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피플]나의 게이친구는…“부담없는 남친”
[동아일보] 2005-05-19 15:53

                        [동아일보]
《‘나도 게이 친구가 있었으면….’

성 담론이 다양해지는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게이 친구 예찬론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섹스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게이 친구의 장점이다.

또 게이 친구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데다 가부장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있어 쿨하다는 주장도 있다.과연 여성과 게이 친구의 실제 관계는 어떨까.10년째 ‘우정’을 쌓는 30대 중반의 동갑내기 여성과 게이 친구를 인터뷰했다. 여성은 이성애자다.이 남성은 친한 이들에게는 성적 취향을 숨기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커밍 아웃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뷰는 여성은 미셸, 남성은 기욤이라는 가명으로 진행됐다.

미셸은 자신의 직장과 이름을 공개해도 된다고 했으나 게이 친구가 말렸다.

올해 말에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혹시 좋지 않은 일이 생길까 우려해서다.》


○ 신체 접촉 없는 정서 교감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기욤은 패션감각과 외국어 구사력, 세련된 화술을 지니고 있다.

12일 오전 기욤의 14평 아파트를 찾아갔을 때, 미셸은 헤어 드라이어로 머리카락을 말리고 있었다. 미셸은 키가 170cm나 됐다. 기욤은 커피를 내오며 “일찍 인터뷰 온다기에 미셸에게 어젯밤 여기서 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미셸은 기욤의 집에서 자주 잔다. 그녀는 부모에게 기욤의 집에서 잔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 사실을 올해 말에 결혼할 미셸의 남자 친구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와 결혼을 앞둔 남자는 처음에는 황당해했으나 기욤을 만난 뒤 두 사람의 우정을 이해했다.

게이라 해도 육체적으론 남성. 그런데도 신체 접촉없이 한 침대에 들 수 있을까.

“하하. 여자 친구와 함께 자면서 서로 만지나요?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우린 가장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일 뿐인걸요.”(미셸)

○ “동성 친구의 변종이 아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0년 전이다. 업무상 만났는데 좋아하는 음식, 옷, 음악, 영화, 전자오락, 만화책이 딱 맞았다. 당시 오피스텔에 혼자 살던 미셸의 집에 기욤이 거의 매일 드나들면서 우정을 쌓았다.

퇴근 후 만나 침대 위에서 뒹굴며 함께 얼굴 팩을 하고 밤늦게 만화책을 읽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다. 기욤의 화장대 겸 식탁 위에는 ‘프레시’ 로즈메리 골드 토닉 워터, ‘SKⅡ’ 페이셜 트리트먼트 팩, ‘겔랑’ 이시마 세럼 등 그가 쓰는 고급 여성용 화장품이 갖춰져 있다.

미셸은 생리 중일 때 기욤의 집에 찾아와 김치를 젓가락에 말아서 먹어 치운다. 그럴 때면 기욤은 “내가 그토록 아끼는 김치를…”이라고 눈흘기면서도 “내가 그 고통을 모르니 어쩌겠어”라고 이해한다. 기욤과 미셸은 ‘생리 리조트’란 그들만의 신조어를 쓰며 깔깔 웃는다.

둘은 이따금 “우린 중성인가봐”란 말도 나눴다고 한다. 섬세한 감성의 기욤과 달리 미셸은 시원시원하다. 기욤에 따르면 게이들은 글래머 타입보다 미셸처럼 시크(chic)한 여성에게 끌린다. 언젠가 “우리 관계가 동성 친구의 변종인가”라는 주제로 대화한 적 있는데, 결론은 “아니다”였다. 친밀한 ‘새로운 관계’일 뿐 ‘변이된 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 게이 친구가 좋은 이유

미셸은 남자 친구를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데 기욤을 만나는 횟수도 같다.

“남자 친구와의 관계와는 다르죠. 기욤에게서는 애틋한 감정 대신 가족같은 유대감을 느끼죠.”

이들은 서로 연애 상담도 한다. 특히 기욤이 새 남자와 사귀려 할 때 미셸은 조언자가 된다.

미셸에게 물었다. 게이 친구가 좋은 가장 큰 이유에 대하여.

