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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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2004-02-10 08:10:41
+0 933
오늘 일을 끝마치고 안양에 있는 누나 집에 왔다.

요즘 내가 목동, 안양, 구로 등.. 지원 사격을 해 주는 지원 부대원으로 동분 서주 하고 있어서..

마침 안양에 온 김에 누나 집에 들려서 하룻 밤을 기거 하기로 한 거였다.

그런데 누님이 요글래 이사를 온 거라 나도 위치를 듣기는 했지만 헤매야 할 판국이었는 데...

하늘이 보우하사..... 남정네의 안내를 받게 되었다.

사실 그 남자 전에 어떤 여자한테 이미 설명을 들은 후였지만.....

나를 향해 다가오는 남자를 본 순간........... 난 낯선 길에 방랑자가 되 버렸다.

남자는 친절했다. .. 잘 생겼다고 하기 보다 평범한 마스크에 또 평범하게 보이는 키에 평범한 미소를 보여 줬지만..

남자의 친절한 미소와 낯선 남자(나!)를 향한 것 치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는 나에게 감미롭게 들리기 충분했다.

불행히도 그 남자와 내가 채 5분도 못 되서 각기 다른 길로 갈라져 가야 했지만......

누님 집에 들어와서 후회가 되는 건........ 심심하시면 술이나 하자고 .. 감히 전화 번호라도 물어 보지 못했다는 거였다.

어설픈 연정으로 김칫국부터 들이키고 속쓸여 하지 않게 애시당초 일반 남자를 향한 눈길을 포기한 지 오래지만....

술자리를 파하고 귀가하는 늦은 시각의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앞자리의 남자의 눈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척 하며 몰래몰래 훔쳐 보다 딱하니 마주쳐 버리는 내 앞에선 남자의 눈에서.....

난 끝없이 흔들렸고 ..... 애닮아 했다.

남자.. 남자.. 남자여~! ... 오늘 밤도 홀로 부르짖다 꺼져 버릴 백일몽의 꿈처럼 멀고도 멀리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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