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고하토'는 동성 유대 집단에서 동성애가 어떻게 치명적인 독이 되어 그 집단의 규율을 깨드리는지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18세의 미소년 때문에 사무라이들이 서로를 죽이게 되는 난리법석을 치루게 됩니다.
일본 중세 시대 때는 '소성'이라는 제도가 있어 귀족들이 미소년 시종을 통해 동성애를 공공연한 추문으로 만끽한 반면, 사무라이 사이에서의 동성애는 일본의 에로티시즘과 청년 군사 집단에서의 동성애적 의례가 빚어놓은 놀라운 집단 환각이지요.
전 개인적으로 오시마 나기사의 '고하토'의 탐미적인 영상들에 열광하는 편입니다. 아사노 타다노부와 미소년으로 나온 마츠다 류헤이가 같은 방에 있을 때 움직이던 손놀림이라든지 엔딩 씬의 벚꽃 장면을 볼 때 숨이 막히는지 알았지요. '고하토'는 미쟝센과 분위기만으로 호모 에로티시즘을 웅변한 귀한 작품입니다. '전장의 크리스마스'과 '사육' 등에서 이미 동성 유대 집단의 호모섹슈얼을 다룬 나기사 감독은 뇌출혈로 쓰러지는 바람에 휠체어를 탄 채 명장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인간의 욕망 깊숙한 곳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의 탐미적인 영상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몇 년 전에 이 영화 보고 가슴 떨렸던 게 기억나네요.
정말 지독하게도 연기되고 연기되었던 '고하토' 개봉이 결국 이루어지게 되었군요. 다시 한 번 봐야겠습니다. 깐 영화제에서 열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미소년 마츠다 류헤이는 정말 '아니더군요.' 외려 아사노 타다노부를 그 영화를 통해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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