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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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2006-11-07 03:43:26
+7 744
사랑 또는 우정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들을 아무 때나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들에게-
그들이 사용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만큼이나 세심한 배려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들이 인용하는 철학적 사색만큼이나 깊이 있는 행동을 기대하면 안 된다.
그들이 남용하는 신앙적 용서만큼이나 관용을 기대하면 안 된다.
입술에서 침이 튀고, 눈은 진실을 응시해도 별수 없다.
본성을 더 따를 수밖에 없는 인간일 뿐임을 이해해내야 한다.
사전적 의미의 평등을, 객관적 의미의 정의를... 뉘에게서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런 게-사람에게-있기나 할까?

그런데 나는 그런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그들을 비방한다면, 그것은 곧 스스로를 비방하는 누워 침 뱉기 식의 자학이 되고 만다.
그러니까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교만 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의 증명일 뿐이다.
본능적인 자기방어이며 지독한 나의 이기라 해도 어쩔 수 없다.
결국, 교만이라는 오해를 벗어나서 이기심에 안착하려 드는 게 내가 가진 사랑인가 보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사랑과 내가 가진 사랑에 틈이 생겼음을 발견한다.


이런 내가...
내가 진실로 사랑을 말하며... 진실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차돌바우 2006-11-07 오전 03:56

그저..
매번 모르겠다는 말뿐.
죽기 전에 알 수 있을까?

로맨틱영진 2006-11-07 오전 04:40

사랑은 마음이 하고,
섹스는 몸이 하고,
연애는 머리가 하는 게 아닐까 해요.

그치만 어디가 먼저고 어디가 젤 중요한 건지...

단비 2006-11-07 오전 06:27

차돌바우
누구나 사랑의 이상을 꿈꾸지만,
누구나 사랑의 이상을 이루기는 매우 힘드니까...
어쩌면 '사랑을 모른다'는 독백이 사랑을 알게되는 첫 걸음이지 않을까~?

로맨틱영진~
마음이 없는 섹스는 아무런 기쁨을 줄 수 없고
마음이 없는 연애는 무의미하지 않을까?
마음이 하나되어 얻는 평안함을 느껴봤다면
성기의 모양이나 크기, 사정된 양의 정도, 섹스의 시간 길이, 혹은 테크닉...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거라 생각해.
다시 말하지만, 사랑에 있어 섹스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성기나 테크닉이 섹스의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의미야.
(내가 오르가즘을 느낄때는 상대가 날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때라는... 냐하하;;;)

사랑과 섹스와 연애를 각각의 별개로 보는 관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난 섹스와 연애도 그저 사랑의 과정이라고 생각해.

섹스와 연애가 사랑을 향하지 않는다면
몸뚱아리 뿐이 섹스도 가능하고
머리뿐인 연애도 가능하겠지. ㅎㅎ;;

근데... 본문은 사랑과 섹스의 상관관계를 말하려는 건 아니구...
그냥 [나] 스스로에 대한 [인정]일 뿐이라는... -_-;;

칫솔 2006-11-07 오후 12:01

내 앞에 전혀 식안되는 두 사람이 손붙잡고 걸어가는 것은 진짜.
머리로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은 가짜.

세상에 벌어지는 개개의 상황은 모두 진짜.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짜.

단비 2006-11-07 오후 13:14

칫솔~
추상적 개념은 가짜이고, 가시적 모습만이 진짜라는 얘긴가?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도 있잖아~
그런데 난 이런 생각이 들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타인의 사랑과 똑같은 혹은 비슷한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은 한
대부분 타인의 사랑을 바라보는 이들의 관점은 이해보다 판단이나 단정이 앞서고
그런 판단과 단정이 소통의 단절을 만들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 말이야.

이런 예가 가능할 거야.
이성애의 사랑은 진짜. 동성애의 사랑은 가짜.
동성애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이렇게 그들의 관점에서만 이런 말들을 하잖아.

이상과 현실 사이에 틈을 발견하기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이후의 대처 방식은 확실히 저마다 다른 거 같아.

혹, 사랑에 대한 진짜와 가짜의 판단 기준을
경험을 근거로 한 이성적 잣대보단
이해에 뿌리를 둔 이상적 개념도 고려해 볼 생각은 없는지~? ^^;;
(고려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음<-강요나 계몽(?)이 절대 아니었음을 피력하는 애드립 -_-)

근데, 나... 칫솔 군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긴 한 거야? -_-

말벌 2006-11-07 오후 17:48

사랑과 우정 그 형이상학적인 단어에 일반적 철학의 의미나, 홍진의 세속적 삶의 투영은 본질을 왜곡할수있어서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말씀 드리면
빈가슴에 채워지는 한지에 번지는 먹물같은 마음에 이끌림이 인간적인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단비 2006-11-07 오후 22:30

말벌님~
한지에 번지는 먹물은 통제가 어렵죠.
사랑! 머리로 통제가 안된다는 측면에서 실로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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