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또는 우정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들을 아무 때나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들에게-
그들이 사용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만큼이나 세심한 배려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들이 인용하는 철학적 사색만큼이나 깊이 있는 행동을 기대하면 안 된다.
그들이 남용하는 신앙적 용서만큼이나 관용을 기대하면 안 된다.
입술에서 침이 튀고, 눈은 진실을 응시해도 별수 없다.
본성을 더 따를 수밖에 없는 인간일 뿐임을 이해해내야 한다.
사전적 의미의 평등을, 객관적 의미의 정의를... 뉘에게서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런 게-사람에게-있기나 할까?
그런데 나는 그런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그들을 비방한다면, 그것은 곧 스스로를 비방하는 누워 침 뱉기 식의 자학이 되고 만다.
그러니까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교만 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의 증명일 뿐이다.
본능적인 자기방어이며 지독한 나의 이기라 해도 어쩔 수 없다.
결국, 교만이라는 오해를 벗어나서 이기심에 안착하려 드는 게 내가 가진 사랑인가 보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사랑과 내가 가진 사랑에 틈이 생겼음을 발견한다.
이런 내가...
내가 진실로 사랑을 말하며... 진실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매번 모르겠다는 말뿐.
죽기 전에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