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사 농성장에서
"이게 마지막입니더"
조합원들 맘에 지회장인 지 맘을 살짝 얹어서는
30대 초반답지 않게 겉늙어버린
사랑하는 울 후배 눈빛엔
단호함과 담담함이 비껴 지나가고,
할 말 잃은 부끄런 선배가 할 말이야,
"하이고 와 이리 덥노"...
바람아 좀 불어주렴
다닥다닥 붙어서 아홉명이 겨우 잔다는
대한민국 1등차라고 떡 버텨선 현대자동차 정문 앞,
육교 밑 초라한 농성장이 조금은 시원하게
아니, 비열한 저 놈들 땜에
끓어넘치는 미칠 것 같은 이 맘 좀 식혀주게.
비야 좀 내려주렴
14일 동안 굶어지친
굽힐 수 없어 멍들어 버린 대덕사 조합원들,
너무 자랑찬 우리 노동자들 가슴 좀 식혀주게.
네 놈들 말대로 고분고분하지 않는다고,
원하청 불공정거래 없애자 했다고,
대궐같은 현대자동차 오늘이 있게한 노동자들
버러지같은 노동자들이야 죽든 말든
하루아침에 회사를 없애버린
아, 저 위대한 현대자동차 나리님들은
우리 용변도 못보게 화장실 문 꽁꽁 잠궈버렸지만,
너희들이 잠글수록 노동자들 마음의 문은 더 넓어지리니
너희들이 숨을수록 그 추악한 몰골 더 드러나고 말리니
펄럭이는 자랑찬 대덕사 지회 깃발 아래
노동자는 더욱 큰 하나가 되어가고
너희놈들과의 3.8선은 더욱 굳어만 가고...
아, 이 지랄 엿같은 05년 7월이여!
* 2005.07.25.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한
대덕사 지회 전 조합원 노상단식 농성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