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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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2005-06-26 20:26:18
+0 1131



장미의 장례 행렬 Funeral Parade of Roses (Matsumoto Toshio, 1969)


벼르고 있던 영화. 일본 실험 영화 대부 마츠모토 토시오의 대표작.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에도 영향을 줬다고 하죠.

좀 꺼림직하긴 하지만 게이 외디푸스, 에 관한 영화라 명명하는 게 타당할 성싶습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와 잔다는 설정이 그렇고, 모든 사실이 폭로된 후에 죽은 아버지 곁에서 칼로 자신의 두 눈을 찌른다는 설정도 엇비슷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텍스트를 파고 들면, 주인공 에디는 햄릿에 가깝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에디의 연정은 어렸을 적부터 지속되어 온 데다 어머니에 대한 증오가 훨씬 더 노골적이기 때문이죠.

'게이 바'라기보단 '오까마 바'에 가깝다고 해야겠죠. '준'이라는 술집의 종업원인 에디의 삶에 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1969년에 제작되었다는 걸 주목해야 합니다. 이 영화는 체 게바라, 존 레논, 우드 스탁, 전공투, 대마와 히피, 브레히트 등 다양한 시대적 얼개들로 촘촘히 싸여 있어요. 게다가 영화 형식은 (지금에 와서 보면 그리 낯설지 않지만) 당시에는 꽤 큰 충격을 던졌을 정도로 복합적입니다. 브레히트의 소격 효과는 물론, 인터뷰, 플롯의 불연속적인 충돌, 연상작용 등 다양한 실험들이 가득하군요.

주인공 에디가 두 눈을 찌르고 백주대로에 나가는 엔딩 씬의 충격은 단단합니다. 꽤 묵직한 영화네요.     200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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