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즈모 2004-02-21 오전 10:34
모던보이 2004-02-21 오전 10:57
모던보이 2004-02-21 오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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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으니 영화 속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되살아나네요. 재작년인가 작년인가 오시마 나기사 영화제에 가서 봤던 귀한 영화지요. 데이빗 보위, 기타노 다케시, 톰 콘티, 사카모토 류이치 등 화면 속에 걸어다니는 인물들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영화더군요.
사실 기대보다 영화는 별로였습니다.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듣다 가서 봐서 그런가 봐요. 그래도 마지막 엔딩 씬에서 기타노 다케시가 '메리 쿠리스마스!'라고 할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지요.
국내에선 이 영화가 '전장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이와 비슷한 영화를 나기사 오빠가 만든 적이 있습니다. '사육'이 그것입니다.
나기사 오빠는 일본 전공투 세대가 낳은 정말 멋진 분이에요! 역시 전공투 세대가 낳은 멋진 또 한 명의 소설가 오빠인 오에 겐자부로의 처녀작인 '사육'을 영화화한 것인데, 아주 오래전에 이 소설 '사육' 때문에 뻑간 적이 있었거든요. 아직까지도 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링크된 오에 겐자부로의 세계를 존경합니다.
상당히 에로틱할 뿐만 아니라 오에 겐자부로 스스로 내면 속의 호모섹슈얼리티가 있음을 부정하지 않아서인지 소설에 동성애적 코드가 녹록찮게 묻어 있습니다. 역시 기타노 다케시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 포로가 된 백인 군인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오리엔탈리즘과 동성애적 욕망을 통해 군국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그 대목이 단연 압권이겠죠.
데이빗 보위 별로 섹시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외려 울 다케시 오빠가 품어내는 놀라운 연기 때문에 기가 죽을 지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 동성애를 그려낸 나기사 감독 작품 중 '고하토'를 제일 좋아합니다. 평가야 분분한 것 같던데, 저 개인적으론 메이지 유신 시대에 사멸해가던 사무라이와 사무라이 사이의 동성애 역학 관계를 탐미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 때문에 근 한 달 동안 벚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도 했어요. 휠체어에 앉아 힘들게 연출한 마지막 노작이어서가 아니라 엔딩 씬에서 보여준 그의 달관의 경지, 군더더기 없는 하이쿠적 화면 배치... 갑자기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