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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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트리 2004-10-21 20:31:46
+0 627
솔직히 고백하자면 외모에 반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외모보다도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곱씹을 수 있는 것이
가을과 참 어울리는 시인(대부분의 시인들이 그렇긴 하지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옛 노트에서
                               장 석 남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 장석남,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문학과 지성, 1995.



노래 : starsailor, 'Fide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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