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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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낙선되기는 했지만 소위 진보정당이라 이름 매겨진 민주노동당의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양반이 동성애는 자본주의적 파행 현상이라고 했다가 완전히 '팽'당한 사건이 있어서 어수선했는데, 이젠 백주대낮에 동성애자를 총으로 쏴버리겠다는 살벌한 발언을 하는 연예인이 있고, 점점 우리 사회도 호모포비아가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호모포비아들이 점점 커밍아웃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거죠.

어제자 신문에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의 '빅딜'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더군요. 동성애 혐오 불법화 법안이 그것인데, 성이나 성적 성향을 이유로 타인에게 차별, 증오, 폭력 등을 선동했을 때 1년 이하 징역, 최고 6천 만원 가량의 벌금을 처할 수 있는 법안입니다. 이것이 빅딜인 것은 얼마 전 프랑스를 들썩이게 했던 '동성간 결혼 불법화'를 서둘러 공인한 정부가 그 대가로 내보인 제스추어일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만일 한국에서 그 법안이 통과되었다면, 졸지에 엠씨몽의 권총 사격 타켓 앞에 서게 된 한국의 동성애자들은 충분히 그를 고소했었을 겁니다. 언어적 충격이 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그의 권총 발언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선동적인 호모포빅한 발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의 요구는 서로 맞대응해서 권총질하자는 게 아닐 겁니다. 홈페이지 상단에 자세히 안 들여다보면 보이지도 않는, 단추 구멍만한 제목으로 달린 공지 사항의 사과글이 사과의 진정성을 담보하기도 힘들거니와 권총 위협에 놀란 가슴과 분노한 마음을 삭히기 힘드니, 그에 조응하는 적절한 사과 양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요구될 수 있는 사과 양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적어도 언론에 공개적 사과를 표명하는 것 정도가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양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산성 없는 분노 표출보다 서로 납득할 만한 수준의 사과가 때때로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하니까요.  

만에 하나 그런 정도의 배려도 없다면, 엠씨몽 씨와 소속사가 두 번 동성애자 커뮤니티를 모독한 걸로 간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동성애자 인권운동 진영의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해될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언론 플레이, 아울러 이번 기회에 추상적이기 그지 없는, 민주노동당 내 공약의 하나인 '반차별금지법'의 항목을 특수화해서 '호모포비아 불법화 법안'을 제출할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엠씨몽 씨 사태와 같이, 공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무차별적인 발언의 수위에 관한 내용도 당연히 그 법안의 항목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입니다. '안티 엠씨몽 운동'은 엠씨몽 씨의 상업적 가치를 더 높여준다는 점에서 그닥 실효성이 없는 운동입니다. 정말로 안티 엠씨몽 운동을 하려면, mbc를 대상으로 하는 힘겨운 보이콧트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치밀해야겠죠.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네거티브 전술의 단점을 우리는 이제 막 경유하고 있는 와중인 것 같습니다. 뭐, '그들'에게 권총과 실탄을 자진해서 갖다주지는 못하겠지만 되도록 웃는 낯으로 우리 삶의 권리를 체득해가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엠씨몽 씨, 소속사 여러분, 사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님들이 할 수 있는 빠른 길들이 있습니다. 다시는 권총으로 쏘지 않겠다, 공개 사과문을 언론에 적시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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