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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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스 2011-09-24 03:18:32
+2 3709
어쩌다 보니
아주 모범적이지 못한 책읽당 회원이 되어버린
마르스입니다! ㅜㅜ....

아주 오랜만에
지난주에 모임에 갔어요..
그래도 명색이 책모임인데, 조금이라도 읽어야겠다 싶어
가는 길에 구입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중간에 계획에 없던 저녁식사술자리가 생겨서
새 책만 달랑 들고 갔지요...

'하늘을 듣는다' - 윤가브리엘 / 한 에이즈인권활동가의 삶과 노래

죄송한 마음 한가득....ㅜㅜ
미카 총재의 매서운 구박을 들으면서도 속으로
'그래... 구박을 들어도 싸다!'....ㅋㅋ

잠깐 모임 시간에 책을 살펴보니
꽤 재미있겠더군요......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순식간에.. 읽어버렸습니다.

흠....
뭐랄까....
뭐, 한마디로 저의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이제 죽을 때까지 저는 툴툴거리거나 투정부려서는 절대 안되겠다'.....는 것 정도?......

모두들 읽어보셨죠?

의붓어머니와 형제들 사이에서 힘들게 어린시절을 보내다가...
가출...마치 70년대 전태일 열사처럼 봉제공장에서 미싱사로 10대후반을 보냈던...
게이 청년....
에이즈에 걸리고... 치료과정에서 어려운 고비도 숱하게 넘기고....
합병증으로 시력을 거의 잃어 장애인이 된,
푸른 하늘 바라보며 가끔 훌쩍 여행을 떠나는 걸 좋아했으나
이제 그런 눈마저 희미해져버린 사람....

그런데...도...
글의 중간중간...
어쩌면 가장 힘들었을 것 같은 순간에...
윤가브리엘씨는 천진난만한, 순수한 생각과 느낌, 말들을...
툭... 던지시더라구요...
세상 모든 것을 원망하고 분노에 차서 미쳐버려도 아무도 뭐라 못 할 것 같은 상황에서...
지은이는
삶에 대한 작은 희망을 얘기하더라구요....

흠..... 언젠가 뵙게 되면
따뜻하게 안아보고 싶은 분이군요....

책을 읽고 가지 못해 정말 죄송?을 넘어...ㅋ
읽고 난 다음엔 많이 안타깝더군요..ㅜㅜ

그리고 그 전에 '비너스에게'.....
제목만 보고는 이게 뭐야 싶었죠...
당근
나갈 수 없었던 모임에
책을 읽는 것은 가볍게 포기해주시고!....ㅋㅋㅋ

그런데! 며칠전...
잘 아는 작은 도서관에 우연히 들렀다가
시간이 남아 훑어보던 중...
'비너스에게'!!!!!
헉...이게 모야.....

아마 저와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그렇게 읽은 '비너스에게'...
완전 멋진 소설이더군요...
뭐, 한번 열면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는 재미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책이...
이런 책?? 음....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교육의 목적, 선전의 목적이 아니라
슬픔과 분노로 얼룩진 안타까움만 넘치는 것이 아니라....
뭔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예쁘고, 무엇보다 밝은..... '게이책'이요...^^
예전에 함 읽고 토론했던 프랑스 그 뭐시기 책 같은 분위기.....ㅋㅋ

이런 책이 한국사회에서 출판되었다는 것이....
참 좋았더랬습니다....^^

두 번의 모임....
토론에 함께 하지 못해 죄송스럽구요!

그리고
책읽당 덕에 너무 좋은 책 읽게 되어
저는 이미 올해 가을 독서목표는 이미 배부르게 채운 것 같습니다....

모두들!
(앗, 이제 캠프 가시나요?^^)
즐거운 가을 되십시오!^^

2011-09-24 오전 10:43

ㅋㅋㅋ 우앙우앙

미카 2011-09-29 오전 07:41

역시...갈군보람이 있군요....
책읽당하면서 그나마 책좀 읽는거 같아요- 평소면 안읽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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