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스케치 #1]
사진으로 보는 2015 친구사이 송년회 '뒤로, 위로'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연말이라.
예년과 다름없이 가는 해를 기갈스럽게 보내기 위해 친구사이가 또 한번 종로 한복판의 가라오케를 빌렸다.
"2015년 친구사이 송년회 ‘뒤로,위로’
친구사이가 회원들의 뒤에서 언제나 지지하고, 올 한해 어려운 상황속에서 수고한 여러분들을
위로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저런 행사라고 취지를 내 보인 이 날의 행사를
이제부터 사진을 통해 한 장 한 장 짚어보자.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반겨준 것은 이번 송년회 준비에 힘써주신 분들이었다.
들어오시는 분들에게 죽 한 그릇씩, 엉덩이 하나씩, 페이퍼 몇장씩 나눠주시던 이 분들 덕에
들어가자마자 두 손에 한가득 뭔가 풍성한 기분이 들었다.
.....진짜로.
(사진에 등장하지 못한 다른 분들도 너무나도 고생 많으셨어요.)
죽은 허기진 위장을 보호하고 달래는 데에 탁월했으며
모든 자리를 귀빈석으로 만든 운영진의 고민 가득한 표정이 잠깐 뇌리를 스쳐가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특별하고 싶다며 이런 거 싫다던 사람도 있었지.. 누군지는 비밀)
2016 신임 대표님과 2명의 여우주연상 후보도 죽이 흡족하신 모양..
엉덩이를 꼬옥 안고있는 친구사이 모 회원.
.....
어?
낯이 익......
....!!
...필자는 정말 누군지 몰라보았기에 인사하지 않았다.
(.....)
이 외에도 다양한 회원들이 하나 둘 모이고 드디어 '뒤로, 위로' 1부가 시작되었다!
'뒤로, 위로.'
물론 정식 취지야 위에서 밝혔지만 2015년 대표님은 조금 다른 말씀을 해주셨는데...
안궁게임이 끝나고 한 해를 돌아보는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을 가진 후...
한 사람 한 사람 오늘 송년회에 온 소감을 묻기 시작했는데...
2014 대선에서 실각하신 K님께서 농담처럼 진담인 듯 한마디를 던지셨다.
(먹던 죽을 뱉는 줄만 알았어...)
대표님은 급하게 다음 식순을 진행하셨다.
다음은 CMS 여왕상의 시상이 있었는데,
올해도 역시 그 분이 받으셨다고..
올해는 예년과는 다르게 2등과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하니
어쩌면 내년에는 왕관 수여식을 하실지도 모르겠다.
다음 순서인 '무지개 콘텐츠상'과 '무지개 인권상'의 수상자 분들이
조금 늦게 도착하시는 바람에 비는 시간을 매끄럽게 때워주신 친구사이 사무국장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객석에서도 의미불명의 함성이 쏟아졌다.
(....)
그리고 먼저 '무지개 콘텐츠상'의 시상이 있었다!
'무지개 콘텐츠상'은 띵동식당 토요일토요일은 밥먹자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에 돌아갔다.
선정의 변을 들어보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2015년 <제4회 무지개 콘텐츠상> 수상작으로
‘띵동식당 토요일 토요일은 밥먹자‘(이하 띵동식당 토·토·밥)를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띵동식당 토·토·밥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함께 나누는 주요 일상 활동으로,자연스럽게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띵동을 방문해서 관계 맺기를 시도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그날 밥상을 준비하는 ‘오늘의 셰프’는 띵동의 상임활동가나 띵동의 후원자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오늘의 셰프로 참여합니다.
밥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밥상에 담긴 이야기, 오늘의 셰프가 들려주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청소년 성소수자들과의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된 소통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무지개 콘텐츠상 선정위원회는 띵동식당 토·토·밥 프로그램이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이러한 소통 프로그램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공동체로서 함께 고민하고 나눠야할 이슈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또한 띵동식당 토·토·밥 외에도 성소수자 관련 도서와 전시작품 및 행사 등 다양하고 뛰어난 콘텐츠 등이 올해 무지개 콘텐츠상 후보에 추천되었음을 알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상 콘텐츠가 성소수자 인권과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힘이 되는 활동들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제4회 무지개 콘텐츠상> 수상작 ‘띵동식당 토요일토요일은밥먹자’에 뜨거운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겸손하고 믿음직한 '무지개 콘텐츠상'수상팀의 수상소감에 이어 이번엔 '무지개 인권상'의 시상이 이어졌다.
무지개 인권상은 문경란 (전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님에게 돌아갔다.
선정의 변을 들어보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2015년 <제10회 무지개 인권상> 수상자로 문경란 전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문경란 전 위원장은 중앙일보 여성전문 기자 겸 논설위원 출신으로 지난 2008~2010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2012년 11월 서울시 인권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위촉되었습니다. 문 전 위원장은 인권위 상임위원 시절,스포츠인권과 미혼모 학습권, 여성연예인 인권 등과 같이 가장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특별히 챙겼습니다.
문 전 위원장은 인권위를 파행으로 몰고 간 현병철 전 인권위원장을 비판하며 상임위원 임기를 두 달여 앞두고 전격 사퇴했습니다. 이를 통해 알리바이 기구로 전락한 인권위의 실상을 고발하고 인권위가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생명과 같은 것임을 사회적으로 환기시켜주었습니다.
