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이송단의 인권유린 실태 추적
[스포츠서울 2007-04-13 07:21]
전화 한통화면 전국 어디에 있는 곳이든 달려가는 차량이 있다. 119의 또 다른 이름 129. 알코올 중독, 정신 질환, 치매, 약물 중독, 조울증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응급이송차량에 싣고 총알택시 못지 않은 스피드로 씽씽 달린다. 하지만 차량에 몸을 실은 그들이 과연 ‘응급환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부모와의 갈등, 아내의 도박으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129이송차에 몸을 싣게 된 피해자들. 그들은 이제서야 ‘정신병자가 아니다’고 말할 수 있었다.
돈만 주면 다되는 '인간 택배 129'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유난히 감정골이 깊었던 도모(35·6대독자)씨. 그는 군복무 중 아버지로 인해 정신병원 신세를 졌다. 92년 부산 문현동 방공중대서 방위생활을 하던 그는 마음속에 말못할 사연을 안고 자랐다. 부모님 두분 모두 약사지만,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아버지는 장남인 도씨에게 폭행을 일삼고 신경질적으로 공격 성향을 보였다. 도씨는 아버지의 폭력이 두려워 일찍 귀가하는 날엔 배변을 참았고 방안에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중대장 허락 129호출 제삿날 정신병원 행
아버지는 도씨의 여동생(33)과 누나(37)에게는 관대했다. 아버지의 가학성 때문에 형제들과 자연히 멀어지게 된 도씨가 평일처럼 군대의 일과를 마치고 귀가한 어느 날. 할아버지 제사가 있는 날이었고 도씨는 방안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도씨 아버지는 방문을 “쾅쾅” 치면서 아들을 위협했고 사건은 다음날 발생했다.
퇴근 후 어머니가 있는 상태에서 힘센 장정 셋이 신발을 신은 채 “군대에서 나왔다”며 군홧발로 도씨를 짓밟고 다짜고짜 도씨를 차량 안으로 밀어 넣었다. “군대에서 검사할 게 있다. 병원 가자”며 도씨를 강제로 끌고 갔다. 차안은 온통 검은색으로 도배돼 있고 이송 도중 남자들은 군대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도씨는 그들의 신분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 그는 D정신병원에 감금된 것을 몇 년 후에 알았다고 한다.
도씨 아버지는 제사 다음날 아들 중대에 찾아와 중대장의 허락을 받고 응급환자이송단(속칭 129)을 부른 것이다.
도씨는 혈액 검사, 뇌파 검사를 받고 철창방 좁은 침대 공간에서 정신병 환자 생활을 하게 됐다. “끌려온 게 생각나서 잠을 못 잤다. 처음 3일 동안 강제로 약 먹이고 걷지도 못하고 눈이 풀리고 대소변 가리기도 힘들었다”며 도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나는 정상이다”라는 도씨의 말은 거짓으로 받아들여졌고 도씨는 한 달 후 어머니의 도움으로 퇴원하게 됐다.
도씨는 퇴원 후 아버지와 갈등으로 어머니가 마련해 준 전셋집에서 혼자 생활했다. 입원 중 강제 약물복용으로 인해 군생활 도중 코피가 자주 났지만, 도씨는 6개월 방위를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도씨가 병원에 이송된 한달간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행방불명이 된 줄 알고 사방을 수소문했다는 것. 도씨는 제대 후 6년이 지난 98년 실제로 정신병에 걸려 지금은 안정을 취하고 있다.
“아버지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됐다. 정신병원에 끌려갔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끼친다”며 도씨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도씨처럼 응급증상이 없는 사람들이 사설수송단인 ‘129’에 실려가 정신병자가 되어 돌아온다. 응급환자이송단은 대개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치매 등을 이유로 가족을 병원에 보내려는 사람들의 전화를 받는 게 대부분.