“상황에 따라 정서적으로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되는 것이죠. 또 무거운 짐을 들 때 기욤은 남자다운 근력을 보여주지요. 애인이 없을 때 파티에 파트너로 데려가면 외모 등에서 돋보입니다. 그러면서도 기욤에게는 남성 특유의 무심함이 약간 있어 여자 친구처럼 예민하게 행동하는 일이 없어요.”

게이 친구를 둔 여성은 허심탄회하게 이성에 대한 문제를 의논한다. 늦은 밤 남자와 술을 마시고 싶지만 끈적거리는 관계를 원하지 않을 때도 게이 친구가 좋다.

이 대목에서 기욤이 대화에 합류한다.

“결혼이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 된 요즘 여성들이 게이 친구에게서 구속없는 안식을 얻는 것 같아요. 게이와 스트레이트(이성애자) 여성 간의 우정은 있어도 스트레이트 남성과 레즈비언이 우정을 맺는다는 사례는 들은 적이 없어요. 아마 여성은 정서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데 반해 남성은 여성과의 관계에서 늘 섹스를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글=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http://news.paran.com/snews/newsview.php?dirnews=1183919&year=2005

민우남편 2005-05-20 오후 19:09

거의 공감이 가는군요. ㅋ

기염 2005-05-20 오후 21:16

음. 나의 게이친구는 부담없는 여친인데...

황무지 2005-05-21 오전 04:45

역시.. 이런 글 읽다 보면 마구 마구 게이는 무조건 '여자의 친구다' .. 라는 최면을 걸고 있는 듯한 느낌.. 이랄까...
일반의 오류 ! .. 라는 어려운 말대신 '웃기지 마쇼~ 걸리적 거리겠구만 !' 이라고 해주면...
혹시 나도 마초 ? ^^;;

그나저나, ‘프레시’ 로즈메리 골드 토닉 워터, ‘SKⅡ’ 페이셜 트리트먼트 팩, ‘겔랑’ 이시마 세럼 .. 부럽다, 비싸 보이지만.. -,,-;;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 [피플]나의 게이친구는…“부담없는 남친” +3 queernews 2005-05-20 1338
12143 기록물 사업 작업 하시는 분들께 좋은 팁 하나 드... +3 디오 2013-09-20 1338
12142 친구사이 회원지원팀과 함께 하는 생활밀착형 지... +12 낙타 2015-04-04 1338
12141 사진 한 컷 : [찜질방], {물이 좋다} 中에서 +1 모던보이 2004-03-14 1337
12140 <살롱드에이즈 '6월'> 6월8일, 6월22일 이미지와 ... +1 동성애자인권연대 2013-05-30 1336
12139 자유게시판에 당황스런 글 들 +4 박재경 2013-10-19 1335
12138 퀴어문화축제에 오실 여러분! '퀴어영화제' 부스... 퀴어영화제 2014-06-07 1335
12137 해병대령, 운전병 '성추행혐의' 보직해임 +2 게이토끼 2010-07-23 1334
12136 군대가 파라다이스 였다고요?...! 1사단 보병 2008-11-09 1334
12135 화씨911 +3 얼짱 2004-07-20 1334
12134 너무 웃긴 기사-레이디 가가 이후… 하리수 컴백, ... +3 호미 2012-07-05 1334
12133 퀴어 퍼레이드 '찬성'에 투표해주세요. 우리의 힘... +3 derick 2015-06-02 1334
12132 6/20, 러시아 정부의 성소수자 처벌 규탄 및 러시... +3 종순이 2013-06-21 1333
12131 오늘 김조광수-김승환 부부 기자회견 기사 계덕이 2014-05-21 1333
12130 "gay town in korea" - 이태원지도첨부 다시 +1 야옹이 2011-05-17 1332
12129 홍석천 “동성애 시선 많이 바꿨지만 방송국 윗선... +1 게이토끼 2010-08-05 1332
12128 준비됐으면 말해줘요 꽃사슴 2003-11-23 1332
12127 게이들을 위한 특별한 유언장 쓰기 <찬란한 유언장> +5 낙타 2013-03-11 1332
12126 대구퀴어문화축제에 10만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최원석870629 2014-06-16 1332
12125 21일(토) 영화 <친구사이?> 특별상영 김조광수 2013-12-19 1332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