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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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016 친구사이 인권지킴이 교육
“실제상황! - 나를 지키기, 친구에게 도움주기” 후기
올 한해도 친구사이 인권지원팀은 ‘친구사이 자체적인 인권옹호활동의 기획과 수행’이라는 목표아래, 주기적으로 모여 다양한 상담사례 및 실제 인권침해 사례들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상담 및 대응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수행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그리고 지금 후기를 작성중인 2016 친구사이 인권지킴이 교육 “실제상황! - 나를 지키기, 친구에게 도움주기” 역시 올해 인권지원팀에서 인권옹호활동 차원에서 커뮤니티 구성원 및 회원들을 대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다.
11월 11일, 18일 총 2회에 걸쳐 진행된 인권지킴이 교육의 첫 번째 시간은 아우팅 사례와 협박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두 번째 시간은 혐오범죄의 효과적인 대응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상담전화를 받다 보면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 중 상당 수 가 아우팅 협박과 관련된 전화이다. 수화기 너머로 내담자들의 초조한 목소리를 듣고 있을 때면 내담자의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조금만 더 빨리 친구사이와 연락이 닿았더라면 혹 내담자가 이런 아우팅 협박에 단호히 대처 할 수 있는 지식과 담대함을 습득할 수 있는 커뮤니티 내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종종 느끼곤 했다. 혐오범죄 역시 마찬가지 비록 물리적 폭력이 아니더라도 삶 속에서 성소수자들을 향한 다양한 혐오들과 마주할 때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처하고 또 각자의 마음에 난 상처들이 잘 아물 수 있도록 서로를 보살피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다.
첫 번째 교육이 있던 11일이 마침 빼빼로 데이라 다과로 빼빼로를 준비하고 참가자들을 기다렸으나 날이 날이어서 그런지 참가자들이 많지 않아 아쉽게도 교육은 다소 소박하게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인권지킴이 교육에 기대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 교육은 아우팅의 유래와 함께 현재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아우팅 협박과 관련된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보며 그에 따른 대처법을 알아보고 또 협박에 대응 할 수 있는 참고법령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나 청소년의 경우 원치 않게 성정체성이 밝혀졌을 때 학교에서 괴롭힘의 대상이 되거나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내쫓기는 등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아우팅 협박 대응 교육 내용의 핵심을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1) 아우팅 사건 대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2) 혼자보다 공동으로 대응하라.
3) 협박에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4) 협박의 증거 확보는 필수.(메신저 화면 캡처 및 통화내용 녹음 등)
18일에 있었던 두 번째 교육시간엔 혐오범죄와 관련한 짧은 영상물을 시청하고 진행되었다.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상이었는데 미국의 성소수자 탄압과 운동의 역사를 보며 아직 우리나라는 외신을 통해 종종 접하는 경악을 금치 못할 혐오범죄 소식들처럼 폭력의 정도가 심하지 않아 체감하는 바는 다를 수 있겠지만 최근 종로에서 일어난 혐오범죄 사건이나 점점 더 집요해지고 조직화 되어가는 보수개신교 반성소수자 세력들의 움직임 등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지구적으로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양상들을 보며 성소수자들에 대한 증오나 혐오에 기인한 폭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안임을 교육 참여자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다.
혐오범죄 대응 교육 내용의 핵심을 요약해보자면,
1) 사건 발생 시 112, 119 신고, 인권단체 반드시 신고를 하라.
2) 정당방위 가능하나 과잉방위를 조심해야 한다.
3) 가해자 인상착의 확보 하자.(키, 나이, 몸무게, 얼굴 생김새, 옷차림, 신발, 머리 스타일)
4) 증거 및 목격자 확보.(흉기, 영상∙사진촬영, 음성녹음, CCTV, 목격자 연락처, 진술메모)
5)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상해진단서를 발급받기.
6) 커뮤니티 지지자와 함께 하자.(개인적, 집단적 정신적 치유 반드시 필요)
이렇게 2주에 걸쳐 진행된 교육이 마무리 되었다. 두 교육의 핵심내용의 요약에서 볼 수 있듯이 사건 발생 시 조기에 또 혼자가 아닌 공동으로 대응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과를 볼 수 있다. 또 사건의 발생 이후 커뮤니티, 공동체의 정신적 심리적 지지와 치유의 과정은 필수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빠른 속도로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성소수자 커뮤니티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지만 성소수자 개인이 커뮤니티 안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이러한 인권침해적인 상황들을 겪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은 여전히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 어느 때보다 두 번의 교육을 듣는 내내 비어있는 자리들을 보며 좀 더 많은 회원과 게이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이 교육을 함께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물론 이 한 번의 교육을 통해 없던 지식과 용기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아우팅이나 혐오범죄 등 해결하기 어려운 인권 침해적 상황을 마주했을 때 내가 해결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구사이나 성소수자 인권단체들로 연결을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게만 되어도 절반의 목적은 달성했다 생각한다.
또 한편으론 이러한 인권지킴이 교육을 진작 단체에서 시작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점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 교육을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앞으로 주기적으로 진행을 할 필요성과 함께 친구사이가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다시금 절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나를 지키기, 친구에게 도움주기’라는 문구처럼 나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는 것은 곧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존엄과 안전으로 연결되고 그것은 결국 이 사회가 소수자 집단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존과 평등의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비록 올해는 두 번의 교육으로 끝이 났지만, 내년엔 더욱 세분화된 기획을 바탕으로 찾아올 인권지킴이 교육을 기대하며 후기를 마친다.
도움이 필요할 땐 친구사이: 02-745-7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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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상근자 /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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