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퇴근시간 10시 30분
3월 9일 - 11일 국토해양부 "미래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인력양성사업" 프레젠테이션 자료 준비
평균 퇴근 시간 11시
3월 12일 - 13일 Ballymun Regeneration Project 설명서 번역
귀국한지 겨우 3주차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참 많은 일을 해치운 것 같다.
문제는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인 논문과 550만원을 넘어버린 비싼 대학원 등록금 준비,
BK21 Global Internship 보고서는 시작도 못했다는 것?
정말 내가 일복이 많은 걸까? 아니면 한국의 노동시장의 특징일까?
건축계와 관련된 열악한 노동조건이 싫어서 뛰쳐나온 설계사무소였지만,
대학원을 진학했을 때도 상황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코딱지 만한 연구비와 미친듯이 많은 일거리,
대학원생의 연구활동은 내팽겨둔채 자신의 프로젝트에 눈이 벌개져 있는 교수...
워나기 토악질나는 사회라고 생각해왔지만, 지난 1년간의 미국 생활은 나로 하여금
한국사회를 더 혐오하게 만든 것 같다.
물론 미국사회가 아주 건강한 사회라고는 절대 생각치 않지만 노동조건에 있어서만은
최소한 이 사회보다는 훨씬 낫다.
미국 사회도 유럽, 특히 북유럽의 분배와 노동에 대한 인식에 비하면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기는 하지만...
도대체 지난 1년간이 약이 된건지 독이 된건지 알 수가 없다.
지난 3주간의 피로감이 1년전의 피로감보다 더 큰 파도가 되어 나를 덮치는 것 같다.
오히려 몰랐으면 경험하지 못했으면 아무 문제없이 살 수 있었던 것을,
알아서, 경험해서 더 문제가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더욱 명확하게 나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 것 같다.
나란 인간은 한국이라는 사회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남은 일은 6개월이라는 시간을 어떻게든 버텨서 학위만 따내서
다음 걸음은 이 사회가 아닌 곳에서 내딛어야 할 것 같다.
힘 내요 형. 무조건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