서울시 인권위원장으로서는 서울시 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과 공무원 인권교육의 체계를 잡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특히 120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권고를 함으로써 서울시로 하여금 인권친화적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문 전 위원장은 2014년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인권헌장이 역사적으로 유례없이 시민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도록 제정의 전 과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서울시가 서울시민 인권헌장에서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을 삭제하려는 시도를 계속하였으나 문 전 위원장은 타협하지 않고 인권의 보편성과 차별금지라는 대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인권헌장이 시민위원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문 전 위원장은 올해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지지를 공표하였습니다. 그러자 한국교회연합 등에서 문 전 위원장을 물러나라고 공격하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인권 강의나 일상 속에서 늘 성소수자 인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성소수자인권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문 전 위원장은 인권 문제는 합의의 대상이 아님을, 여론이 정할 문제가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하여 여야 정치인들이, 정부기관이,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보수 개신교 단체들의 눈치를 보면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워갈 때, 문 전 위원장은 인권의 원칙과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자신의 맡은 자리에서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어떠한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무지개 인권상 선정위원회는 수상자의 이러한 노고가 우리 사회의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알리는 데 공헌했고, 차별해소와 인권 향상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수상자가 앞으로도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힘이 되는 활동들을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제10회 무지개 인권상>수상자 문경란 전 위원장에게 뜨거운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문경란 서울시 전 인권위원장님은 '폭력과 혐오는 오히려 담금질이었다고 생각한다' 고 하시며,
성소수자 인권이 무너지면 그 뒤로 도미노처럼 각종 인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하셨다.
이 곳에서의 운동이 곧 인권운동의 최전선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힘쓰시겠다는 소감을 밝히셨다.
(.....)
그렇게 감동적인 시간이 지나고,
뭔가 다음 순서가 준비되는 듯 싶더라니..
그러더니...
!!!!!!!!!!!!!!!!!!
그렇게 '위로 위로' 노래에 맞춰 흥겹고 유니크한 쇼를 목격한 후...
아까부터 계속 뭔가 급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신인여우상 시상의 시간이 돌아왔다.
카노, 모쿠슈라, 완야 이렇게 3명의 후보(나머지 3명은 개인 사정으로 못 오거나 늦게 온..)와 작년 수상자 일지님 이렇게 4명이 무대에 자리를 잡았고...
훌륭한 시범이 있었고... 입으로 비닐을 옮기는 퍼포먼스(?)를 하고..
홈페이지 사전투표에 의해 완야가 신인여우상을 수상!
(비닐 옮기기는 왜 한 겁니까.)
그리고 1부가 끝났고, 잠깐 동안 인터미션이 있었다.
자연스레 시작된 2부는 여우주연상 현장투표 집계시간을 벌기 위해
바로 여우주연상 후보들의 소개와 어필부터 시작했다.
마음을 담아 노래한 디오님.
제일 연습 많이한 것 같은 언프리티 랩게이 샌더님.
......조현님.
현명한(?) 크리스님.
유고걸에 맞춰 춤을 추었으나 현숙을 닮은 현식님.
여우주연상의 현장투표가 진행되고 집계되는 동안 이루어진 각종 시상이 또 백미였는데,
제일 먼저 상근자들이 서로 친해지기 바라는 사회자들의 염원을 담은 인권 빅마마상의 수상이 있었다.
.....열녀상도 있었고.
항상 우리 옆을 지켜온 삼양라면처럼 곁을 지켜주신 재경님께 드리는 항상.
믿을 수 없지만 많은 연애를 한 보성님께 드리는 보...상.
입버릇처럼 속상하다고 말하는 기로로님께 더 이상 속상하지 마시라고 드리는 속상.
책읽당하시는 분에게 아무나 주기로 했던 책상.
(........)
그렇게 여러 상들의 시상이 끝나고
그 동안 투표와 집계가 완료된 여우주연상 수상자 투표의 결과발표의 시간이 돌아왔다.
그 결과는.....
조현님 수상!!
급하게 부른 노래 한 곡으로 왕좌를 차지하신 조현님에게
전년도 수상자인 기로로님께서 왕관을 수여하셨다.
....... 깔끔한 수상소감이 끝나고,
한바퀴 퍼레이드를 거친 뒤..
우리는 다시 한번 충격적인 장면과 마주한다.
하지만 한번의 충격에 면역된 눈은 얼마지나지 않아 익숙해지고,
세빈님과 보리님의 도움으로 꽉 찬 무대를 선보인 대표님은 후회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답답하셨는지 가발을 벗어 던지셨는데 그 모습이...
내년에도 이러한 충격을 기대(?)해야하는 상황...
그렇게 행복한 기분으로 운영진이 ppt를 날려먹어서 뒤늦게 포토제닉을 뽑았는데..
현장호응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라서 선택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던 사회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격렬한 호응을 통해 당당하게 선택된 납득이님..
내년엔 저렇게 여장을 하겠다고 선언하셨으니 기대하시라
(.............)
입장할 때 받았던 엉덩이 주머니에 각자 마음을 담아 적어 넣은 자지메모지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진 후
송년회의 공식 일정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여느때와 같이 차를 바꿔가며 그 밤을 꼬박 지새운 친구사이 회원들은
올해도 기갈넘치게 한해를 마무리했다.
나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친구사이는 이렇게 한 해를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혐오와 차별 역시 여전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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