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표지
[185호] 11월의 친구사이 소식지
2025-12-03 오후 18:15:49
기간 11월 
첫 번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
Vol.185
[이달의 사진] 첫 번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

2025년 11월 8일, 친구사이 RUN/OUT 팀과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합동 주최한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방의원 당선의 역정을 다룬 영화 <State of First>(2025)가 개최되었다. 영화는 2024년 미국 델라웨어주 광역 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으로 당선된 사라 맥브라이드(Sarah McBride)가 어떻게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성소수자 혐오의 장벽을 넘었는지, 또한 지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화장실 정책을 비롯한 미 하원 내의 성소수자 혐오에 대처하면서도 성소수자 인권 외 다른 의제 관련 활동들을 어떻게 관철해 나가는지를 다루었다. 상영 후 GV에서는 일본 세타가야 구 의원 가미카와 아야(上川あや)와 박한희 변호사, 인플루언서 세레나 등 총 3명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관객들과 나누었다. 사진은 GV 후 뒷풀이가 열린 친구사이 사무실 옥상에서 친구사이 깃발을 든 친구사이 대표 윤하와 트랜스젠더 여성 패널들, 하인리히뵐 재단 측 사람들의 모습이다. 

[활동보고] 사무실 임대 재계약을 마치고

친구사이가 최근 사무실의 공간을 재계약 했습니다. 친구사이는 2006년 5월 현재 묘동빌딩의 302호(교태전)로 이사 온 이후, 2010년 2월부터 현재 3층 전체를 사용하면서 확장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새로운 건물 관리인으로 부터, 임대료를 현재 종로 3가 시세와 같이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기존 보증금의 100% 인상과 월 임대료의 60% 이상의 가격이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의 적자를 회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일시후원과 정기후원을 모금한 시기였던 만큼, 계약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인권 단체로서 친구사이의 특수성과 재정 상황을 건물 관리인과 소통하였고, 그 결과 건물 관리인이 요청했던 안을 향후 4년간 단계적으로 임대료와 보증금을 인상하는 방안으로 11월 말에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다행히 앞으로도 종로3가 내 퀴어 커뮤니티의 공간 내에서 친구사이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0]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박한희·세레나 패널 후기

GV에서 가미카와 아야 의원님, 박한희 변호사님과 나눴던 대화 중 인상적이었던 건 두 분의 삶 속에 단단히 자리 잡은 ‘나를 드러내는 용기’였다. 트랜스젠더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결국 우리의 삶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주고받는 일상적인 순간들이었다. 때로는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내가 가장 평범하게 존재할 수 있는 그 순간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이 두 분의 존재가, 그리고 영화 속 세라의 존재가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영화 후반, 그녀가 선거 운동을 하다 지친 얼굴로 “나는 그저 나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오래 남았다. 인플루언서로 알려진다는 것이 때때로 나를 설명하는 데 도움도 되지만, 동시에 내가 원하는 ‘그냥 김도경’의 삶을 비껴가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세라처럼, 나 역시 스포트라이트를 무작정 피하기보다 그 빛을 일상 쪽으로 끌어오는 방식을 배우는 중이다.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어려운 현실 속에 스스로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 보다 특정 정치인들이나 정치집단/정당이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기를 희망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20여년이 지난 2025년, 친구사이에서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RUN/OUT 캠페인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던 건, 이제 그 순간이 우리에게도 찾아오고 있다는 점이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라 현실의 목소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신나는센터에서 주최하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에서 미국 최초 트랜스젠더 연방 하원의원의 이야기를 다룬 <스테이트 오브 퍼스트>(감독 체이스 조인트, 2025년 작)를 친구사이와 협력하여 RUN/OUT 캠페인 세번째 작품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무한히 기쁘게 생각한다.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2] 23년 무소속 6선 당선의 기적: 트랜스젠더 가미카와 아야 의원 인터뷰

안녕하세요. 도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세타가야구에서 구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미카와 아야입니다. 저는 2003년 봄, 호적상 성별은 남성이었지만 여성으로서 출마해 단 두 달 간의 짧은 선거 운동 끝에 당선되었습니다. 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트랜스젠더입니다. 당시 성동일성장애(트랜스젠더)임을 공개하며 많은 비판과 중상모략을 받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당사자분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72명의 전체 후보자 중 6위로 일본 최초로 커밍아웃하고 당선된 의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무소속으로 6번 연속 당선되어, 올해로 23년째 의정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8] 《흘리는 연습》, 또 다른 용기의 시작

