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오츠지 前의원과의 대화
7월 참의원 선거에 출사표 던져
遠藤野枝 기자
2007-07-02 23:31:29
<일본에서 한 지방의원이 레즈비언임을 공개적으로 밝혀 대내외적으로 화제가 됐다. 커밍아웃 前의원인 오츠지 카나코씨는 이번에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필자 遠藤野枝님은 일본 레즈비언 단체 '파프나이트' 활동가로, 오츠지씨와 레즈비언들의 만남을 기획하였으며, 일다에 관련 주요 내용을 기고해주었다. -편집자 주>
일본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오츠지 카나코(32)씨. 전 오사카부 지방의원인 오츠지씨는 야당인 민주당의 추천을 받아, 이번 7월 참의원선거 전국구 비례대표에 도전한다. 오츠지씨에 대한 일본 레즈비언들의 기대와 지지는 꽤 높다고 할 수 있다.
레즈비언으로서 정치참여하는 것, 뚜렷이 밝혀
6월 9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레즈비언 단체 ‘파프 나이트’에서는 “오츠지씨를 국회로”라는 행사를 기획했다. ‘파프 나이트’는 레즈비언의 즐거운 삶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단체로, 매달 다양한 레즈비언을 초대해 만남을 가져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오츠지씨를 응원하기 위해 60여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오츠지씨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며, 지금까지의 의정활동에 대한 이야기와 국회에서 앞으로 펼쳐나갈 활동 계획에 대해 들었다.
이 자리에서 오츠지씨는 “나 혼자만의 선거가 아니라, 지금까지 사회적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었던 성소수자들의 바램을 담은 선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에게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며, 꿈을 현실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당당히 밝혔다.
이어, 국회의원 출사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성애자로서 경험해온 고난과 고민들, 이런 힘든 경험을 다음 세대는 겪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사회를 바꾸는 일원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 오사카부 의회에서 일해온 경험을 살려, 이성애자가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동성애자 역시 누릴 수 있도록 국정에서 힘쓰겠다.”
지방의원 시절, 동성애자 권리 위해 노력
오츠지씨는 자신의 커밍아웃에 대해, 사회적으로 레즈비언의 존재가 드러나도록 하는 일은 무척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원 시절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난 이후, “레즈비언으로서” 다른 의원들과 만나면서 달라진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원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레즈비언임을 공표한 사람과 대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행사 참가자인 한 레즈비언은 오츠지씨와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동성애자)가 편견에 가득 찬 이미지로 묘사되거나, 아니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현실에서, 성소수자가 조금이라도 살기 편안한 사회,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츠지 카나코씨는 오사카부 의회에서 일하던 시절, 일본 전역에서 처음으로 공공주택에서 혈연가족이나 친족만이 아닌, 친구 등과도 함께 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관계를 인정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을 공평하게 지원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 받는다.
또한 성소수자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었으며, 지방의 남녀평등에 관한 조례에서 ‘성별 및 성적지향에 관한 차별금지’ 조항을 삭제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펴온 정치인이기에, 오츠지씨에 대한 레즈비언들의 지지는 그가 ‘단지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정치인’이라는 데 있지 않다.
“우리 레즈비언들은 사회를 바꿔낼 힘이 있다.”라는 오츠지씨의 발언에는 힘이 담겨 있었고, 행사 참가자들은 그가 레즈비언을 위한 정책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정치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츠지씨와의 대화를 통해 ‘소수자는 무력하다’는 얘기는 말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노동 정책, 인권 정책에 힘써달라” 주문
“오츠지씨를 국회로” 행사는, 일상을 살아가는 레즈비언들이 오츠지 전 의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앞으로 기대하는 것들, 그리고 절실하게 문제 제기하고 싶은 의견들을 전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레즈비언들은 오츠지씨에게 “당신이 국회에 진출하면 많은 성소수자 학생들이 용기를 가질 것이다”, “오츠지씨를 응원하는 것은 내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투표하는 것만이 내 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등의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성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달라”, “소수자가 취직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노동정책을 통해 잘 대응해줬으면 좋겠다”, “일본 레즈비언 역사에는 아직 정치가가 없기 때문에, 오츠지씨가 꼭 열심히 해주었으면 한다” 등의 주문도 잊지 않았다.
“오츠지씨를 응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막상 자신의 지지 의사를 전달하기엔 당신에게 어려움이나 거리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한 참가자에게, 오츠지씨는 “직접 나를 만나러 왔으면 좋겠다. 나를 만나보면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가난한 정치’할 것 약속해
이어지는 오츠지씨와 행사 참여자들과의 대화에선 꽤 날카로운 이야기도 오갔다.
한 참가자는 “출마당으로 왜 민주당을 골랐는가?”라고 물었다. (민주당이 레즈비언의 권리를 옹호하는 정책을 펼 만큼 성소수자 인권보호에 있어 적극적인 입장을 가진 정당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역자 주)
오츠지씨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야당에서는 가장 의석이 많은 정당이라, 실질적으로 법률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할 때 유리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동성애자도 동성인 파트너와의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해선 국회의 심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초당파적인 합의를 얻어낼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에서 깨끗한 정치를 하기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물은 참가자도 있었다. 오츠지씨는 “나보다 더 돈에 대해 깨끗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만큼 가난한 사람이 오사카 의회에는 없었을 것”이라며, “돈은 지금 있는 범위에서만 쓰는 것으로 절약하여 생활해나가고, ‘가난한 정치’를 국회에 가서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레즈비언의 존재가 없는 것처럼 취급되거나 왜곡되어 온 현실 속에서, ‘우리 레즈비언들의 힘으로 스스로의 존재를 입증하고 선거에서 꼭 이기겠다’는 오츠지씨의 도전이 국회의원 당선으로 이어져 새로운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조이승미 번역]
※이 기사는 2007신문발전기금 소외계층 매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