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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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2004-03-15 10:15:27
+1 1145
많이들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 요즘이 아닌가 싶다.


그 와중에 H2라는 만화책을 다시 읽었다.

만화책을 그다지 많이 접하지 못한 내가 읽었을 정도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읽은 만화책이 아

닐까 싶다.


그러나 만화책을 많이 읽었노라고 자처하는 사람 여럿이 이 작품을 베스트에 꼽는 것을 보면

내가 느낀 감동도 이질적인 것은 아님에 안도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만화책을 즐겨 보는 이유를 폄하할 주변머리는 되지 못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만화책을

보며 심각해지긴 싫은 것도 사실이다.(사실 심각함이 멋져 보이는 시대도 지났겠지만^^)


이 작품 역시 사실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그다지 참신한 것은 못 된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친구인 히로(남)와 히까리(여)가 있는데 히로가 중학교 동창이자 킹카인

히데오(남, 만화책에 이렇게 구별 되어 있다)에게 히까리를 소개시켜 주고 수순대로 둘(히까

리와 히데오)은 둘도 없는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뒤늦게 히까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느낀 히로,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 감정대로 행동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역시 헤매하는 히까리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 와중에 자신을 좋아하게

되는 하루까를 만나게 된다는..


그리고 그 중간 매개체로 작용하는 야구라는 행위이자 은유.


하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히로와 히까리의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 장면과 여러 관계들을 규

정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한 에피소드들의 감동이 만만치가 않다.


그 관계 사이의 결과 역시 그다지 전복적이지는 못하다.

결국 히로는 히까리를 포기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하루까에게 전념(?)하겠다는 암시를 던지

고 만화는 34권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놀랍게도 히로와 히까리의 관계를 규정짖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히까리 어머니의 죽

음이다.(물론 나의 자의적인 생각이다.^^)

둘 사이의 관계는 '자매적(?)'인 것이었음을 둘 스스로 자각하게 되고 스스로 입장을 규정짖

고 착한 척하느라 애쓴 관계들을 뒤집을 만한 용기를 발생시키지 못하는.


사실 이 부분이 불만이기도 하다. 중, 고등 학생이면서(이것 역시 편견인지 모르겠다. 이미 그

들은 야구에도 박사수준이니까^^) 모든 연애 감정들에 도통한 듯 행사하는 모습들.

하지만 이 만화가 주는 감동의 대부분은 그런 관습적인 관계 규정에 대한 애절함임을 부인하

고 싶지는 않다.


이 만화를 모티프로 만들었다는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이라는 노래가 있다.

중1때까진 늘 첫째줄이었고 겨우 160이 되었을 무렵엔 쓸만한 것(?)들은 모두 첫사랑 진행중

이 었다는.(이 만화 중간중간에 이와 비슷한 대사가 반복된다)

작은 키로 학창 시절 늘 첫째 줄, 둘째 줄을 다투었던 나로선 가능한 사랑들이 모두 뒷자석에

앉아 있었다는 정보조차 놀라운 사실이다.^^



황무지 2004-03-16 오전 07:06

그 만화가 이름이 뭐였더라... ???
청소년 스포츠 코믹 멜로 만화.. 라는 복합 미묘한 스토리를 잘도 엮어 내던 솜씨에 반해서 나도 즐겨 찾아 보던 만화였지..

근데 웃기는 건 끝까지 본 게 별로 없다는 거네.. H2 도 중간쯤에 손놨지~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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