마지막으로,  게이/퀴어 커뮤니티의 힘으로 가능한 《흘리는 연습》이었습니다. 최근 친구사이 한윤하 대표와의 현 대화 속에서 저에게도 힘을 주는 말이 있었습니다. 친구사이는 “커뮤니티 단체이자 인권단체”라는 접근이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힘이 나오는 인권단체” 라는 관점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인권운동은 결국 그 운동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속에서 비롯하다는 것입니다. 친구사이는 그 게이/퀴어 커뮤니티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고, 그것이 인권운동의 힘으로 조직될 수 있도록, 그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는 언어와 기준을 만드는 것에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지난 30년 동안 친구사이가 속한 게이/퀴어 커뮤니티의 활동들의 힘이고, 소식지는 그것의 집합체이며, 《흘리는 연습》이 그것을 대표하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스케치 #1]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친구사이 크루징 투어 - 종로 역사편> 후기

종로의 게이문화를 즐긴다는 것이 단순히 게이가 게이를 만난다는 의미를 넘어 그 안에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자처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각자 나름대로 실천한, 어쩌면 옷장 문을 밖에서 굳게 닫으려는 옷장 밖의 압박을 옷장 틈새로 어떻게든 나가려는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놀고 먹는 걸 즐기는 게이들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게이들이 평일 동안 사회에서 받은 억압을 내려놓고 주말 동안 종로에서 떤 끼가 끼 맞는 게이를 만나 더 큰 끼가 되고 큰 끼는 결국 새어 나오듯 종로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외치는 꿘게이가 끼 맞는 꿘게이를 만나 더 큰 꿘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스케치 #2]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TDoR) 집회 참여 후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 Transgender Day of Remembrance)은 매년 11월 20일, 전 세계 곳곳에서 혐오와 폭력으로 생을 잃은 트랜스젠더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올해 서울에서는 11월 22일,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에서 제8회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이 열렸고, 슬로건은 〈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이었습니다. ‘동네북’이라는 표현이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여러 소수자를 손쉬운 표적으로 삼는 현실에서 출발하지만, 이 슬로건은 그 이미지를 되받아 “두드릴수록 더 크게 울리는 북처럼, 우리가 함께 모여 서로의 존재를 더 크게, 더 멀리 퍼뜨리자”는 의미로 다시 엮어낸 문장이기도 했습니다. 

[활동스케치 #3] 2025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대회 : 개연과 당연의 역동, 그리고 필연적인 변화

올해는 이 활동가대회 자체에 대한 후기도 후기지만, 무엇보다 제가 매년 무지개행동 활동가대회를 참석하는 의미에 대해서 나누고 싶어요. 활동가대회가 왜 필요한지부터 설명을 해보고 싶어서요. 제가 생각했을 때 활동가와 아닌 사람의 차이는 ‘사회변화를 위해 필요한 훈련과 실천에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활동가는 단체에서 돈을 받는 상근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던 시대의 기로, 즉 성소수자의 존재가 일상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식되는 상태로 전환하고 일상의 조건 중 일부라도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욕구가 들 때, 그 욕구를 실현하고자 훈련하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활동가형 인간’이라고 이해하게 됩니다. 능동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활동가는 당연한 존재는 아닙니다.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2 : 제10호 문집 발간 기념 낭독회 및 총회

11월 1일에는 책읽당 제10호 문집 '소지로 놀이' 발간 기념 낭독회를 전태일기념관에서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문집에는 총 10명의 회원이 참여하였고, 그 중 9명이 자신의 글을 일부 발췌하여 낭독하였습니다. 낭독 전에 간단히 글을 쓴 회원을 인터뷰하고 낭독을 듣는 새로운 형식을 취하였는데, 사전 인터뷰를 통해 저자와 조금이나마 친숙해진 뒤에 낭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60여 명 정도의 관람객들이 오셔서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을 가득 메우며 낭독회를 즐겨주셨고, 뒷풀이 자리까지 꽉 채워서 놀다 가셨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1월 15일에는 2025년 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2 : 정기공연, 그리고 그 이후

