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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들의 명절 증후군
아라곤 2004-01-15 05:18:55
+5 1148
엄마 : 너 언제 내려오냐?
나 : 몰라! 가기 싫어 죽겠어.
엄마 : 얼레, 왜? 명절 땐게 내려와야지.
나 : 아이고 그냥 명절 때만 되면 죽겄당게. 나 내년부턴 명절만 되면 외국이라도 훌쩍 떠나버릴 거야.
엄마 : 얼레, 엄마가 있는디 왜 안 내려와.
나 : 우리집에 내려가는 거야 좋지. 근디 친척들 만나고... 세배 하고, 잔소리 듣고 짜증나 죽겠어.
엄마 : 긍게. 그려도 내려와야지.

나 : 엄마 그 의사 형 있잖아.
엄마 : 어. 접때 나, 병원에 있을 때 왔던?
나 : 응. 그 형, 아프리카 가서 속상해 죽겠어. 내가 농으로 그 형 가는 길에 대고 그랬지. 넌, 올해 명절 때 안 내려가도 좋겠다.
엄마 : 왜 갔는디?
나 : &(&(^*(%%(%%^)*^)^))^)%*%()*)
엄마 : 그려? ..... 사람 참 좋게 생겼더만.
나 : 암튼.... 이젠 명절 때만 되면 동쪽으로 서쪽으로 막 도망다닐틴게 그런 줄 알어.
엄마 : -.-


'그래도' 결혼해야 하지 않냐는 친척들의 잔소리. 하긴 난 이미 오래 전에 커밍아웃을 해버렸고, 그런 잔소리가 나올 때 눈을 슬쩍 흘기거나 무겁게 입을 다물어버리면 그 서슬에 친척들 잔소리가 10초 이상 넘어가진 않지만 '그래도' 정말 왕짜증....

결혼한 여자 친구들과 명절 때만 되면 전화를 한다.

"우리 꾹 참고 살아오자. 히히..."

결혼한 여자는 집안 일 스트레스에, 게이는 결혼 압력 스트레스에... 후후... 하지만 이것도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잠정의 스트레스일 게다. 아마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잔말말고, 올해는 여동생들 남자 친구들과 함께 놀 윷이나 조용히 깎아야겠어요. 아니면 구정 올 때까지 애인을 사귀어서 집에 함께 내려가 같이 놀던지. 같이 내려갈 용의 있는 분은 빨리 연락주세요, 내려가는 차편 알아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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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2004-01-15 오전 06:56

명절날 고향 않내려가는 게이들도... 고생이람니다.
... 친척이 오건 말건 .. 계집 하나 못 거느리는 사내 같지 않은 넘이라고 뒤에서 궁시렁 거리는
어머니의 눈흘김은 .. 곤욕스럽게 만드곤 하죠..

에고~ 점점 해 넘어 갈 수록 혼자 개기는 명절... 지겹고 짜증나네요..
에고~ 정말 있으면 피곤하고 없으면 따분한 .... 어디 남정네 남는 거 어디 없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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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2004-01-15 오전 09:27

이제 왠만한 친척들의 돌림방에는 적응이 되었는데, 그래도 명절에 부모님을 뵈는 일은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지요. 할 수 있는 부분에서만이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 보곤 하지만 말처럼 잘 되질 않는군요. 그렇군요 설이 얼마남지 않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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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조이 2004-01-16 오전 02:23

저희집은 명절에 친척들 모이기 보다는 직계가족만 식사를 해서 그런지 그런 고충은 없는데 생각해 보닌 난 행운이군요. 사실 친척들이 "너 왜 결혼 안 해?" 자꾸 물으면 별 할 말도 없고. 사실 전 명절 보다는 친구난 친척 결혼식이 더 가기 싫던데. 샘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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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류 2004-01-16 오전 03:28

일단 친척들은 무시하면 되고, 커밍아웃을 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난 애들이 싫어. 혼자서 살꺼야"하면 되고...일단 이야기가 시작되면 누님들이 일사분란하게
주제를 다른 곳을 돌리기 때문에...게다가 위에 똥차도 한대 있고...ㅡㅡ;
그래도 저는 오랫만에 가족들끼리 단란하게 모이면 좋던데요.
결혼식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기쁜일이 있는건데,
돈 3-4만원 내는게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도 안들고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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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2004-01-16 오전 11:20

나두 결혼하라는 말 진절머리가 나는데..어찌해야될지..
올해는 안내려가니까 그래두 되겠지만.앞으로가 걱정이네요 벌써 서른하나라구 날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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