹은 성적 지향 혹은 게이적 감정에 대해서 설명
드리고, 이해해 보는 것은 조금 더 지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은 그것 보다 정신과적 상담 및 관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본인이 게이적 감정을 방어하기 위해서 선택했던 방식들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방식들이고, 이 것 자체가 독립적인 다른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신과적인 것은 아니야,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지 몰라” “ 내가 동성애적 성향이 있다는 것을 남에게 들키는 것은 말도 안돼”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다면, 이 모두는 님의 편견입니다. 안심하시고 정신과 상담을 시작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첨부터 모든 게 해결 되지 않겠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상의하게 되면, 터널의 끝이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행운을 빕니다.
우리 단체 사무실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이면, 언제든지 방문을 환영 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