하지만 도씨처럼 가정 불화로 인해 폭행까지 당하면서 순식간에 포박돼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간’ 사람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유산 상속 문제, 가족 간 갈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환자로 취급해 정신병원에 격리 감금시켜 ‘없는 병을 있게 만드는 일’. 이는 응급환자이송단의 큰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119와 달리 시도로부터 영업허가를 받고 이송업을 담당한다. 이들의 이송처치료영수증에는 일반구급차와, 특수구급차 2종으로 분류돼 10km이내 기본요금으로 2만원, 5만원의 금액이 매겨져 있고 초과 킬로미터당 8백원, 1천원이 부가된다.
소위 129로 불리는 응급차의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송자들의 가슴을 들었다 놨다 하는 총알 택시 못지 않다는 게 실제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아빠 봉고 차로 편안하게 퇴원하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129를 부르라고 고집했다. 5만9천원이 나왔는데 어찌나 빠른지 한시간 거리를 15분만에 왔다.”
도로서 타는 '88열차' 129공포 후유증 심각
“빨리 왔단 생각에 기분은 좋지만 왠지 찜찜하더라. 도로에서 88열차 타긴 처음이다” 얼마 전 A병원을 퇴원한 김모씨의 말이다.
1
29 경험자 박모(43)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부분이 자의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없다. 시발점은 119 혹은 129인데 사설 단체의 문제점이 상당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박씨는 아내와 데면데면한 상태에서 몇 번의 갈등이 있었다.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축구 중계를 보던 박씨에게 느닷없이 괴한이 들이닥친 것. 평소 사이가 안 좋은 박씨 아내가 소주 한 병을 트집잡아 129를 부른 것이었다. “일단 차부터 타자”는 말에 박씨는 “본가의 동생들에게 먼저 연락해 달라. 동의하면 순순히 정신병원에 입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오기 전 땅바닥에 누워 저항했다고 한다. “정신병원에 들어 갈 이유도 없고 정신병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29의 강제적 인신 구속에도 경찰은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박씨는 완전히 팔이 꺾인 채 포승줄로 사지를 포박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보호사 세명이 그를 안내했고 3개월 동안 정신병동 생활 후 퇴원했다고 한다.
박씨는 “본인이 입원을 원하지 않을 경우 129의 행동범위를 법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시급하다”며 “응급환자이송단이 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인권을 유린하면서도 알코올리즘의 생명을 구해 준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박씨는 “129의 공포로 불면증에 시달렸다. 아직도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있다”며 당시의 공포를 회상했다.
남편보다 도박 좋아 짜고 보낸 정신병원
서울 양천구에 사는 정모(52)씨는 2003년 11월 아내의 도박으로 인해 5개월 동안 정신병원 신세를 졌다. 오락실을 운영하던 아내 이모(50)씨는 담배값 7백만원 외상 빚을 졌고 남편 정씨와 부부싸움을 벌이게 됐다.
당시 정씨의 아들이 수능을 본 터라 정씨 친아버지와 어머니가 고향에서 올라왔고 쌍방 폭행을 하다 정씨 부부는 인근 지구대로 불려갔다. 하지만 정씨는 지구대 앞에서 건장한 장정 네명에 이끌려 129 사설수송단 차에 몸을 싣게 됐다.
“지구대원들이 우리 소관이 아니라며 모른척 했다”고 정씨는 말했다. 일반 옷차림으로 나타난 사설대원들은 정씨의 손을 묶고 목을 쳤고 차량 침대에 손, 발, 가슴 등 일곱군데를 묶었다. “넌 개만도 못하다. 인간도 아니다”며 정씨를 부여 소재 J정신병원으로 데려갔다. 그의 아내는 정씨 이송비로 60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5개월 후 정씨는 129이송업체를 부른 게 아내가 아닌 대구 밀양에 사는 처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검사도 받지 못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나 다름없다”며 정씨는 “아내가 10년 넘게 도박을 하느라 담배값과 대학 등록금은 노름빚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정씨는 퇴원 후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G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한다. 또 정씨는 129 이송단이 자신을 강제 납치하는 것을 저지하지 않은 정씨 친부모, 아내, 처제 등으로부터 각서를 받아 냈다. “가족들이 짜고 나를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J병원을 고소할 것이다. 그 후 이혼 수속도 밟겠다”라며 “앞으로 나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이씨는 10년 넘게 도박에 빠져 가출을 하기도 했고 현재도 가정일을 도외시하고 하우스방에서 판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정신병원에 감금됐을 때 재산 때문에 이혼한 전처 문제로 병원에 온 사람도 봤다. 이혼 상태면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고 보호자 자격이 없는데도 정신보건법 24조 때문에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조속한 법 개정을 강조했다.
