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바쁜, 혹은 바쁘려 노력했던 하루를 마감하며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침 일찍 볼일 보러 나간 주인 아줌마(?)를 대신해서 빨래랑 청소 해놓고서 괜히 우렁각시라도 되는 냥 우쭐해진 일...
마음 단단히 무장하고 동사무소에 갔다가 '의외'로 무지 친절한 직원 만나 허탈해진 일...
길가다 우연히 발견한 세일하는 옷가게에 가서 잘 맞지도 않는 옷 사놓고서, 친구에게 이쁘지 않느냐며 생짜 쓴 일...
이름도 잘 기억 안나는 친구한테 황송하게도 연락이 와서 밥 한끼 얻어먹은 일...
시사회 꼬박꼬박 챙겨주는 착한(혹은 착해지려 노력하는) 친구 덕에 짠해지는 영화도 감상하고...
오~~~랜만에 홍대 앞 클럽에 가서 어설픈 삼바 댄스(댄서 중 한명은 춤추다 미끄러지고, 순서 까먹어 옆사람 눈치만 보기도 했음)랑 고고보이쇼를 사칭한 '봉'춤 구경도 하고...
집에 오는 길, 홍대 앞에서 손 호호 불며 초등학교 때 먹던 것 같은, '미원' 맛 나는 떡볶이도 먹고... (강추!!! 날씨 풀리기 전에 한 번씩 가보심이 어떨지...)
사실 아무도 나한테 완벽해지라고 강요한 적 없으니
욕심 부리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면
떡볶이 한 조각 만으로도 헤헤거리며 살 수 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