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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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27
: 음악과 춤과 시가 있는 풍류 MT,
4년 만의 뮤직캠프
조금씩 더워지던 5월 중순 지보이스는 음악과 춤과 시가 있는 풍류 MT라는 주제를 가지고 가평으로 뮤직캠프를 떠났다. 매년 30-40명의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신나게 함께 출발했던 느낌은 아니었지만 설렘을 가지고 삼삼오오 모여서 숙소로 이동을 했다. 다수의 인원이 1박2일로 함께 떠나는 일이 언제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어서, 설렘과 동시에 긴장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무사히 도착했고, 새파랗게 빛나던 날씨와, 고즈넉한 시골의 펜션이 주는 편안함이 풍류 MT의 주제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간단한 보드게임과 춤으로 한껏 온도를 올리고, 편안한 시와 노래로 차분함을 느끼면서 저녁까지 시간을 보냈다. 대단한 결과물을 완성하거나 탐구하는 프로그램은 있지 않았지만, 잘 쓸 기회가 없던 시도 쓰고, 뮤직캠프를 위해 준비한 여행 메들리도 불렀다. 여행 메들리에는 피아노에 더해 기타 그리고 피리 등의 악기가 있어서 더 풍성한 노래가 될 수 있었다.
지보이스의 전 단원이자 오랜 친구이고, 친구사이 사무국장이신 종걸님이 당시에 단식 농성 중이셨는데, 음악감독님의 제안으로 멀고 험한 길(The Long and Winding Road)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녹화해서 지보이스 단원들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노래에 마음을 담는 일이 항상 지보이스가 해왔던 일인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지보이스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저녁… 술, 술, 술. 혼돈의 하루가 끝나고 다음 날, 뮤직캠프는 원래 이런 느낌이었지라는 현실 자각 타임을 어서 이겨내고 씻은 후 마음을 가다듬었다. 내 몸의 남은 알코올을 씻겨 내려가게 해줄 MT의 영원한 친구 컵라면과 함께 남은 힘을 짜내서 마지막 프로그램을 했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올해 공연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는 ‘나도 연출가’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각자의 공연에 대한 생각들을 충분히 들어볼 수 있는 자리여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해당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는 정기공연 기획의 아이디어로 사용될 듯하다. 뮤직캠프에 이어서 정기공연으로 2022년 1막, 2막이 연결된 이야기로 진행된다면 더 재미있게 공연을 참가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새 뮤직캠프는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다들 돌아갔다. 예전만큼의 체력은 다들 가지고 있지 않아서, 종로에서 뮤직캠프 뒤풀이의 뒤풀이를 한다든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충분히 즐거웠다. 단원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오랜만에 많은 사람과 1박2일을 함께 하는데도, 큰 사고 없이 인내심을 가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준 단원들과 마음을 내서 참가해준 복귀단원분들, 신입단원분들 그리고 일일 반주자님도 참 고마운 시간이었다. 이제 하나의 추억은 지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온 듯하다. 어제의 영감으로 지보이스가 성장된 방법으로 공연을 준비하면 좋겠다.
지보이스 단장 / 상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