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백만 년만에 술 좀 먹어볼라했더니만
이 남자 저 남자 시선 뺏는 나를 시기질투한 기즈배가
1 차 끝나자 마자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라고 눈총을 줬다.
'흥~' 한 마디 쏴주고 서러워서 집에 간다고 나서긴 했는데,
12 시를 2 분 지난 시간에 택시를 잡으려니 이게 또 잡히나.
혼자라면 걸어갔을 터인데 옆에 중국분 (실례인데 이름을 못 물어봤다) 까지 계셔서
할 수 없이 주위 아줌마들 시선을 못 본체하고 앞으로 뛰어나가 멈춰서는 택시를 새치기했다. =o=
'아줌마 내가 더 이쁘니 이해하세요. 세상은 미모순' 지나가며 한마디 던져주고.
군자교 넘어 중국분 내려 드리고, 택시비 내 주신다는거 고상하게 사양했다.
근데, 집 근처 도착해서 지갑을 열어보니 천원짜리 달랑 6 장 나오는 것이 아닌가. =,=
석달 전에 20 만원 찾아 넣었는데 내 지갑에서는 만원짜리가 샘솓는 줄 착각하고 있었지 뭔가.
이런 황당한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용감하게 미모를 앞 세워 '아저씨 죄송한데 6000 원에 안 될까요' 했는데,
나 한테 반한 아저씨가 같이 좀 더 있고 싶었는지 절때 그냥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집앞까지 가서 '아저씨 이제 더 갈 곳도 없어요.' 말했는데,
미터기 꺾고 좀더 같이 있고 싶어하는 눈치셨는지라,
'아저씨 마음은 이해하지만 황금시간인데 일하셔야죠' 하고는
집에 튀어 들어가 동전을 긁어 가져다 드렸다.
헤어지기 착잡하셨는지 나와서 담배를 한대 테우시선데 그 모습이 어찌나 애절하던지.
골목 나가시는 모습 보며 손 흔들어 드렸는데
명함이라도 한장 택시에 흘릴 껄 후회가 됐다.
기즈배 같은 무리가 아무리 방해해 봤자, 난 어디서든 되는 것 같다.
덧, 100 원짜리 동전을 10 개씩 책상에 정리해 세워두는 버릇이 있는데 급할 때 항상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