한편 정씨의 아내는 친정우환으로 충격을 받아 10년 넘게 가정 주부 20여명과 자주 판을 벌이고 있다. “주부 도박단이다. 며칠 전 하우스방 근처에서 129가 왔다 갔는데 나같은 피해자가 생길까봐 두렵다. 가끔 도로에 지나가는 129응급차를 보면 그때 생각이 나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129의 전신은 1991년7월 대한적십자사가 주체로 한 ‘적십자129’다. 1996년까지 129번으로 응급이송이 가능했지만 1997년1월 법이 개정돼 98년 적십자응급환자정보센터로 개명되면서 129가 1339번으로 바뀌었다. 이는 2000년 응급의료정보센터로 또 한번 이름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운송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사설응급환자이송단이 생겨났다.
시도내 보통 한개 정도 권역응급의료센터 16개 중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위탁업체 12군데서 이송을 맡고 있는 것. 응급환자이송단은 ‘이송업체’로서 해당 시도에서 영업 허가를 받고 지역 제한에 적용돼 운영이 가능하다.(참고 응급의료에관한 법률) 현재 129는 보건복지부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말 ‘희망의 전화129’ ‘129(로고)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전화 로고) 콜센터’ 총 세 가지를 상표 출원했고 등록 준비중이다.
한편 운송업체가 의뢰인을 이송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물리적 폭력에 대한 제재 방법이 없어 정신보건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설업체는 환자의 응급처치가 급박한 상황일 경우 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C이송단의 한 관계자는 “현장 출동을 안한다. 환자 상태를 제일 먼저 묻는데 의학적 조치가 필요할 경우 119의 도움을 받으라고 한다.
대원들이 현장에서 섣불리 처치를 할 경우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특수구급차가 없는 병원과 계약을 맺는데 병원이 지정된 것은 아니다. 병원에서 병원, 병원에서 집으로 환자를 이송하기 때문에 응급 환자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업체 담당자는 ‘이송 과정 중 환자가 아닌 경우 물리적 폭력이 행사되는 것’에 대해 “현장 상황이 급박할 경우 나중에 벌어지는 상황은 어쩔거냐. 이런 경우 물리적 힘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의뢰인에 대한 폭력 행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나중에 벌어질 사태 우리가 미리 해결해"
지난 1월 재산을 둘러싸고 남편을 강제 결박해 정신병원으로 이송시킨 사건에는 사설 응급구조원이 폭행을 행사해 입건되기도 했다. 이완 관련 B이송단 측은 “‘D응급’에서 알아 보라. 잘 모른다. 담당자는 일본 갔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J업체의 경우 “병원과 계약을 맺으면 지원금을 받는다. 계약을 맺는 건 업체가 임의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출동하면 상황 파악이 된다. 그럴 경우 우리는 손 안댄다. 사법 기관에 알리고 빠져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행 법률은 응급환자이송업체의 의뢰자에 대한 신체적 강박, 물리적 폭력 사용 등에 대한 규정이 전무하다. 하지만 가정 불화, 부부 갈등으로 인해 129이송업체 손을 거쳐 정신병자 꼬리표를 다는 피해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신보건법 24조 개정, 응급환자이송업체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절실하다.
이것은 결코 정신병자만의 현실이 아닙니다
정신병자가 아니여도 정신병자인것마냥 취급받고 강제로 입원당하는 경우가
바로 진짜 현실입니다 언제 어느세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보호자라는 명목하에
당신을 입원시키고 피해를 볼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것을 그들만의 정신병이야기로만
받아드려서는 안 됩니다 지금 많이 여러 기사로도 보도됐고 지금도 계속 되고있습니다
이것이 그중 하나입니다 우리 사회 우리 나라는 우리가 바르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권은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발판을 마련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인권이라도 인권의 의미는 역시 똑같습니다
관심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