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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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2007-03-04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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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살짝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쓴 글입니다.^^
>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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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자유 게시판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친구사이 홈페이지 클릭하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글을 올릴 때도 자기 검열을 예전보다 몇배나 더 심하게 하게 되고, 심지어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고 마는 일도 빈번히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비겁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너무 게을러졌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움츠러들었을까...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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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친구사이에 꽤 오래 있었습니다. 올해가 십 삼년 째네요. 그동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이곳에 내던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욕심을 내세우기 보다는, 내가 가진 달란트 중 친구사이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미흡하나마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오래된 회원들은 다 저와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매년 조금씩 성장하는 친구사이를 바라보는 것이, 조금씩 달라지는 세상을 바라 보는 것이 우리가 누리는 커다란 기쁨이기도 했구요. 그리고 이제 저는 자랑스럽게 다른 곳에 가서 '친구사이 회원이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지요.
>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친구사이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은 참기 힘들고 또 그러기 싫습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된 시선을 참기 힘든 만큼이나요.(개인적으로 상처받기 싫은 것은 물론이겠지요.) 사실 십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곳에서 굴러먹는 동안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과중한 업무나 경제적인 압박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는 일들이었습니다.
> 물론 저도 본의아니게 타인에게 상처를 준 적 있었겠죠. 저도 여러번 상처를 받았을 테구요.
> 근데 전 누군가가 저를 공격하거나 저를 잘못 이해했구나 싶으면 일단은 먼저 개인적으로 물어봐요.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는지... 아니면 내가 누군가에게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했는지 말입니다. 그런식으로 제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또한 타인에게 가한 상처가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어요.  
> 한번 뱉고 지나가는 말과는 달리 게시판에 올리는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그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얼굴없는 싸움꾼들이 쓰레기를 남발해도 발뻗고 잘 수 있는 대형 포털싸이트의 게시판이 아니잖아요.
> 모르는 사람이 아닐진대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글은 자제해줬으면 합니다.
>
> 넋두리가 길어졌네요.
>처음 친구사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게시판이 생길 때 부터 이 곳은 커다란 목표를 향해서 함께 달리면서 지칠때 쉬어갈 수 있는 나무그늘 같은 곳, 재충전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 부디 이 곳이 소모적인 말싸움의 공간에서 벗어나서,
>활기차고 재미있는 공간, 서로를 위로하는 공간, 보다 가열찬 활동을 할 수 있는 활력을 주는 공간...... 그리하여 생산적이고 건강한 논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부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 사람은 되지 맙시다." 라는 겁니다.
>
> 이런 글 쓰는 거 자체가 좀 쪽팔리네요.^^ 사실 많은 식견있는 방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일에 왜 오버해서 대응을 하느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하지만 몇 달 동안 계속 반복되는 일에 좀 지쳤어요. 저는 우리가 편하게 쉬던 쉼터, 놀이터를 되찾고 싶어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따로 있잖아요?
>
> 만약에 이런 일이 되풀이 된다면 저는 친구사이 운영위원회에 공개적으로 요구를 하겠습니다. 왜, 친구사이가 산더미같이 쌓인 일들을 두고 이런 일에 필요없는 에너지를 낭비하느냐구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많은 활동가들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글을 삭제하지 않고 그냥 놔둬도 되느냐구요.
>
>





아류님이 제게 이렇게 말했죠.
[이 곳은 자유게시판입니다.
누구든 다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건이고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야 하고 논쟁을 일으켜야 한다면
일부 몇명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당연히 게제되어야 합니다.
(글을 올려라 말아라)개인자격으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나도 이곳이 그런 곳이길 바래]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발생합니다.
게시판에 대한 정의와 바람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놀이터에, 쉼터가 되기도 하지만,
저 처럼 집구석에 쳐박혀 있다고 오해를 받는 사람은 이곳이
유일(?)하고도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 부디 이 곳이 소모적인 말싸움의 공간에서 벗어나서,
>활기차고 재미있는 공간, 서로를 위로하는 공간, 보다 가열찬 활동을 할 수 있는 활력을 주는 공간...... 그리하여 생산적이고 건강한 논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부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 사람은 되지 맙시다." 라는 겁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제 바람도 그것과 같습니다.







단비 2007-03-04 오전 09:51

저는 취중진담이라는 말을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쯤으로 생각을 해왔었습니다만...
(술에 관한 안 좋은 기억이 너무 많아서... -_-)
사람에 따라서는 정말로 취중진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살면서 인정하게 됩니다.

개말라 형이 저 글을 올리기 까지는 고민을 충분히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타인의 쉼을 방해하는 글들은 삼가토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라이카 2007-03-04 오후 19:02

음, 단비형..
형에게 아쉬웠던 부분들 중에 하나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많게는 두 세번 이상을 얼굴 맞대고 술도 마시면서 즐겁게 혹은 아웅다웅하며 지내고 있는데 그 대화나 만남들 속에서 개인적인 취향이나 가치관들을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지 않나 하는 점이었어요.

물론 해결해야 하거나 반드시 토론이 필요한 사안도 있겠지만 회원들끼리는 공식적으로 토론을 하는 자리도 있구요, 서로게서 상처가 될 때까지 정색하고 게시판이란 곳에서 혈전을 벌이는 모습은 친구사이 회원으로서 보기에 안타까울 때가 많았던 건 사실이에요.

형의 그 열의나 열정 등이 친구사이가 앞으로 벌이는 사업이나 운동에 집중되어 벌어지는 많은 활약 기대해 볼게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