일본에서는 청춘의 푸르름을 상징하는 색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군청(群:Navy blue)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이어진 원전사고로 친구를 잃고 또 정든 고향을 떠나야했던 후쿠시마 어느 시골 중학교의 학생들이 헤어진 친구들과 다시만날수 있기를 기원하며 음악선생님과 함께 만든 노래입니다. 올해초 연습곡을 추천받는다는 공지를 보고, 단 한번이라도 단원들과 같이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에 큰 기대없이 신청했습니다. 선정이 되고 단원들의 감성도 저와 일통하는 것이 있었던지 여러 연대공연 무대에서 불려지고, 정기공연에서도 함께 부를수 있었던 것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며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이 될듯합니다.

[기고] 온 시간대로 비추는 삶 — 인구주택총조사, 동성 배우자 관계의 통계적 인정을 지켜보며

그중 성소수자의 삶을 온 시간대로 확장하기 위한 작은 변화가 올해 10월 22일에 있었다.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는 처음으로 성별이 같은 가구원 사이에도 관계를 ‘배우자’나 ‘비혼 동거’로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동성 배우자를 선택하면 뜨던 메시지의 ‘오류’가 국가의 실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국정감사장에서 국가데이터처장은 이번 변화를 두고 “통계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라고 말하며,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 부분을 빼고 비출 수는 없다고 첨언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를 기술적 수정에 가깝게 설명했다. 외려 이 변화를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부른 쪽은 행정이 아니라 성소수자인권운동의 현장이었다.

친구사이는 매년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자체적인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HIV 감염인의 인권을 상징하는 빨강을 중심으로, 그리고 HIV를 둘러싼 더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획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회 에이즈 영화제를 시작으로, 작년까지 2024년 제5회 에이즈 영화제 레드+를 진행해왔습니다.올해부터는 영화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장르를 만나기 위해 HIV/AIDS 문화의 밤 행사로 변화를 꾀하려 합니다.

 

인상적인 글을 낭독해주실 문화인류학자와 작가님을 초청했고, 1993년 3월 12일, 국내 최초의 HIV 감염인 수기집이자 친구사이 회원 故오준수님의 글『겨울허수아비도 사는 일에는 연습이 필요하다』를 오늘날 회원이 낭독할 예정입니다. 진지한 고민이 담긴 글, 환대가 담긴 노래, 즐거움이 담긴 뱅쇼로 시간을 보냅시다. 

낭독자

서보경(문화인류학자), 이정식(작가), 전현우(회원),

+a (낭독을 희망하는 여러분)

 

버스킹

활동가들의 버스킹 공연 

소주 (HIV/AIDS 인권행동 알)

종걸, 기용, 민영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뱅쇼

알코올/무알코올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간식거리를 지참하셔도 좋습니다.

 

일시: 12월 5일 저녁 7:30 - 

장소: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39-1, 3층 친구사이 

신청링크: https://forms.gle/aeixiC8hcmwt8dQ18 

[알림] 2026년 대표 및 감사 선출 결과 공고

일시: 2025년 11월 29일 오후 7시~8시 30분

장소: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5층 엔피오피아홀

 

(1) 2026년 감사 선거 (감사 2인을 뽑는 선거로 1인 2표제) 

2026년 친구사이 감사 선거의 결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후보 : (1) 김승환 (2) 박재현 (3) 사과 

재석 인원 : 36명

총 투표수 : 72표

 

1 김승환 : 27표
2 박재현 : 17표
3 사과 : 22표

4 기권 : 4표

5 무효 : 2표

참석회원 과반수(19표) 이상 표를 얻은 김승환님과 사과님이 2026 친구사이 감사로 당선되었습니다. 

 

(2) 2026년 대표 선거 (대표 1인을 뽑는 선거로 1인 1표제)

2026년 친구사이 감사 선거의 결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후보 : (1) 한윤하

재석 인원 : 36명

총투표수: 36표

 

찬성 : 32명
반대 : 4표

기권: 0표
무효 : 0표

참석회원 과반수(19표) 이상의 찬성을 얻은 한윤하님이 2026 친구사이 대표로 당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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