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일부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동성애 카페에서 ‘짝찾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15세 이하 소년만 가입할 수 있는 ‘초등학생 동성애 카페’도 개설되는 등 동성애가 초등학생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아직 성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청소년기에 자신의 성적 성향을 미리 결정짓고 육체적 관계까지 갖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와 관련기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동성애 사이트 활개= 경향신문이 27일 확인한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ㄱ동성애 카페는 40여개의 자기소개글과 즉석 만남을 원하는 광고글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10대들이 또래 친구나 형을 찾는 글들이 적지 않았다. 속칭 ‘짝찾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춘천에 산다는 중1년생 회원과 ‘채팅’을 했다. 자신을 ‘춘천 중딩’으로 소개한 이 학생은 “토요일에는 정오면 학교가 끝난다. 모텔 하나 잡아주고 5만원만 주면 원하는 것 다 해주겠다”고 말했다.

15세 이하의 남학생들만 정회원이 될 수 있는 ‘초등학생 동성애 카페’도 확인됐다. 이 카페는 공지사항에서 ‘10~15세 남성만 가입할 수 있고 자신의 몸매나 겨드랑이, 다리 사진을 올리면 운영자를 시켜주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20일 개설된 이 카페 회원수는 매일 10여명씩 늘어나 최근 폐쇄되기 직전까지 430여명으로 불었다. 또 ‘○○영보이클럽’이란 지역 동성애 카페도 확인됐다.

◇정체성 착각 말아야=전문가들은 “10대 남학생들이 동성애에 관심을 가지고 성관계까지 맺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에 맞닥뜨릴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신기숙 청소년복지과 팀장은 “청소년기는 양성애적인 성격이 남아있어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시기”라며 “동성 친구에 대해 애정을 느끼거나 한두 번의 성관계로 동성애자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아하! 청소년 성문화센터’ 박현희 부장은 “청소년기에는 워낙 성욕이 왕성한 시기라서 이성뿐 아니라 동성의 손길에도 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단순히 그런 자극만으로 ‘동성애자’라고 단정짓는 것은 오류”라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는 신체적인 애정뿐 아니라 정신적인 애정도 필요하다”며 “어린 남성들과 성인 남성의 성관계의 경우 ‘동성애’라고 보기보다는 ‘성착취’”라고 강조했다.

황인찬기자 hi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